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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6월의 추억 선사했던 NO.6 유상철, 6월에 떠나다
등록 : 2021.06.08

[스포탈코리아] 허윤수 기자= 2002년 대한민국의 6월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이었다. 한일 월드컵 이후 동네 아이들이 축구를 즐기던 운동장에선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골을 잘 넣으면 황선홍이었고 머리로 골을 넣으면 안정환, 공을 잘 막으면 이운재였다. 그중 중거리 슛을 잘 차는 아이들은 모두 6번 유상철이었다.


그만큼 48년 만에 월드컵 첫 승리를 안겨준 폴란드전 유상철의 호쾌한 중거리 슈팅은 국민들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었다. 팀이 어려울 때마다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구해내던 그였다.

▶ ‘멀티 플레이어’, 유상철
유상철을 상징했던 또 다른 수식어는 단연 ‘멀티 플레이어’다. 득점을 노리는 공격수 유상철, 경기를 조율하는 미드필더 유상철,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수비수 유상철. 어느 것 하나 어색하지 않았다.

실제 각 포지션 별로 K리그 베스트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1994년에는 수비수로 1998년에는 미드필더, 2002년에는 공격수로 리그 베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한 포지션에 입지가 두텁지 않다는 인식을 줄 법도 했지만, 유상철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팀이 필요로 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헌신이 바탕이 된 결과였다.

▶ ‘일본도 사랑한 남자’, 유상철
숙명의 라이벌 관계인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사랑을 받는 선수는 드물다. 그것도 국가대항전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라면. 그러나 유상철은 달랐다. 일본에 일격을 가해도 사랑받았다. 언제나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그의 모습 때문이었다.

유상철은 J리그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 가시와 레이솔에 몸담았다. 특히 요코하마에선 리그 2연패의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요코하마 서포터즈는 유상철의 투병 소식이 알려졌을 때 ‘할 수 있다! 유상철 형!’이라는 걸개를 걸며 쾌유를 빌었다. 유상철 역시 투병 중에도 요코하마의 홈구장 닛산 스타디움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유상철의 부고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는 “한국에서 슬픈 부고가 도착했다. 향년 49세. 너무 빠른 이별이다”라며 침통해 했다.

▶ 가장 말 안 듣는 선수, 유상철
유상철은 팀을 위해선 못 하는 게 없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앞장서서 힘을 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한국은 멕시코와 네덜란드에 연패하며 차범근 감독의 중도 경질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2패를 안고 맞이한 벨기에전. 유상철은 0-1로 뒤진 후반 중반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왼쪽에서 올라온 프리킥이 다소 길었지만 넘어지면서까지 발을 뻗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멕시코와의 경기에선 코뼈가 부러졌지만 계속해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교체 지시를 내렸지만 유상철이 거부했다. 결국 그는 1-1로 맞선 경기 종료 직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코뼈 골절의 부담에서 기어이 머리로 공을 받아 넣었다. 교체를 권했던 히딩크 감독이 가장 말을 안 들었던 선수로 유상철을 꼽은 이유였다.

▶ K리그를 넘어 전 국민이 응원한 유상철
2019년 11월.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있던 유상철 감독의 투병 소식이 알려졌다. K리그 전 구단을 비롯한 팬은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경기 전 선수단을 포함해 심판진, 관중들이 30초간 쾌유를 비는 기립 박수를 보냈다.

치열하게 강등 경쟁을 펼치던 팀도 인천의 라이벌이라도 모두 한마음으로 간절히 쾌유를 바랐다. 축구라는 이름 아래 함께 기적을 보고 웃었던 추억은 같았다.

유상철은 이미 수많은 기적과 투혼을 보여줬다. 한일 월드컵의 환호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으로 국민들에게 기쁨을 줬다. 절망적인 투병 생활 속에서도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병마와 싸우며 희망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리의 2000년대 추억에는 유상철이 있었다. 그가 있었기에 웃을 수 있었다. 국민들에게 많은 기쁨을 줬던 유상철 감독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한다.

유상철 감독님 감사합니다. 당신은 영원한 우리의 영웅입니다. 대한민국에 선물해주신 추억 잊지 않겠습니다. 그곳에선 아프지 마시고 좋아하시는 축구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NO.6 유상철은 강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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