[현장목소리] 손흥민 고백, “뼈가 실처럼 붙었는데 리스크 안고 뛴다”
입력 : 2022.12.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카타르(알라얀)] 이현민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완전치 않은 얼굴 상태로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3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3차전서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극적인 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1승 1무 1패 승점 4점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마스크맨 손흥민이 선발로 출격해 풀타임 활약했다.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으나 후반 추가시간 매서운 돌파에 이은 감각적인 패스로 황희찬의 그림 같은 골을 만들어줬다. 한국은 2010년 이후 12년 만에 16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손흥민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많은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우리 기자 분들도 자랑스러우실 거다. 다음 경기를 침착히 잘 준비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한국의 16강 기적은 손흥민 발끝에서 나왔다. 포르투갈 진영을 스피드로 무너뜨렸다. 수비수들이 붙자 공간으로 침투하는 황희찬에게 택배를 배달했다.

손흥민은 “보고 패스를 했다. TV로 보시는 분들은 안 보고 패스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어느 순간 패스를 줘야 희찬이가 좋은 장면에서 슈팅하겠구나’라고 계산하고 플레이한다”면서, “사실 70, 80미터를 뛰어가서 그렇게 한다는 게 쉽지 않다. 공간이 열리면 슈팅을 하려했는데, 위험지역에서 3, 4명이 둘러싸더라. 희찬이가 들어오는 게 보였다. 마땅히 줄 공간이 없었는데, 그 순간 아! 여기구나, 다리사이였다. 마무리를 잘해줬다”고 뿌듯해했다.

가나전은 슬픔과 분노의 눈물이었다면, 포르투갈전은 기쁨과 환희의 눈물이었다. 손흥민은 “사실 너무 기뻤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노력한지 알고 있다. 이 선수들이 여기보다 더 높은 위치로 갈 자격이 있다. 주장으로서 자랑스러웠다”면서, “감정적으로 좋은 순간이었다. 우리가 이길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들이 그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고 비로소 환히 웃었다.

경기 막판 손흥민은 헤더를 시도하며 온 힘을 쥐어짜냈다. 급기야 마스크를 벗었다. 그는 “사실 벗으면 안 된다. 아직 수술한지 한 달 정도 됐다. 뼈가 붙는데 최소 세 달이 걸린다. 지금 뼈가 실처럼 붙었다고 해도 모자란 상황”이라면서,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해야할 임무를 안다. 순간 마스크를 벗었다고 계속 벗고 경기를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뛰어야 한다. 지난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어떻게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손흥민의 눈은 16강으로 향한다. 동료들과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는 “너무 좋은데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늘 16강을 얘기했는데, 더 나아갈 수 있으면 나아가겠다. 선수들이 좋아하고 들뜬 건 사실이다. 오늘까지만 이 감정을 유지하고 내일부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또 하나의 기적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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