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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아빠의 힘으로 다시 K리그에 선 ‘루카후니’
등록 : 2017.09.04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루카후니’ 정성훈(38, 부천FC 1995)이 잊지 못할 골을 터뜨렸다. K리그 무대에서는 무려 4년만의 골이다. 자신의 골로 팀도 승리했다. TV로 경기 중계를 본 아내와 두 아들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정성훈이 경기 전 그리던 모습이다.

정성훈은 지난 3일 아산 무궁화와의 K리그 챌린지 28라운드에서 전반 19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김한빈이 골대 왼쪽에서 밀어주자 재빨리 문전으로 쇄도하며 차 넣었다. 스트라이커답게 위치선정과 깔끔한 마무리가 일품이었다.

정성훈에게 이 골은 각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그는 2013년 9월 경남FC 소속으로 골을 넣은 뒤 4년 만에 K리그 무대에서 다시 득점을 올렸기 때문이다. 정성훈은 2014년에는 일본 J리그 콘사도레 삿포로에서 뛰었고 2015년 후반기부터 지난 7월까지는 내셔널리그 김해시청에서 활약했었다.


물론 K리그를 떠난 3년 반 동안에도 골을 넣으며 공격수로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K리그에서 넣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4일 ‘스포탈코리아’와 전화통화를 한 정성훈은 오랜만에 넣은 K리그 골의 감흥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였다.

“열심히 뛰자는 생각만 했는데 기회가 왔다. 아내와 두 아들이 TV로 경기를 봤는데 아이들이 엄청 좋아했다고 하더라. 아이들에게 아빠가 이렇게 뛰고, 골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다행이다.”

사실 정성훈은 김해시청을 마지막 팀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는 K리그 무대에 한 번 더 서보기로 했다. 축구를 하고 있는 두 아들에게 “아빠는 오랫동안 K리그를 누볐던 프로 선수”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주위에서도 그에게 한 번 더 도전할 것을 권유했다. 지난해 대구FC를 끝으로 은퇴한 ‘친구’ 노병준의 권유도 컸다.

“병준이와 자주 통화를 했다. 병준이는 아파서 그만뒀는데 내게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라고 말했다. 그것이 힘이 됐고 꾸준히 훈련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내가 프로팀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보여주자고 마음을 먹었다.”



때마침 부천에서 정성훈에게 손을 내밀었다. 7월에 진행된 추가 선수등록의 마감을 2일 남겨둔 시점이었다. 김종구 단장과 정갑석 감독이 정성훈에게 연락했다. 정성훈은 부천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3년 반 만에 다시 K리그 무대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2일 남겨두고 단장님, 감독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내 의지를 듣고 싶으셨다. 내 의지보다 아이들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흔쾌히 부천으로 가기로 했다.”

“부천과는 올해 말까지 6개월 계약을 했다. 계약기간은 상관 없었다. 내 처지에 1년 6개월을 요구할 수도 없었다. 난 모든 것을 버리기로 했다. 뛰는 것이 중요하기에 연봉도 구단에 일임했다. 단장님께서 어제 내게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나만 괜찮다면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나도 아프지 않다면 내년에도 뛰고 싶다.”

“만약 내가 점프가 되지 않는다면 바로 은퇴할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여러 번 말했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점프가 되고, 헤딩도 할 수 있다.”

정성훈은 부천에서 재미있게 축구를 즐기고 있다. 거의 조카뻘 막내와도 격이 없이 지낸다. 어린 후배들이 정성훈에게 스스럼없이 “루카후니~”라고 부를 정도다. 정성훈도 그런 후배들의 행동을 잘 맞춰준다. 또한 후배들의 고민상담소 역할도 한다. 자연스럽게 좋은 팀 분위기가 유지되고 웃음이 이어진다. 이것이 그라운드에서는 승리의 원동력이 되는 경기력으로 발휘되고 있다.

“요즘 축구가 재미있다. 후배들에게 너무 고맙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희생이다. 후배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후배들이 밝아지고 웃음을 찾는 것 같아 좋다. 감독님, 코치님들도 내가 온 뒤 팀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하신다. 내가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쁘다.”



K리그 복귀골을 터뜨린 정성훈은 개인적인 목표도 그렸다. 30골-30도움 달성이다. 현재 통산 57골 24도움을 기록한 그는 앞으로 3골 6도움을 올리면 30골-30도움을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목표가 있다. 바로 후배들을 이끌고 내년에 클래식 무대로 올라서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내년에 클래식 무대에서 1979년생 동갑 친구들인 이동국(전북 현대), 현영민(전남 드래곤즈), 김용대(울산 현대)와의 맞대결도 그렸다.

“개인적으로 60골, 30도움을 하고 싶다. 그렇지만 부천이 날 영입한 것은 승격하기 위해서다. 아산전처럼 힘든 경기 때마다 한 골 씩 넣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경기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주고 싶다. 팬들에게 내가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K리그에 동갑 친구들이 나까지 4명 남았다. 동국이와 대화를 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자고 했다. 동국이, 영민이, 용대와 함께 오래 하고 싶다. 내년에는 클래식에서 서로 만나서 맞대결도 하고 싶다. 아직까지 친구들과 유니폼 교환을 안 해봤는데 내년에 부천을 클래식으로 올린 뒤 친구들과 유니폼을 바꿔 입고 싶다.”

사진=스포탈코리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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