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이슈] 히딩크 복귀설 불씨, 제때 확실하게 끈 김호곤
입력 : 2017.09.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인천공항(영종도)] 조용운 기자=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기술위원장이 가장 필요한 한마디를 던졌다. 월드컵을 9개월 앞두고 대표팀을 흔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복귀설을 확실하게 일축했다.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본선 진출 가능성이 위태로운 상황에 독이 든 성배를 맡아 러시아로 이끈 대표팀의 수장의 모습이 아니었다. 환한 표정을 지어도 부족할텐데 오히려 죄인이 된 듯했다.

월드컵 진출 직후 신 감독을 반긴 것은 축하가 아닌 위기설이다. 난데없이 히딩크 감독의 복귀를 추진하는 여론이 거세게 불었다. 히딩크 감독 본인의 분명한 의중인지 확인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측근의 말만 반복, 인용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에 다시 못올 환희를 안겨준 인물이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끌며 명장다운 지도력을 과시했다. 외국인 감독답게 편견 없는 시선으로 선수를 선발했고 그동안 국내서 볼 수 없던 선진 트레이닝을 전수하며 한국 축구를 발전시켰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꾸준히 한국 축구를 걱정하며 국민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와 불거진 복귀설도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태풍처럼 변했다.

한국 축구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바람이다. 대표팀은 어려운 상황을 가까스로 극복했다. 신 감독은 누구도 반기지 않는 소방수 역할을 받아들여 쉽지 않은 2연전을 치러냈다. 경기력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지만 최종예선 탈락을 걱정하던 상황을 반전하는데 성공했다. 처음부터 신 감독에게 주어진 목표는 2승이 아닌 월드컵 진출이었고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신 감독의 임기는 자연스럽게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연장됐다. 월드컵을 불과 9개월 남겨둔 지금 모든 지원은 대표팀을 향해야 한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의 복귀설이 오히려 대표팀을 흔들고 있다. 세계에서 여섯 국가만 달성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대업에도 감독과 선수들은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성과를 낸 신태용호는 청산할 이미지가 된 반면 실체조차 없는 히딩크 감독 체제는 환호를 받고 있다.



절체절명의 한국 축구를 살리기 위해 신 감독은 자신의 축구 인생을 걸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서 만난 그는 "월드컵에 못 가면 내 축구인생도 끝이라고 생각했다"며 "선수 생활, 지도자 생활 통틀어 가장 힘든 2연전이었다. 앞뒤 잴 것 없이 월드컵에 못가면 안 된다는 사실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다. 정말 위축된 시간이었다"고 그간의 고충을 설명했다.

신 감독은 임무를 다했고 이제는 김 위원장이 상황 정리에 나섰다. 귀국장에서 취재진 앞에 선 김 위원장은 히딩크 감독 복귀설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대표팀이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는데 하루도 되지 않아 어처구니없는 이야기가 나왔다"라고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불쾌하다", "어이가 없다", "기가 찬다" 등 좀 더 확실한 어조로 "어떤 사람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는지 궁금하다"라고 저의를 의심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됐을 때 히딩크 감독이 사령탑에 관심을 보였다는 얘기에도 "실제 그랬다면 그때 밝혀졌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일축했다.

이어 "축구협회는 신 감독 체제로 월드컵 본선을 치를 것이며 최종예선에서 부진했던 모습을 본선에서 탈피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지를 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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