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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잔디 때문에 ‘투톱+無 교체’… 벤투 감독의 ‘유연함-뚝심’이 반갑다
등록 : 2022.01.28

[스포탈코리아] 김희웅 기자= 레바논전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잔디에 물이 잔뜩 스며있어 볼이 잘 구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승전고를 울리며 카타르행에 성큼 다가섰다. 이날 승리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유연한 대처와 뚝심이 만든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27일 레바논 시돈의 사이다 무니시팔 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7차전에서 레바논을 1-0으로 꺾었다.

경기 전 이슈는 레바논의 잔디였다. 레바논에는 25일부터 폭우가 쏟아졌다. 경기 당일에는 비가 멎었으나 무니시팔 경기장 잔디는 이미 물을 잔뜩 먹은 상태였다. 벤투호가 추구하는 ‘빌드업 축구’가 잘 될 리 만무한 열악한 조건이었다.


벤투 감독은 일찍이 구장 상황을 파악한 후 평소 애용하던 원톱 대신 투톱을 가동했다. 물론 지난 몰도바전에서 조규성, 김건희 투톱으로 재미를 봤다. 당시에는 플랜B 마련을 위한 실험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그런데 월드컵 최종예선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투톱 카드를 꺼낸 것은 다소 의외였다. 물론 손흥민, 황희찬 등 대표팀 주축 멤버들의 부재 영향도 있었겠지만, 벤투 감독은 더 치밀한 계획이 있었다.

레바논전 승리 후 미드필더 정우영은 중계사와 인터뷰를 통해 “그라운드 환경이 안 좋았고, 날씨도 변수가 많았다”며 “중원 잔디가 안 좋아서 최대한 측면으로 많이 풀어가려고 했고, 그래서 투톱을 세웠다. 사이드로부터 투톱으로 들어가는 걸 준비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이 구장 상태를 파악한 후 유연한 대처를 한 것이다.

실제 벤투호는 평소보다 측면에서 크로스, 후방에서 전방으로 한 번에 넘기는 롱패스가 잦았다. 레바논이 자기 진영에 촘촘히 진을 치고 있는 상황 속 짧은 패스로 풀어나가기 어려운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전반적인 기조 자체는 이전과 같았지만, 길게 연결할 수 있을 때는 과감히 긴 패스를 선택했다. 이는 적중했고, 득점 장면도 의도대로 측면 크로스에서부터 나왔다.

이날 벤투호는 이례적으로 교체 카드를 한 장도 쓰지 않았다. 15년 3개월 만의 일이다. 이는 벤투 감독의 뚝심이 드러난 대목이지만, 유연한 대처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은 후반전에 몇 차례 위기가 있기도 했지만, 볼 점유를 하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 카드 관리 등을 위해 교체를 할 수도 있었지만, 분위기가 좋았기에 굳이 바꿀 필요가 없었다. 더불어 교체 선수들이 투입됐을 시 물이 잔뜩 먹은 잔디 적응에 애를 먹을 수도 있었다. 벤투 감독이 이를 고려해 굳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은 거로 해석된다.

열악한 환경 속 벤투호의 레바논전 최우선 목표는 승리였다. UAE와 시리아의 경기 결과에 따라 일찍이 카타르행을 확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확정은 다음으로 미뤄졌지만, 벤투 감독의 적절한 대처와 뚝심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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