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눈]신태용호 외국인 코치 선임 '신의 한수' 될까
입력 : 2017.11.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천신만고 끝에 9회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은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무기력한 경기력에 의한 결과와, 지난 10월 러시아, 모로코와 가진 유럽원정 평가전 완패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설상가상 김호곤 기술위원장의 사퇴라는 악재까지 만난 신태용호가, 전력강화 방안으로 스페인 출신 토니 그란데(70)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50) 피지컬 코치를 선임하는 '신의 한수'를 뒀다.

토니 그란데 코치는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세 차례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로 FIFA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에서 우승을 경험한 특급 코치며,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 역시 토니 그란데 코치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수많은 업적을 쌓은 지도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들의 이 같은 경력과 경험은 신태용(47) 감독과 전경준(44), 김해운(44), 김남일(40), 차두리(37), 이재홍 등 기존 코칭스태프의 일천한 지도 경력과 경험에 견주어 비교할 수 없는 화려한 커리어다.

신태용호의 토니 그란데와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 합류로 코칭스태프 구성은 역삼각형임과 동시에 고육지책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물론 팀 코칭스태프 구성에 원칙은 없다. 하지만 감독과 코치 구성은 경력과 경험을 우선으로 한 정삼각형 형태의 코칭스태프 구성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따라서 감독과 코치 연령은 상.하 관계로 구성될 수 밖에 없는 구조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물론 이번 신태용호의 전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코칭스태프 구성과 같은 경우는 예외일 수 있다. 그러나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그것은 연령상 역삼각형으로 구성된 코칭스태프에서 얼마나 상호 이해와 신뢰에 의한 전력 강화의 시너지를 이뤄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바로 그것이다.

솔직히 토니 그란데 코치는 세계적인 명장 파비오 카펠로(71.이탈리아), 거스 히딩크(71.네덜란드), 존 토샥(68.영국), 빈센트 델 보스케(67.스페인) 감독 밑에서는 코치급이 어울렸지만 신태용호에서는 코치급이 아니라 감독 및 기술고문급이다. 그래서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지도자로서의 덕망이 요구된다. 문제는 또 있다. 그것은 토니 그란데와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가 약 8개월여 밖에 남지않은 러시아 FIFA월드컵까지, 팀의 문제점과 선수들의 장.단점을 얼마만큼 파악하여 전력강화를 꾀할 수 있느냐 하는 의문부호다.

이는 토니 그란데와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가 아무리 족집게 지도력을 가지고 있다해도 축구 변방으로 평가받는 한국축구에서는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들이 족집게 지도력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축구는 이들의 지도력을 신태용호에 한정시킬 것이 아니라, 한국축구 전체 발전을 위해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축구를 FIFA월드컵 4강으로 이끌었지만, 반면에 이에 그치지 않고 한국축구 전체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는 체력훈련의 한 방법인 셔틀런훈련을 일반화 시켰다.

물론 토니 그란데와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의 신태용호 동행에 거는 기대는 크다. 하지만 이들의 동행이 신태용호 출발부터 치밀하게 계획되고 계산된 동행이 아니라, 신태용호에 대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무기력한 경기력과 결과로 붉어진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대한축구협회가 임시방편으로 선택한 카드라는 점이 걸린다. 옷은 몸에 맞아야 보기좋고 아름답다. 첫 단추 역시 잘 꿰어야만 옷으로서 멋을 뽐낼 수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옷은 보기싫고 부자연스러워진다. 이제 신태용호는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전경준, 김해운, 김남일, 차두리, 이재홍 코치를 포함해 토니 그란데와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가 합류, 총 8명의 코칭스태프를 꾸리게 됐다.

이는 역대 대표팀 중 최다 인원의 코칭스태프 구성이다. 그러나 우려도 없지 않다. 그것은 감독과 코치와의 역할을 떠나 과연 코치와 코치, 피지컬 코치와 피지컬 코치간 어떤식으로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하느냐의 문제다. 이 점에 관건은 바로 신태용 감독의 리더십이다. 그런 면에서 신태용 감독은 팀과 선수 그리고 코칭스태프 조율까지도 신경써야 하는 삼중고에 직면하게 됐다. 팀의 전력강화는 훈련을 통해서도 성취되지만 코칭스태프의 유기적인 협조체제에서 능률이 배가될 수 있다. 그 만큼 코칭스태프간 협조체제가 팀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과거 대표팀에서는 외국인 지도자와 국내 지도자간 불협화음이 표출돼 좋지않은 결과를 초래한 적이 있다. 신태용 감독은 이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코칭스태프간 역할을 효율적이고도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이제 감독으로서 권위 의식을 내세우고 자신의 주장만 강조하며 팀을 이끌려는 리더십은 더 이상 리더십이 아니며 코칭스태프 역시 아를 신뢰하지 않는다. 시대는 변했다. 코치도 감독과 코치 관계가 수직관계라는 사실만을 인식하고 언제까지나 예스(YES)로 일관해선 안 된다. 팀 발전을 위해서만큼은 수평적 관계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과감히 노(NO)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위기에 처한 신태용호에게 토니 그란데와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의 합류는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한국 코칭스태프에게는 또 다른 지도력을 배워 자기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따라서 이들의 신태용호 전력강화를 위한 조언이 간섭과 역할 침범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 신태용 감독과 한국 코칭스태프는 분명 토니 그란데와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의 경험과 경력에 비교대상이 될 수 없을 정도로 일천하다. 이에 무엇보다 이들에 대한 지도력과 조언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토니 그란데와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의 방한 첫 일성은 '희생'이었다. 그 '희생'은 바로 이들의 FIFA월드컵 본선 무대에 대한 열망을 나타낸다. 이점을 신태용 감독과 한국 코칭스태프는 효과적으로 이용하면서 반대로 이들에게 한국코칭스태프가 희생의 대상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신태용호에 던져진 '신의 한수'는 빛을 발하며 비난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스포츠에서 감독과 코치의 역할을 완전히 다르다. 이 분명한 명제에서 신태용 감독은 이를 유효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한다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지도자로 한국축구 추락의 원흉으로 남을 수 있으며 또한 지도자로서도 명예적으로 모든것을 잃게 될 수 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신태용 감독과 한국코칭스태프의 강한 사명감과 책임감이 요망된다. 지금 한국축구와 신태용호에게 처한 현실은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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