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풋볼토크] 3세대 족보로 이어진 김호의 후예들
입력 : 2017.12.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새롭게 대전 시티즌의 경영을 책임지게 된 김호 대표이사는 지도자로서도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오랜 지도자 생활을 하며 그는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일가를 이뤘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김호 대표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지도자들은 셀 수가 없다.

이는 K리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김호 대표 밑에서 축구를 배우고, 지도법을 익힌 지도자들이 각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김호 대표의 취임에 이어 대전 감독을 맡은 고종수 감독의 등장은 김호 대표의 족보가 1, 2세대를 지나 3세대를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조광래, 박항서, 최강희, 왕선재 등 1세대 후예들
김호 대표가 추구하는 축구의 특징은 미드필드를 중시하는 조직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다. 그가 추구하던 축구는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수원 삼성을 이끌면서 완벽하게 구사됐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축구 철학은 당시 그의 밑에서 코치 생활을 하던 이들에게 고스란히 전수됐다. 조광래(대구FC 대표이사), 박항서(베트남 대표팀 감독), 최강희(전북 현대 감독), 왕선재(전 대전 감독) 등이다.

김호 대표는 1992년 A대표팀 감독을 맡았을 때 조광래 대표를 코치로 선임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때는 박항서 감독도 코치로 합류했다. 최강희 감독, 왕선재 감독과는 한일은행에서 지도자와 선수로서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이들은 수원에서 코칭스태프로서 힘을 합쳤다. 김호 대표를 중심으로 한 ‘김호 사단’은 수원이 창단 3년 만에 K리그 우승과 1999년 전관왕 등의 업적을 이루는데 앞장섰다.

김호 대표의 1세대 제자들이 끝까지 함께하며 해피 엔딩을 본 것은 아니다. 조광래 대표가 1999년 안양LG(현 FC서울) 감독을 맡은 뒤 수원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배경에는 두 사람 사이의 불편했던 감정이 작용했다는 것은 유명하다.

허나 이들은 지금까지 김호 대표의 철학을 공유했다. 조광래 대표는 안양 감독 시절 수원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했다. 최강희 감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호 대표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왕선재 감독은 2007년 김호 대표가 대전 감독을 맡았을 때 코치로서 다시 합류하기도 했다.



▲ 지도자로서 성공을 거둔 2세대
김호 대표의 2세대 후예들은 1994년 미국 월드컵 전후 대표팀에서 인연을 맺어 수원으로 이어진 이들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수원을 이끌고 있는 서정원 감독이다. 서정원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총감독이었던 데트마르 크라머 감독과 김호 대표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서정원 감독은 수원의 재정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팀을 맡아 2차례 K리그 클래식 준우승, 지난해에는 FA컵 우승 등의 성과를 냈다.

내셔널리그 김해시청을 이끌고 있는 윤성효 감독은 김호 대표로부터 지도자로서의 밑바탕을 다졌다. 1985~1986년에 한일은행에서 김호 대표의 지도를 받았고 수원이 창단된 뒤에는 2000년까지 다시 김호 대표와 함께 했다. 현역 은퇴 후에는 수원 2군코치를 거쳐 2003년 김호 대표가 물러날 때는 코치로서 보좌했다. 윤성효 감독은 숭실대를 대학무대 최강팀으로 올려놨고, 2010년 수원의 3대 감독이 돼 그해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수원의 창단 멤버들인 이운재, 이병근(이상 수원 코치), 박건하(전 서울 이랜드 감독), 박충균(전북 수석코치), 이기형(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등도 대표적인 2세대 후예들이다.



▲ 고종수 감독은 어떤 결과를 낼까
수원에서 유소년팀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코치 생활을 한 고종수 감독이 대전 감독을 맡으면서 3세대 후예의 시작을 알렸다. 고종수 감독은 수원 창단 멤버이지만 김호 대표가 지도자로서 마지막을 보낸 대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만큼 위의 지도자들과는 차이가 있다.

고종수 감독은 이제 감독으로서의 첫 발을 내디딜 준비를 하고 있다. 그가 보일 행보에 따라 또 다른 3세대 후예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1세대 후예들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최근 10년간 K리그에서는 김호 대표의 후예들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올 시즌 마지막 K리그 클래식 경기였던 전북-수원전은 1세대와 2세대 후예의 대결이기도 했다. 그리고 여기에 3세대인 고종수 감독이 등장했다.

내년 K리그에서는 김호 대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1, 2, 3세대가 모두 등장하게 됐다. 이들이 펼칠 지도력과 경쟁은 새로운 재미를 안겨줄 것이다.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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