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심판은 권한보다 역할과 사명이 먼저다
입력 : 2021.11.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심판은 축구 경기규칙 1~17번 중 주심은 5번, 부심은 6번에 각각 포함되어 있다. 심판(대기심판 포함)의 권한과 임무는 간단명료하다. '경기 규칙을 시행한다' 그중에서 주심은 경기를 주관하는 막중한 권한을 부여받아 경기장에 입장한 직후부터 이를 행사한다. 특히 주심의 판정은 결과에 최종적인 효력을 갖고 있어 선수들에게는 절대적인 존재다. 판정은 신속 정확한 가운데, 공정성, 공평성이 있어야 하며 또한 엄정중립이 요구된다.

만약 심판이 객관적, 주관적인 면에서 이를 벗어난 판정을 내리게 된다면 오심은 피할 수 없으며 또한 심판으로서의 자격과 능력 역시 의심받게 된다. 현재 심판 판정에 대하여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같은 판정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현재 선수들의 기량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향상되어 있지만, 심판은 이에 대한 플레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으며 고도화, 지능화된 반칙에 대한 판정 잣대 또한 정확성을 발휘하는데 한계성을 노출하고 있다.

'심판은 신이 아니기에 오심을 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한다. 그러나 그 인정의 폭이 막상 경기에 임하게 되면 좁아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재 세계 축구 흐름은 페어플레이(Fair Play)를 강조하고 있다. 굳이 이런 세계 축구 흐름이 아니더라도 한국 축구에 심판 판정으로 인한 '시시비비'는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아울러 불이익, 손해라는 선수와 지도자의 사고방식 역시 사라져야 한다.

그러자면 우선 심판은 자기 성찰을 통하여 실력 향상을 꾀할 수 있도록 힘쓰고 지도자와 선수는 지나친 승부용 이전에 심판을 인정하는 가운데 '심'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진정 심판 판정은 맛깔스러우면서도 감칠맛 나야 축구는 신명 날 수 있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경기장에서 심판 판정은 절대성, 무조건 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경기장에서 심판이 이를 남용할 때 선수와 지도자는 물론 축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축구 팬들은 큰 실망감은 물론 상실감에 휩싸이게 된다.

이에 심판은 판정 이전에 개인의 명예와 더불어 더욱 높은 역할과 사명감을 인식할 필요성이 있다. 심판의 판정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여유 있는 판정이다. 분명 심판이 경기에 임하여 여유 있는 판정에 매진한다면 선수와 지도자로부터 이해의 폭을 넓히며 믿음과 신뢰를 구축 경기를 수월하게 운영할 수도 있게 된다. 경기가 선수 개인 기량과 팀 전력이 아닌 심판의 판정 남용과 오심으로 승패가 결정된다면 한국 축구 발전 역시도 요원하다.

분명 경기에서 심판의 판정은 힘이 되기도 하지만 칼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심판은 언제나 신속 정확한 가운데 공정성, 공평성이 전제된 판정을 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 완벽하게 판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심판은 오심과 같은 '시시비비'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에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심판도 선수 및 지도자와 함께 경기 구성원의 '삼위일체'여서 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축구는 나 혼자만의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이 통용될 수 없는 참 미묘한 스포츠다. 따라서 심판의 역할과 사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현대 축구에서 선수와 지도자의 페어플레이(FAIR PLAY)는 화두다. 이 역시 적극적으로 유도하여야 할 주인공은 다름 아닌 심판이다. 아울러 심판은 어디까지나 경기 흐름과 분위기까지도 염두에 두고 이를 활용하는 판정으로 운영의 묘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심판이 이 같은 경기를 운영하게 된면 경기는 더욱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수 있다. 이래저래 한국 축구에 심판의 중요성은 크다. 그래서 지금 심판의 역할과 사명 이전에 주어진 과제는 심판 육성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심판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그러자면 우선 심판들이 경기 규칙을 충실히 따르려는 책임의식을 갖기 이전에 '심판은 경기장에서 왕도 경찰관도 법관도 아닌 오직 경기의 심정관 일뿐이다'라는 지침 사항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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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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