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페인트의 가치를 알면 축구가 쉬워진다
입력 : 2017.08.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에서 속된말로 '도둑질을 잘하라'라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이 말은 곧 상대편을 속이라는 말을 의미한다. 축구에서 상대편이 사전에 플레이의 의도를 알아차리면 자신이 구사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펼치기 어렵게 된다. 특히 드리블을 전제로 한 플레이를 펼치고자 할 때에는 더더욱 그렇다. 축구의 개인 드리블 및 부분적인 플레이 상황에서 상대편의 판단을 흐리게 하려는 속임수 신체 동작을 페인트(Feint)라고 하는데, 이 페인트 동작구사 방법은 정답이 없으며 오직 신체의 발끝에서 눈동자까지 모두 사용된다.

그러나 경기에서 이 같은 페인트를 원활히 구사하기에는 결코 쉽지 않으며 또한 상황에 따른 페인트 구사방법 역시도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이를 위한 페인트의 지속적인 연습과 훈련을 필요로 한다. 당대 가장 훌륭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는, 현역시절 구 수도인 리우데자네이루의 가장 혼잡한 거리의 사람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페인트의 연습했고, 아울러 상황 대처능력까지 터득하여 경기장에서 상대방의 예측을 불허하는 페인트에 의한 환상적인 드리블을 구사하며 1,300골이 넘는 득점을 기록했다.

이만큼 축구에서 페인트는 상대편을 속이기 위한 동작 뿐 아니라 제2, 3의 플레이를 위한 효과성면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그렇지만 대다수 선수는 이 같은 페인트의 연습과 훈련을 등한시 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인식부족에 의한 소홀함에서 오는 무관심이다. 축구에서 페인트는 상대편을 속이기 위한 동작으로서만 그치지 않는다. 신체의 원활한 중심이동까지도 염두에 둔 페인팅을 구사하여야 하며 더불어 유연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만약 이 같은 페인트 구사 조건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만족스러운 행동과 플레이를 구사할 수 없으며 또한 자신감 실추까지도 초래하게 된다.

분명 축구에서 페인트는 신체의 단순한 동작으로서 의미가 아닌 하나의 기술로서 가치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선수는 페인트를 플레이를 구사하기 전 하나의 기술이 아닌 단지 플레이에 포함된 동작으로서만 인식하고 있다. 단언하건데 페인트는 플레이에 포함된 동작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플레이 상황에 따라서 상대편을 속이기 위한 동작 구사로서 별개의 기술로 존재한다. 이런 페인트 구사 동작은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무엇보다 이의 원활한 구사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인간 본연의 습관과 버릇처럼 무의식 중에도 페인트 동작을 구사할 수 있어, 플레이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가운데 기량 향상 역시도 도모할 수 있다.

사실 페인트 동작에 대한 연습과 훈련은 흥미 있는 연습과 훈련이 아닌 기구 및 기타와 같은 특정 사물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자칫 무료하고 나태함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시간과 장소 그리고 특정 사물에 구애됨이 없이 선수 스스로 자연스럽게 페인트의 연습과 훈련을 실시 할 수 있다는 장점은 물론 기분전환과 같은 정신적 측면의 바람직한 면도 있어 페인트에 대한 중요성 재인식과 함께 지속적인 연습과 훈련이 뒤따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연습과 훈련 방법에 있어서 제약을 두어서는 안 되며 한편으로 공과 상대방을 두고 하는 연습과 훈련도 병행하여, 공에 대한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일거양득' 효과도 기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축구에서 잘 사용하면 보약, 잘못 사용하면 독약인 것이 페인트다. 그만큼 페인트는 축구의 모든 플레이 구사를 위하여 상대편을 속이기 위한 중요한 속임 동작이다. 프리킥은 물론 심지어 페널티킥을 위한 과정에서도 페인트를 구사한다. 그렇다고 페인트가 만병통치약 일 수는 없다. 때에 따라서는 무리한 페인트와 단순한 페인트가 플레이의 단절과 리듬을 깨는 결과를 가져오게 하기도 한다. 이에 페인트는 신중하고 확실하게 구사하여야 하며 두 말할 나위도 없이 상대편이 예측할 수 없도록 도둑질하는 심정과 행동으로 구사하여야 한다는 명제가 있다.

진정 선수라면 페인트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페인트도 축구의 기술 요소 중 하나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습과 훈련을 실시하여 경기 중 결정적인 순간 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선수 자신에게도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선수는 축구에 대한 보다 높은 관심과 집중력을 가지고 기술적 요소의 기본에 충실하며, 단련기▶숙련기▶완성기▶이행기의 과정에 충실하면 자신의 꿈과 목표를 성취하는데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 설 수 있다. 누가 뭐라 해도 페인트는 선수가 습득해야 할 기술적 요소 중 하나임은 자명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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