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풋볼토크] 대표팀 유니폼은 왜 신소재가 적용되지 않았나
입력 : 2018.05.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지난 3월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유니폼이 공개됐을 때 유니폼 매니아들 사이에서 의문이 하나 제기 됐다. 나이키의 새로운 소재가 아닌 기존 소재가 적용된 점이다.

유니폼을 제작한 나이키는 당시 유니폼 발표 관련 자료에서 “상의 전ㆍ후면 모두에 적용된 드라이핏(Dri-FIT) 기술의 에스트로 메쉬 소재는 선수들의 땀을 배출시켜, 경기 중 체온 유지를 효과적으로 돕는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드라이핏 기술은 이미 나온 지 시간이 좀 지난 기술이다. 게다가 나이키는 ‘베이퍼니트(Vaporknit)’라는 기술을 통한 소재를 유니폼 제작에 적용했다. 상의 좌우 어깨의 지그재그 패턴이 특징 대표팀 유니폼이 공개 되기 전 해외 몇몇 팀들이 이 소재의 유니폼을 착용한 사진도 공개됐다. 국내 축구팬들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축구대표팀에 대한 홀대를 제기하기도 했다.



▲ 신소재는 테스트 참여 국가에 적용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나이키가 제작한 유니폼을 입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서 호주, 브라질, 크로아티아, 잉글랜드, 프랑스, 나이지리아, 폴란드, 포르투갈, 사우디 아라비아 등 10개국이다. 그리고 베이퍼니트 소재가 아닌 유니폼은 한국, 호주, 사우디 등 3개국에만 적용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소재는 소재 개발 당시 테스트 과정에 참여했던 국가에만 적용됐다. 이에 대한 궁금증이 커 나이키에 직접 문의했다. 그리고 나이키는 다음과 같이 회신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은 ‘에스트로 매쉬 드라이핏(Astro Mesh Dri-fit)’ 소재가 적용되었으며, 상의에는 기존 엠블럼 대비 64% 가벼워지고 65배로 통기성을 향상시킨 크레스트 플라이트(Crest Flight) 혁신 기술이 더해져 설계된 점이 특징입니다. 나이키의 ‘에스트로 메쉬 드라이핏’ 소재는 한국 및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나이키 후원 국가 유니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나이키의 ‘베이퍼니트(Vaporknit)’ 기술은 해당 소재의 개발 당시 테스트 과정에 참여했던 국가의 유니폼에 적용되었습니다.”

즉 한국, 호주, 사우디는 테스트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소재의 유니폼을 제작됐다는 것이다.



▲ 국내 시장 영향력이 컸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나이키의 입장은 명확하다. 그리고 한국만 기존 소재가 적용된 것도 아니다. 그런데 기존 소재가 적용된 국가는 모두 아시아다. 또한 상대적으로 시장이 작다. 나이키의 입장에 수긍이 가면서도 홀대 의문을 접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하면 후원하는 입장에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기 마련이다. 국내 축구용품 시장은 변변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판매량이 많다는 축구대표팀 유니폼의 판매량마저 기대치를 밑돌 정도다. 축구용품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판매가 되지 않는다”고 할 정도다. 한정된 층에서 소규모로 판매가 이루어질 뿐이다.

K리그의 상황에 비추어보면 쉽게 체감이 된다. K리그 중하위권 팀들은 매년 하반기가 되면 다음 시즌 용품 후원업체를 찾는데 골머리를 앓는다. 대부분 1년 단위로 계약을 한 뒤 재계약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신규 업체도 홍보, 수익 등이 명확하지 않기에 후원을 결정하는데 주저한다. 후원을 하더라도 중소 규모로 이루어진다. 그런 상황이 매년 반복된다.

축구대표팀의 유니폼 소재도 이러한 상황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시장성이 보장된다면 업체는 당연히 후원 규모를 키우고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하지만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후원 규모도 작아질 수 밖에 없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당연한 결정이다.

단순히 유니폼 소재의 다름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스포츠산업 시장 규모가 작고 판매량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진=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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