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기의 슈퍼서브] '퍼거슨 수제자·박지성 파트너' 클레버리, 왓포드 감독됐다…''맨유 시절 야망 부족했어''
입력 : 2024.04.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슈퍼서브(Super Sub)란 팀에서 '메인'은 아니지만 주어진 기회 속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는 선수를 의미한다. 축구에서 포기할 수 없는 '낭만'과 '스토리', 두 요소가 확실하다. '배웅기의 슈퍼서브' 역시 메인은 아닐지언정 목표를 향해 묵묵히 달려가는 국가, 팀 그리고 선수들을 조명한다.

톰 클레버리(34) 왓포드 감독대행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봤다.

지난 3월 왓포드는 클레버리 U-18 감독의 1군 감독대행 승격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현역 은퇴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클레버리는 리더십과 지도력을 인정받아 즉시 U-18팀을 이끌게 됐고, 머지않아 1군에서 경질된 발레리앙 이스마엘 감독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왓포드 사령탑은 영국 축구계에서 정평 날 정도의 '독이 든 성배'다. 클레버리가 정식 감독으로 부임할 경우 2018년 이래 11번째 감독이 된다. 최근 왓포드 감독직을 지낸 10명의 감독 중 시스코 무뇨스 FK DAC 1904 두나이스카 스트레다 감독과 이스마엘만이 30경기 이상을 지휘했다.

3월 16일(이하 현지시간) 버밍엄 시티전을 시작으로 총 7경기째 1군을 이끌고 있는 클레버리는 아직까지 단 1패밖에 내주지 않았다. 무승부만 5번이라는 점이 의아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클레버리 이전의 왓포드는 '패배가 익숙한 팀'이었다.


클레버리는 23일 영국 매체 'BBC'와 인터뷰를 통해 "애매하게 끝난 내 선수 생활이 감독으로서 동기부여"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시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맨체스터 시티 몫이었다. 어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었다"고 자신이 지도자로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국내 축구팬들에게 클레버리는 '맨유 만년 유망주', '퍼거슨 수제자', '박지성 동료'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퍼거슨의 은퇴 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클레버리는 애스턴 빌라, 에버턴을 거쳐 2017년 왓포드로 완전 이적했고, 그렇게 잊혔다.



그가 두각을 드러낸 건 오히려 지도자로서였다. 클레버리는 퍼거슨을 만나 감독으로서 덕목을 배웠고, 왓포드 U-18팀을 무리 없이 이끌며 자신을 증명했다.

클레버리는 이어서 "선수로서는 야망이 부족했지만 코치로서는 다르다. 퍼거슨에게 코칭과 선수 관리 등 많은 것을 배웠다"며 "축구는 선수 11명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선수단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런 면에서 퍼거슨은 천재적이었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아 준 퍼거슨에게 감사를 표했다.


좋은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는 클레버리는 현재 왓포드의 1순위 감독 후보로 급부상했다. 왓포드는 이스마엘 경질 후 차기 감독을 계속해서 물색해 왔다.

이에 대해 클레버리는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내게 팀을 개선하기 위한 명확한 비전과 장기적 계획이 있다는 것"이라며 "과거와 지금의 선수들이 지도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 나는 옳고 그름을 말하기보다는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자신의 포부와 철학을 밝혔다.


클레버리가 이끄는 왓포드는 현시점 잉글랜드 풋볼 리그(EFL) 챔피언십 44경기 12승 17무 15패 승점 53점으로 15위에 위치해 있다. 시즌 중반만 해도 강등 위기에 놓여있었지만 클레버리 부임 후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했고, 결국 잔류를 확정 지었다.

선수로서도, 감독으로서도 퍼거슨의 수제자가 된 클레버리. 그의 왓포드는 과연 얼마나 위를 향해 갈 수 있을까. 올 시즌이 끝나기도 전 다음 시즌 관전 포인트가 새롭게 생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