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인혁, ''감독님 없었으면 여기까지도 못 왔어요''
입력 : 2018.12.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홍은동] 서재원 기자= 박인혁(23, 대전시티즌)에게 2018년은 아쉬움이 컸다. 호기롭게 K리그에 도전했지만, 현실은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고종수 감독과 함께 내년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것을 다짐했다.

박인혁. 몇 년 전까지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각광받던 이름이다. 독일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으니,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대학교 중퇴 후 호펜하임 유니폼을 입었고, 프랑크푸르트로 임대돼 꿈을 키웠다.

참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왔다. 독일에 이어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등을 거치며 오래 전 꿈마저 잃어갔다. 무엇보다 '뛰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라운드를 밟은 날보다 밟지 않는 날이 더 많았고, 2018년에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의 선택은 국내 복귀였고, K리그2 소속 대전에서 둥지를 틀었다.

물론 이마저도 쉽지 않은 길이었다. 3년 동안 떠돌이 생활을 하며, 경기 감각은 현저히 떨어졌다. 안산그리너스와 2라운드에서 데뷔전을 치렀는데, 첫 경기부터 시련을 맛봤다. 무기력한 모습을 통해 경기 감각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몇 번의 시련 끝에 4월의 끝자락에 서야 데뷔골이 터졌다.

그렇게 한 시즌을 달려왔다. 돌아보니 아쉬움만 남았다. 33경기 출전해 7골 3도움을 기록했지만, 그가 원했던 만큼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팬들이 기대했던 모습도 아니었다. '박인혁'하면, 넣은 골보다 놓친 골들이 더 많이 떠올랐을 정도였다.

지난 3일 서울 홍은동에서 열린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그를 만났다.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기대하는 바는 없었다. 늘 자신감에 차 있던 그였지만, "편한 마음으로 왔다"라고 할 정도로 자신의 부족함을 알았다.



다시 뛸 수 있었던 자체에 감사했다. 박인혁은 "외국에서 3년 동안 뛰지 못한 시간을 1년 안에 몇 배로 보상 받았다. 행복하다. 하지만 팀 기여도 부분에서 부족한 시즌이었다. 한시즌을 돌아보니 아쉬움만 큰 것 같다.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며 시즌을 마쳤기에 특히 그렇다. 이제 잠시 휴가를 받는데, 마음껏 즐기지는 못할 것 같다"라고 시즌을 돌아봤다.

의욕이 너무 강해서였을까. 어떻게 보면 참 운도 따르지 않은 시즌이었다. 한 시즌 동안 대전의 골대를 가장 많이 맞힌 이도 박인혁이었다. 그러나 그는 "운이 안 따라온 것은 핑계다. 집중력이 부족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많다. 내년에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다. 열심히 노력해, 새 시즌에는 득점 상위권에 오르겠다"라고 말했다.

고종수 감독은 1년 동안 박인혁을 특별 관리했다. '어린 시절 자신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애정은 강한 훈육으로 돌아왔고, 박인혁의 걸음걸이부터 고쳐나갔다. 박인혁은 "감독님이 젊으셔서 통하는 부분이 많다. 실수에도 항상 기죽지 말고, 쫄지 말라는 말을 해주셨다. 존재 자체로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때때로 축구로 장난을 자주 치시는데, 경기장 안팎에서 편안하게 느껴진다. 대전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박인혁은 고종수 감독 밑에서 더 큰 성장을 꿈꾸고 있다. 그는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것은 모두 감독님 덕분이다. 감독님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르지도 못했다. 그래서 다음 시즌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며 "올 시즌을 앞두고 10골 이상을 넣겠다고 했는데, 지키지 못했다. 다음 시즌에는 최대한 많이 넣고 싶다. 제한을 두지 않겠다. 팀 성적도 더 높은 곳이 목표다. 반드시 승격을 이끌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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