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석 인터뷰①] 인천으로 온 이유 “감독님의 진심 어린 호소에 마음 움직여”
입력 : 2021.11.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줄곧 일본 무대를 누비던 오재석이 9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해 한 시즌을 소화했다. 공교롭게도 인천 유나이티드는 그가 합류한 이번 시즌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인천은 올 시즌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매년 마지막 경기에서 잔류를 확정 지었으나 이번에는 2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웃었다. 성공이라고 하기는 아쉽지만, 분명 예년과는 달랐다.

그러나 ‘인천 1년 차’ 오재석은 마냥 만족스럽지 않다. 팀의 기세가 좋았고, 파이널A, 더불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까지 꿈꿀 수 있는 위치에도 올랐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오재석이 인천의 변화에 크게 한몫했다는 점이다. 수비 안정화에 기여했고, 부주장으로 캡틴 김도혁을 도와 한 시즌을 잘 치렀다. 그럼에도 스스로 ‘50점’이라는 박한 점수를 줬다. 잘한 것도,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는 냉철한 평가였다.

오재석은 ‘스포탈코리아’와 유선 인터뷰를 통해 K리그 적응기, 인천에 입단한 이유 등 국내에서 보낸 약 1년의 세월을 솔직하게 전했다. 그는 더 나은 인천을 꿈꾸고 있었다.



다음은 오재석과 일문일답.

- 조기 잔류 축하한다. 기분이 어떤가?
예년에 비해서는 빠른 시기에 잔류가 결정돼서 기쁜 마음이 반 정도 있다. 원하던 목표인 파이널A와 ACL 진출을 달성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반이다.

- 9년 만에 K리그에 복귀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한국 사람이긴 하지만, 밖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 그라운드 컨디션이나 축구 스타일 부분에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 다행히 선수들이 도움을 많이 줬고, 감독님도 배려를 해주셔서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했다.

- 한국 축구와 일본 축구가 어떤 점에서 다를까. 오랜만에 돌아온 K리그 적응에 애를 먹었던 부분은 없었는가?
한국은 결과 중심의 문화가 있고, 일본은 좋은 과정이 있어야 결과가 있다는 생각이 있다. 과정 없이 만들어진 결과가 우연, 운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면이 있다. 한국은 아무래도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한 리그고, 일본은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들의 철학이 운동장에서 잘 표현이 됐는가’가 더 중요하게 평가받는 리그다.

일본에서 처음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게 이 부분이다. 일본에 오래 있다 보니 한국에 와서도 적응이 어려웠는데, 예전 기억이 나더라. 일본 가기 전에 강원FC에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 인천 입단 전, 조성환 감독의 구애가 있었다고 들었다. 이적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인가?
감독님의 전화가 가장 컸다. 한국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마음을 움직일 만한 좋은 오퍼가 없으면 올 수 없는데, 감독님의 진심 어린 호소가 마음을 움직이는 데 도움 됐다.

- 진심 어린 호소란?
당시 감독님께서 건강한 팀을 만들고자 하셨다.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하는데, 맨 앞에서 이끌어줄 선수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감독님의 진정성에 마음이 많이 움직였다.

우연히 작년에 조성환 감독님 부임하시고, 대구 원정 경기랑 마지막 잔류 확정 지은 경기를 라이브로 챙겨봤다. 일본에서는 보려면 번거로운데, 이상하게 눈이 가더라. 이 팀에 같이 가서 한번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5일 후에 감독님 전화가 왔다. 운명인가 하고 전화를 받았던 것 같다.



- 결혼 준비를 위해 국내 복귀를 추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시기가 되면 말씀드리려고 했다. 작년에 일본에 있으면서 가장 힘든 일이 많이 있었다. 가장 오래 있었던 팀에서 마지막에 안 좋게 끝났다. 선수로서 회의감이 들었다. 아내 될 사람이 나를 많이 지지해줬다. 인천에 오는 데도 그렇고 와서도 정신적으로 힘이 되어줬다. 축구도 축구지만, 한 명의 사람으로서 한국에 와서 결혼할 사람을 만나 정말 행복하다.

- 지금까지 26경기를 뛰었다. 만족하는가?
경기 수랑 별개로 팀이 원하는 목표를 이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아쉽다. 전반기에 코뼈가 부러졌을 때는 부득이하게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후반기에 근육 부상이 있었을 때는 다른 선수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팀으로서 균형은 맞지 않았나 싶다.

- 인천 합류 후 바로 부주장을 맡았다. 어떤 이유에서 리더 역할을 맡겼을까?
나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감독님이 (김)광석이 형과 (오)반석이 형에게 주장 제의를 했는데, 둘 다 거절했다. (김)도혁이는 주장직을 수락했고, 도혁이를 도울 사람이 필요했다. 연령상으로 봤을 때, 내가 가장 가까웠다. 그리고 한국에 올 때 도혁이가 도움을 많이 줬다. 이번에는 내가 도혁이를 도울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서 부주장직을 수락했다.

- 부주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했나. 점수를 매기자면?
부주장으로 특별히 한 건 없다. 지금까지 한 경험을 통해 팀이 안 좋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고, 팀이 뭉치려면 어떤 문화가 필요한지 등 사소한 부분을 전하려고 했다. 나중에는 선수들이 이 부분을 이해했고 일체감도 생긴 것 같다.

점수를 매기자면, 50점이다. 전반기 때는 팀이 반전을 이루면서 스스로도 만족을 했다. 그런데 후반기 때는 팀의 기대치도 올라가고, 개인적으로 부진했던 게 있었던 것 같다. 팀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서 이기질 못하다 보니 그런 부분에 책임을 느꼈다.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을 것 같다.

<②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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