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완벽한 기본기술이 전술의 완성도를 높인다
입력 : 2017.12.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2:1 패스와 월패스를 할 줄 알면 더 이상 배울 게 없다" 어느 지도자가 한 이 말속에는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다. 선수의 기술적 능력은 물론 전술 소화 능력 역시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2:1 패스와 월패스를 하기 위해서는 상황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볼을 왼발, 오른발 발밑에 줄 것인가 아니면 그라운드 볼로 줄 것인가 로빙볼로 줄 것인가 까지 계산하고 패스를 시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2:1 패스와 월패스 구사는 쉽다. 그래서 선수는 이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않고 있어 경기에서 이를 구사하는데 인색하다.

이는 한편으로 2:1 패스와 월패스를 선수가 개인의 기술로서만 인식하고 전술로서는 인식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축구의 기본 기술은 선수가 볼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수는 자신이 꿈꾸고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볼에 익숙해 져야 한다. 하지만 볼에 익숙해 지는 것만으로 축구를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선수가 볼에 익숙해져 질높은 축구를 하려면 자신과 상대방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하는 전술을 익히고 숙달시켜야 한다. 이는 단순한 조건이지만 그러나 상대방과 경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선수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조건이다.

이런 전술은 개인, 부분, 팀 전술로 나눌 수 있는데 개인전술은 선수 개인이 볼을 다루는 기술이며, 부분전술은 볼을 둘러싼 자기와 상대방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2인 이상이 펼치는 책략이고 팀 전술은 부분전술이 결합되어 11명의 선수가 가장 효율적으로 경기를 수행하는 방법이다. 이 같은 세 가지 전술은 상호 깊은 유대 관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축구에서 기술과 전술 중 어느 것이 우선이냐를 구태여 정의한다면 그것은 기술이 우선이어야 한다. 이는 기술 없이는 전술이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선수가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 드리블을 하느냐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하느냐의 판단도 하나의 전술이다. 따라서 선수가 전술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본 기술과 마찬가지로 전술의 기본을 바로 이해하고 익혀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선수 상호간 경쟁에서 절대 우위에 설 수 없으며 선수로서 자신의 꿈도 성취할 수 없다. 이러한 공격 기본 전술의 중요한 포인트는 경기에서 자기편이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와 상대편이 볼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의 공격과 수비 단 두 장면 밖에 없다.

여기에서 자기편이 볼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에는 선수 전원이 공격에 참여하고 상대편이 볼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에는 선수 전원이 수비에 참여하여야 한다. 즉 '전원공격 전원수비'다. 물론 특정 공격수나 측면 수비수가 담당해야 할 포지션에 따른 역할이 있으나 특정 공격수나 측면 수비수도 볼을 인터셉트하는 순간부터 공격을 개시해야만 공격력을 배가 시킬 수 있다. 따라서 공격 기본 전술은 공수의 구별 없이 선수 전원이 익혀야 한다. 축구의 목적은 경기에서 상대편 골문에 골을 넣고 자기편 골문에 골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

궁극적으로 전술이란 '득점하며 실점을 막는다'에 있다. 이에 선수는 이 같은 최후의 목적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전술의 첫 걸음은 1:1 대결이다. 이에 선수는 상대방과의 1:1 대결에서 이길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갖춰야 한다. 만약 상대방과의 1:1 대결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부분, 팀 전술은 구사될 수 없다. 그래서 선수의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그 기술 중 자신만의 특기를 갖는 것은 곧 1:1 대결에서 쉽게 이길 수 있는 무기이며, 결국 이로 인하여 제2의 플레이인 부분전술을 시도하는데 유리함을 갖게 됨과 동시에 팀 전술 역시도 수월하게 전개할 수 있게 된다.

단언컨대 경기의 승부를 결정하는 것은 포메이션, 작전, 체력, 기타 등등 보다 그 기본이 되는 선수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단순한 1:1 대결에서의 승리에 있다. 현대 축구에서의 선수 개인에 대한 수비 압박은 강하고 실점을 허용하지 않기 위한 수비전술 역시 다양하게 펼쳐진다. 이렇게 강하고 다양한 수비 전술을 극복하려면 패스나 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어떤 경기 상황과 경기장 어떤 위치에서도 1:1 대결에서 이겨 상대방 수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1:1 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은 모든 전술의 전제 조건으로 받아들여 진다.

축구에서 90분 경기동안 팀의 핵심 선수가 볼을 접촉하는 횟수가 약 100회 이상이고 시간은 3분여 정도라는 통계 자료가 있다. 그 밖에 한 선수가 볼을 접촉하는 횟수는 평균 100회 미만이고 시간은 2분 30여초 정도라고 밝혀졌다. 경기를 할 때는 자기편과 상대편의 선수들 22명이 1개의 볼을 가지고 경기를 하기 때문에 한 선수가 볼을 접촉하는 기회와 시간이 이처럼 예상보다 적고 짧은 것이다. 또한 그 적은 기회와 짧은 시간에 볼을 정확히 관리하지 못했을 때에는 상대편에게 볼 소유권을 넘겨주게 되어 기회와 시간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선수에게 경기 외에 전술 수행을 위한 기본기술 연습이 필요한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것이 선수의 개인전술과 더불어 부분, 팀 전술 향상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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