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경질, '성적 부진' 아닌 '협회와 충돌' 때문…''대표팀 관리 방식 놓고 의견 차이''
입력 : 2025.03.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배웅기 기자= 아랍에미리트축구협회(UAEFA)가 돌연 파울루 벤투(55) 감독의 경질을 발표한 가운데 이유를 둘러싼 각종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UAEFA는 26일(한국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벤투의 경질을 알렸다. 행운을 빈다는 형식적 메시지조차 없는 짤막한 '통보'였다. 북한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A조 8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둔 지 불과 8시간 만의 소식이었다.

벤투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이끌던 시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며 '벤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한축구협회(KFA)와 재계약이 불발돼 한국을 떠난 지도 어언 2년이 흘렀지만 많은 팬이 벤투를 잊지 못하고 있다.

2023년 여름 UAE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16강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점차 발전하는 경기력으로 신임을 얻었고, 나아가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A조 3위(4승 1무 3패·승점 13)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향후 2위 우즈베키스탄(5승 2무 1패·승점 17), 4위 카타르(3승 1무 4패·승점 10)와 맞대결이 예정돼있어 여전히 월드컵 직행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나 UAEFA의 생각은 달랐다. 북한전 극적 승리를 따낸 후 갑작스레 칼을 빼들었고, 졸지에 벤투 사단은 무직 신세가 됐다.

일각에서는 성적 부진을 주된 이유로 꼽았지만 내막은 달랐다. UAE 매체 '알 칼리즈 스포츠'는 26일 "UAEFA는 북한을 꺾은 지 불과 8시간 만에 벤투 사단과 만났고, 경질을 통보했다. 우즈베키스탄과 9차전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는 것을 감안하면 의문이 드는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UAEFA는 벤투의 대표팀 운영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UAE 프로리그에서 뛰는 12명의 새로운 선수를 발탁하는 등 과감한 결단을 내렸으나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UAEFA는 북한전에서 극단적 변화를 꾀한 그가 더 이상 대표팀을 이끌 자격이 없다고 판단, 후임 사령탑을 물색하는 쪽으로 가닥 잡았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랍에미리트축구협회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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