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황선홍 감독 소신 선발, 태국전 2연승 가능할까?
입력 : 2024.03.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지난달 27일 제3차 회의를 통해.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황선홍(56) 현 올림픽 대표팀(U-23세 이하) 감독을 선임, 1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태국과의 2연전에 출전할 23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하극상 논란'으로, 국민적 분노와 실망감을 불러 일으키며 뜨거운 감자로 대두된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을 선발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하극상 논란'으로 이강인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실망감이 아직까지 사그라들지 않은 상황에서, 황선홍 감독의 판단에 따른 속죄 부여의 배려로 읽힌다. 이에 KFA는 어떤 방식으로 든 공감대 형성을 위한 이강인의 국민을 상대로 한 공식적인 속죄 기회 마련 필요성이 제기된다. 반면 황선홍 감독은 전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에게 외면 받았던, 주민규(34.울산 현대), 권경원(32.수원 FC), 백승호(27.버밍엄 시티) 등을 선발 변화를 줬다.

태국은 지난해 11월 일본출신 이시이 마사타다(57)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상승세를 타며,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 한국에게는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현재 2경기씩을 소화한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한국과 태국은 각각 2승(한국 3-0 중국, 한국 5-0 싱가포르)과 1승 1패(태국 1-2 중국, 태국 3-1 싱가포르)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에게 이번 2연전은 최종 예선 진출을 위한 사실상 조 1위 결정전이다. 이에 황선홍 감독의 선수 선발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무리수를 두지 않고 기존 카타르 아시안컵 주축 멤버 선발에 의한 안정성에 무게 중심을 뒀다. 그렇다면 황선홍 감독에게 주어진 필승 과제는 전술, 전략적 변화와 함께 분위기 전환 및 승리를 위한 동기부여 제공이다.

분명 한국 축구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역대 스쿼드 구성에 따른 역대급 전력에도 불구하고, 전 클린스만 감독의 무능력으로 숙원인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은 고사하고 '무색무취' 축구로 치욕을 맛본 채, 자처하던 '아시아 맹주'로서의 자존심과 위상까지도 땅에 떨어졌다. 이에 지금 역대전적과 FIFA 랭킹 등 객관적인 우위는, 한국 축구에게 단지 참고 사항에 불과할 뿐 결코 태국전에 필승 조건으로 받아들여 질 수 없다.

이를 직시한다면 황선홍 감독의 스트라이커 주민규 선택은 공격 전술 변화와 더불어 득점력 향상을 염두에 둔 선발로 간주된다. 한국과 태국은 카타르 아시안컵을 통하여 팀 전술, 전략은 물론 선수 개인 장.단점이 낱낱히 드러나 있는 상태다. 이런 현실에서 주민규는 태국의 허를 찌를 수 있는, '신의 한 수' 카드로서 황선홍 감독의 선발 타당성은 높다. 태국은 아시안컵에서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에 전방 압박을 앞세우며, 롱킥을 활용하는 빠른 역습 플레이를 구사하는 특징을 보여줬다.

이같은 특징의 축구는 2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1차전 경기에서 만큼은 그대로 유지 될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공격전술 이전에 스트라이커의 개인 능력에 의한 결정력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는 26일 방콕 라자망 국립경기장에서 개최되는 2차전이다. 2차전은 1차전 경기 결과와 여건 및 상황에 따라 충분히 전술, 전략적 변화 불가피성이 있다.

그렇다면 홈 경기인 2차전에서 태국의 선 수비, 후 공격 전술 고수 건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태국은 공격자원 수파낫 무에안타(OH 르벵.벨기에),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 자로엔삭 웡고른(무앙통 유나이티드), 그리고 태극 축구의 상징 차나팁 송크라신(빠툼 유나이티드) 같은 경쟁력 있는 공격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태국이 2차전에서 얼마든지 선 공격, 후 수비 전술 변화로 한국을 상대할 가능성을 시사해 준다.

이에 상대적으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드러낸 한국의 수비력과 공격 전개의 중원 취약성 문제가 대두된다. 백승호와 권경원은 바로 이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황선홍 감독의 맞춤 선발로 읽힌다. 백승호는 황인범(27.츠르베나 즈배즈다)과 함께 중원에서 야전 사령관 역할을 하며 공수에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능력자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으로 태국과의 2연전은 또 다른 의미성을 부여해 주는 경기다. 그것은 바로 한국 축구의 분위기 전환 경기라는 점이다.

분명 태국과의 2연전을 통하여 한국 축구가 승점 6점을 챙긴다면,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실추된 자존심과 위상 재확립에 의한 희망을 되살릴 수 있으며, 또한 황선홍 감독에게도 U-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으로서 현실 안주가 아닌, 더 높은 비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감독의 선수 선발은 팀 승.패를 80% 정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번 황선홍 감독의 선수 선발은 발표전까지 제기됐던, 미디어를 포함 한 주변의 특정 선수 선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일축한 확고한 소신 선발로 간주된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한국 축구에게는 태국전을 통하여 카타르 아시안컵 참사의 불을 끄는, 내용과 결과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지상 과제가 있다. 황선홍 감독은 이같은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 감독이지만 지휘봉을 잡는데 주저하지 않으며, 선수 선발까지 모두 마무리 태국전 2연승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실로 황희찬(28.울버햄튼)의 부상 낙마까지 겹쳐 고민이 많았을 선수 선발이다. 이에 이제 부터는 선수 선발에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며, 오직 황선홍 감독을 믿고 승리에 대한 기쁨에서 나오는 아드레날린을 기대할 때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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