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까지 치른 '더 캡틴', 알고 보니 '빌런'이었다...오재원, 두산 후배들에 수면제 대리 처방 강요
입력 : 2024.04.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영원한 캡틴'으로 불렸던 한 구단의 레전드가 알고 보니 '빌런'이었다. 오재원(39)이 전 소속팀에게 역대급 민폐를 끼치고 있다.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 두산 베어스 등에 따르면 두산 구단은 소속 선수 8명이 과거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한 사실을 확인하고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해당 선수들은 현재 경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선수들은 무서운 선배였던 오재원의 부탁을 거스르기 어려웠으며, 거절했을 경우 폭력과 폭언 등 협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두산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해당 선수들은 주로 2군급 선수들로 알려져 당장 1군 전력에 공백이 생기지는 않을 수 있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에 얽혀있다는 것만으로도 팀 분위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달 중순 오재원의 마약 혐의가 언론을 통해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대부분의 혐의는 시점이 은퇴 후로 알려져 두산 구단과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없었다. 하지만 수면제 대리 처방 문제는 오재원이 현역 시절에 일어난 일로 파악돼 두산 구단도 불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오재원은 지난달 10일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여성의 신고로 경찰서에 임의동행돼 조사를 받았다. 당시 그는 간이시약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판정이 나와 귀가했으나, 이후 경찰이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중 오재원의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확인하고 체포했다. 경찰은 체포 당시 오재원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된 장소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추가 단서를 확보한 경찰은 오재원을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재원에 대해 "도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지난 17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연실)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특수재물손괴, 사기 등의 혐의로 오재원을 구속기소했다.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약 1년간 필로폰을 총 11회 투약한 혐의와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필로폰 투약을 신고하려는 지인을 저지하기 위해 망치로 휴대전화를 내리쳐 부수고, 멱살을 잡으며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89회에 걸쳐 지인으로부터 스틸녹스정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스틸녹스정은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종류 중 한 가지다.



야탑고-경희대 출신의 오재원은 2007년 두산에 입단해 2022년 은퇴할 때까지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KBO리그 통산 1,571경기 타율 0.267(4,321타수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289도루 OPS 0.712 등의 기록을 남겼다.

그는 2015~2016년, 2019년 총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했고, 특히 2015년과 2019년은 주장을 맡아 두산의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두산은 '원클럽맨' 오재원을 위해 2022년 10월 8일 성대한 은퇴식을 열어줬다. '더 캡틴(The Captain)' 오재원의 은퇴식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으면서 두산은 시즌 첫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재원은 은퇴사에서 "저는 이제 다른 오재원으로 뵙겠습니다"라며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결과적으로 ‘달라도 너무 다른’ 오재원이 돼버렸다.



현역시절 지나친 승부욕과 거침없는 발언 등으로 인해 자주 구설수에 올랐던 오재원은 뛰어난 야구 센스와 근성있는 플레이, 적극적인 팬 서비스로 안티와 팬 모두에게 관심을 받는 선수였다. 그러나 은퇴 후 부정적인 이슈로 논란의 중심에 섰고, 결국에는 마약 투약 혐의라는 믿을 수 없는 소식으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재원은 화려한 은퇴식을 치르고 떠난 전 소속 팀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 논란으로 치명적인 민폐까지 끼치게 됐다. 두산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더 캡틴'은 이제 언급하기조자 부끄러운 '빌런'이 되고 말았다.



사진=OSEN,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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