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코파 아메리카, 유로 2020을 이끈 대세는?
입력 : 2021.07.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2021 남미축구선수권대회(이하 코파 아메리카)와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 2020)에서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0 결승전은 예상과는 달리 승부가 갈려 이변으로 간주된다. 이는 브라질과 잉글랜드 모두 안방에서의 홈 이점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는 전력의 열세라기보다 간절함에 의한 정신력 차이로 평가된다.

사실 경기전 일반적인 예상은 브라질(0-1 패)과 잉글랜드(1-1, 2-3 패)의 승리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은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의 높은 간절함으로 브라질과 잉글랜드는 희생양이 됐다.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는 각각 28년과 53년 만에 정상에 등극하는 쾌거를 맛봤다. 그렇다면 2018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이후 메이저 대회였던 2021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0에서 나타난 축구 특징을 한번 조명해 볼 필요성이 있다. 그동안 세계축구 흐름은 수비 압박, 공격 빌드업이 키워드였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은 2021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0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여줬다. 그 형태는 수비 압박은 개인적으로 무모하리만큼 거칠어진 태클 구사가 보편화되어 압박은 더욱 강력해졌으며 공격은 크로스와 얼리 크로스 비중이 훨씬 높아진 즉, 측면 공격 강화가 핵심이었다는 사실이다. 이와같은 축구 변화로 그동안 메이저대회와 소속 리그에서 드리블과 결정력 능력을 자랑했던 브라질 네이마르(29.파리 생제르맹)와 잉글랜드 해리 케인(29.토트넘 홋스퍼)은 결국 쓴맛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따라서 이 같은 축구로 정확한 패스와 킥 그리고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피스는 물론 수비 능력을 갖춘 선수가 2021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0에서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는데 그 대표적인 선수는 바로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34.FC 바르셀로나)다. ‘축구의 신’ 메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그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득점머신이지만, 2021 코파 아메리카에서 만큼은 변화된 축구에 적응하는 플레이로 득점보다는 패스와 어시스트에 주력 5도움(4골)을 기록했다.

이어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22·AC 밀란)는 측면 크로스과 세트피스 축구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7경기 동안 3경기 무실점과 함께 4골만 허용, 철벽 수문장을 과시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스페인과의 준결승 및 결승전 승부차기 승부에서는 눈부신 선방으로 팀 승리를 견인 골키퍼로서는 최초로 '플레이어 오브 더 토너먼트'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동안 세계 축구 흐름은 포메이션 변화에 의한 공격과 수비 방법에 초점이 맞춰지며 발전해 왔다.

그러나 현대축구에서의 포메이션 변화는 정체되어진 느낌이 강하다. 이에 공격 빌드업, 수비 압박 개념의 축구는 변화 없이 일정기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2021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0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축구는 공격에서의 드리블 능력 보다는 정확성이 전제되는 패스와, 킥 그리고 크로스 능력 겸비와 더불어 특정 포지션 선수 개인을 활용하는 축구가 아닌 경기장 한쪽 부분에서 2~3 포지션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비대칭 전략적인 축구 흐름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골키퍼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증대될 것은 분명하며 수비의 스리백, 포백에서의 측면 윙백과 풀백은 물론, 측면 미드필더까지 아우르는 개인과 부분적인 수비 전술 향상은 필연적이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탈리아는 이같은 축구 구현으로 2018 러시아 FIFA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탈락하며 FIFA월드컵 본선 참가가 좌절됐던 치욕을 1968년 대회 이후 53년 만에 우승컵을 안는 것으로 보상받았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은 프랑스 리그앙 네이마르를 앞세웠지만,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변화된 현실 축구에 부합하는데 실패 메시와는 희비가 엇갈렸다.

그렇다면 이제 관심은 2022 카타르 FIFA월드컵 축구 흐름으로 모아진다. 하지만 2022 카타르 FIFA월드컵 축구 흐름도 2021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0에서 나타난 축구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 이에 10회 연속 FIFA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도 압박과 빌드업 축구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변화된, 2021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0에서의 축구 구사를 위한 노력에 깊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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