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득점과 실점의 숨겨진 1mm를 찾아라 (1)
입력 : 2017.09.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축구에서 득점은 승리의 신호탄이고, 실점은 패배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선수들은 득점을 위하여 호시탐탐 상대 골문을 노리고, 실점 예방을 위하여 필사적으로 우군 골문을 지킨다. 그렇지만 처음 전광판에 아로 새겨졌던 0이라는 숫자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득점의 기쁨을, 실점의 슬픔을 안겨주며 축구 본연에 내포하고 있는 짜릿함을 잉태하며 90분 경기의 각본 없는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는다. 이에 축구에 숨겨져 있는 득점과 실점의 1mm를 조명해 본다.

경기에서 선수들이 지도자들로 부터 가장 자주 듣는 얘기가 '경기 시작 5분과 종료 5분을 조심하라'는 주문이다. 이는 경기 초반에는 선수들이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또는 정상적인 신체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점할 가능성이 높으며, 또 경기 종료 직전에는 체력이 저하된 데다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직까지도 한국 축구는 기술보다 체력에 의존하는 스타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슈팅 기술의 미흡으로 득점 찬스에서의 골 결정력이 떨어지며, 한편으로 결정적인 득점 상황에서 볼 컨트롤과 슈팅의 부정확성을 노출시키고 있다.

더불어 선수들은 슈팅을 위한 위치 선정이나 슈팅방향 선택 능력 그리고 헤딩 상황에서도 볼을 끝까지 보지 않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에 슈팅을 위해서 팔을 제외한 신체의 모든 부분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며, 아울러 슈팅 기회가 주어지면 머리와 어느 쪽 발이라도 타이밍과 강도 및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훈련을 필요로 한다. 결국 선수들의 슈팅의 기술적 미흡은 곧 득점을 위한 세트피스 상황이나 논스톱 슈팅 또는 트래핑에 이은 슈팅 등에 있어서 골 결정력 부족 현상으로 나타나는데, 이로 인하여 득점 가능성이 높은 골에어리어 안쪽과 아크 서클 정면의 슈팅 지역에 있어서도 득점 성공 확률이 낮다.

결국 이 같은 낮은 득점 성공 확률 현상은 선수 개인의 슈팅 기술 미흡뿐만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의 개인기 부족 원인에 기인하기도 한다. 선수들의 슈팅 기술 미흡은 스로우인, 프리킥, 코너킥, 페널티킥 등의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 확률을 떨어뜨리는데도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수비 실책이나 상대에게 인터셉트를 당한 후 역습으로 골을 내주는 확률을 높인다. 그래서 모든 팀에게 스로우인, 프리킥, 코너킥, 스로인, 페널티킥 등 세트피스에서 득점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 모색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골문과의 거리와 각도, 기타 등에 따라서 프리킥, 코너킥, 페널티킥 세트피스를 전담할 전문 키커 육성과 함께 세트피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술 개발이 요구된다. 대다수 팀은 경기에서 어렵게 골을 얻고, 쉽게 실점하는 악순환에 시달린다. 이는 지도자들의 체력을 앞세운 축구 추구에서 비롯되는 결과물이라고 해도 타당하다. 미흡한 개인 슈팅 기술로 골 결정력 부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또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득점을 하기 위한 선수의 러닝 코스, 즉 이동이다. 경기 중 선수의 득점 상황은 대개 패스나 크로스가 대각선 방향으로 이뤄졌을 때 득점에 성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점을 직시할 때 득점을 위한 선수의 러닝 코스도 문전을 향해 직선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 보다는 대각선 형태로 이동하는 크로스 러닝이 바람직하다. 분명 골문 정면으로 이동하면서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옵션은 그리 많지 않다. 이에 이동 시 다른 선수에게 슈팅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공간 확보를 위한 이동도 염두에 두어야 하며, 더불어 슈팅 직전에는 보폭을 좁혀 슈팅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 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강한 슈팅보다는 정확한 슈팅에 신경을 써야 하며 아울러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는 슈팅을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슈팅의 조건들은 슈팅의 기본 중에 기본에 해당한다.

만약 의식적으로 강한 슈팅을 시도하게 되면 볼의 속도와 신체 근육 움직임의 속도가 달라, 정확한 슈팅이 어려워지며 만족스러운 슈팅 타이밍도 잡기 힘들다. 선수에게 슈팅은 영원히 풀 수 없는 하나의 숙제다. 하지만 다양하고 반복적인 슈팅 훈련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득점에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때 득점 성공률은 높아진다. 득점 성공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볼 터치의 횟수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양팀 선수들이 밀집되어 있는 상대 골문앞에서 여유롭게 슈팅을 할수 있는 공간과 시간적 여유는 주어져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볼 터치 횟수는 간결한 논스톱이나 원터치에 의한 슈팅이 득점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득점은 최종적으로 선수 개인에 의하여 이루어지지만 한편으로 전술적인 면으로도 득점에 성공할 수 있다. 이는 역습 플레이에 의한 득점이다. 경기 중 수세에 몰렸다고 해서 수비진이 외곽으로 볼을 클리어링 하기에 급급한 단순하고 무의미한 축구는 수비 진영을 재정비하거나 공격 전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기에 직면할 때 일수록 선수는 상황 판단에 냉철해야 한다. 수비 진영으로 부터 공격을 위한 빌드업을 실시하게 될 경우 침착하게 2대1 패스와 같은 빠른 플레이로 공간을 만든 뒤 크로스 및 롱패스로 최전방의 공격수에게 볼을 공급하는 전술적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이런 역습 플레이는 상대에게 위협적인 공격이 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미드필더와 공격수의 콤비네이션 플레이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훈련을 실시하여 숙달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경기에서 득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상대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우선 실점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 최전방 공격수와 공격라인 선수들의 장점과 특기를 파악하여 이에 대처하는 수비를 펼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스로인,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피스에 대한 수비 역시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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