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눈] '신바람' 3연승 서울...반전의 핵심은 수비 전략
입력 : 2020.08.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FC 서울이 지난 15일 '하나원큐 K리그1 2020' 16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경기(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며 신바람난 3연승을 달렸다. 시즌 12라운드까지 수비 불안이 두드러진 채 부진을 거듭하며 K리그1 순위 11위(3승1무9패 승점10)에 머무르며 지난달 29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FA컵 8강전에서 1-5로 대패하여 전 최용수(47) 감독 사퇴까지 불러왔던 서울로서는 대반전이 아닐 수 없다.

이로써 서울은 6승1무9패(승점 19)로 리그 순위도 수직상승 6위를 마크하며 6위까지 주어지는 상위 스플릿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서울은 분명 전 최용수 감독과의 격별 이후 수석코치였던 김호영(51)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팀 색깔은 몰라보게 변했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팀 주 수비 포메이션이었던 스리백에서 포백으로의 변화다.

결국 김호영 대독대행의 이 같은 과감한 수비전술 변화 선택은 첫 시험대였던 14라운드 성남 FC와의 원정 경기(탄천종합운동장)에서 2-1로 승리를 이끌어 내며 희망을 봤고, 또한 14라운드 강원 FC와의 홈 경기(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도 포백을 기반으로 하는, 4-1-4-1 포메이션으로 2-0 완승을 거둬 서울의 수비 전술 포백 카드는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

이만큼 서울의 포백은 스리백에서 나타났던 전체적인 소극적인 축구와 공수 전환 템포 미흡을 벗어나며 리그 3위에 올라있는 상주까지도 제물로 삼는 위력을 발휘하며 경기력의 전체적인 안정감은 물론 분위기까지 고취시키고 있다. 분명 김호영 감독대행은 K리그 명문구단의 명예에 어울리지 않는 '절체절명' 위기를 맞은 서울을,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 사이의 공수 간격을 최대한 좁힌 상태에서 강한 압박과 많은 활동량을 내세우는 축구로 구단 역사상 22년만의 5연패라는 불명예의 사슬을 끊는 지도력을 보여줬다.

이런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과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호영 감독대행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젊은 선수들을 선발 기용하는 모험을 단행했다. 박주영(35), 고요한(32), 윤영선(32), 주세종(30) 등은 서울의 선발 스쿼드 구성에 필요한 자원들이다. 그러나 김호영 감독대행은 3연승을 질주하는 동안 이들 노장들을 선발 스쿼드에서 배제시켰고 한편으로 외인 용병들도 제외시켰다.

이로 인해 경기력은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역전승까지 이끌어 내는 값진 결과물을 얻었다. 실로 끝없이 추락하던 서울로서는 성공적인 반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서울의 포백 선택으로 인한 주전급 자원의 경기출전 불투명성이 앞으로도 계속유지 될지는 미지수다. 이는 서울에도 포백에 의한 경기 소화가 한번쯤은 시련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필요한 자원은 바로 경험이 풍부하고 또한 결정적인 순간 팀에 도움을 가져다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서울의 김원식(29), 정현철(27), 황현수(25), 김진야(22), 윤종규(22), 정한민(19)은 중원과 수비라인에서 젊은 패기로 포백에 의한 경기력을 지탱해 주는 핵심 자원이다. 만약 이들이 어려움에 처한다면 팀은 흔들릴 수 있다.

이 때 필요한 선수가 바로 노장 선수들이다. 이에 그 중 한 명은 바로 성남과의 대전에서 2경기 연속 선발 최전방 원톱으로 출전하여 멀티골을 기록한 '특급 조커' 윤주태(30)다. 또한 상주전에서 결승 데뷔골과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3연승을 견인한 젊은피 한승규(24) 역시 김호영 감독 대행에게는 전략적으로 필요한 필승 카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부진을 거듭하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던 벼랑끝에서 김호영 감독대행에 의하여 포백으로 옷을 갈아입고 상황에 맞는 팀 포메이션까지 변화를 시도하여 도약의 터닝포인트를 마련한 서울이다. 그렇다면 9월20일 최종전인 대구 FC와의 경기(상암월드컵경기장)까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며 리그를 마무리하게 될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상암벌에 쏠리고 있다.

김병윤(전 용인시축구센터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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