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핫피플] '부천 수문장' 류원우는 승격을 위해 모든 걸 끊었다
입력 : 2017.10.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전] 김진엽 기자= 마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 같다. 합격이라 볼 수 있는 K리그 클래식 승격을 위해 모든 걸 끊은 부천FC1995 수문장 류원우(27)의 이야기다.

부천은 올 시즌 대부분 리그 상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는 3위를 차지하기도 했었다.

개막 직전 열린 챌린지 미디어데이에서 성남FC, 수원FC 그리고 부산 아이파크에 밀려 승격 예상 팀으로 평가받진 못했지만, 일정을 치르면서 지난 시즌 승격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팀의 저력을 뽐냈다.

하지만 9월 말 5위로 떨어지면서 주춤하고 있다. 승격 PO가 4위까지 주어지는 점을 고려한다면 위기다.

특히 최근 리그 상위권인 부산과 경남FC에 연패, 순위가 낮은 FC안양, 안산 그리너스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적신호는 더 빨개졌다.

그렇게 승격의 꿈이 희미해져 갈 때쯤, 부천 수문장 류원우가 기합을 넣었다. 클래식만을 생각하며 축구 외에 다른 것들을 완전히 차단했다.

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대전 시티즌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34라운드(1-0 승)서 엄청난 경기력을 뽐냈다.

안정적인 수비 조율은 물론, 환상적인 선방쇼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왜 이날 경기 MOM(Man Of the Match)이 결승골의 주인공인 닐손 주니어가 아니라 류원우였는지 알 수 있었다.


활약의 여운은 경기 후까지 이어졌다. 정갑석 부천 감독은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선수다. 오늘 승리는 (류)원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대팀 감독인 김종현 감독 대행 역시 “얄미울 정도로 잘 막더라”라며 류원우의 활약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정작 선수 본인은 손사래를 쳤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류원우는 “많이 막긴 했다”라고 멋쩍은 미소를 지으면서 “하지만 앞에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 덕분이다”라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자신의 활약상을 “10점 만점에 8점 정도인 거 같다”라고 평가하며 “원래 잘하는 골키퍼는 슈팅 자체가 오지 못하게 수비를 잘 리드해야 한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됐던 점이 아쉬웠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며 내일을 생각했다.

든든한 수문장다운 면모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팀이 부진하여지자 축구 외적인 부분들을 완전히 차단했다. 오로지 축구와 부천의 승격만 생각했다.

평소 SNS를 활발히 운영했던 류원우는 “팀 성적이 중요했고,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 끊었다. SNS뿐만 아니라 컴퓨터 사용, 외출 등 개인적인 시간을 다 없앴다. 선수들과 어떻게 이길 건지에만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행히 오늘 승리를 거뒀다. 순위가 앞선 팀들과 승점 차가 크지 않다. 우리가 승점을 최대한 쌓는다면 3, 4위로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 거다”라며 긍정적인 자세도 잊지 않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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