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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포커스] '은퇴가 아닌 새로운 시작' 제주는 언제나 유연수와 함께 한다
입력 : 2023.11.13
[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제주유나이티드는 언제나 유연수와 함께 한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은퇴를 결정한 유연수. 비록 축구 인생은 화려하게 꽃 피우지 못했지만 제2의 인생은 누군가의 아픔과 좌절을 막을 희망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그리고 팬과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수 많은 응원과 지원은 그 희망의 씨앗에 든든한 자양분이 됐다.

유연수는 지난 2020년 제주에 입단해 총 9경기에 출전하며 차세대 수문장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지난해 10월 음주운전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동안 유연수는 치료와 재활을 통해 그라운드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하반신 마비라는 진단을 받았고 자신의 전부였던 축구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찾아왔지만 유연수의 주황빛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가족, 동료, 팬, 구단으로부터 수 많은 응원 메시지를 받으면서 그는 더 단단해졌다.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병원에서 탁구를 접한 유연수는 아버지와 라켓을 통해 희망의 탁구공을 주고 받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유연수는 앞으로 탁구를 비롯해 다양한 종목을 겪어보고 자신에 맞는 걸 찾아 패럴림픽에 나가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그 사이 제주는 묵묵히 유연수를 기다렸다. 31번 주인도 바뀌지 않았다. 제주는 유연수의 쾌차를 기원하기 위해 2023시즌 한 시즌간 31번을 결번하기로 결정했다. 31번은 유연수가 2020년 프로 데뷔부터 애용했던 그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등번호다. 제주는 홈 경기때마다 유연수를 등록 선수로 소개하며 유연수의 복귀를 간절히 기다렸다.

유연수가 오랜 고심 끝에 축구화를 벗기로 결정하자 제주는 그를 위해 특별한 은퇴식을 준비했다. 11월 11일(토) 오후 4시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 홈 경기(0-0 무)에서 유연수의 은퇴식을 열었다. 제주는 1년 만에 다시 제주월드컵경기장을 돌아오는 유연수를 위해 팬들과의 거리를 좁히면서 많은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배려했다.

유연수는 경기 시작 전 팬사인회에서 약 1시간 동안 팬들을 직접 만나면서 큰 힘을 얻었다. 한 팬은 "빛나는 유연수 선수, 유연수 선수의 앞으로 빛날 날들도 응원하겠다"라며 유연수에게 커다란 감동을 선사했고, 많은 팬들도 유연수에게 사인을 요청하며 미리 준비한 선물과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며 유연수의 희망찬 또 다른 시작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경기 시작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를 뛰는 모습, 경기장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팬들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항상 서포터즈석을 보면 제 걸개가 걸려있더라. 열심히 재활을 하라는 의미처럼 보여서 기억에 남는다. 이를 통해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앞으로도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제주 서포터즈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제주의 영원한 No.31 골키퍼 유연수를 기억할 수 있도록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유연수의 등번호인 31번에 맞춰 전반 31분 박수 응원을 펼쳤다. 관중들은 박수와 함께 유연수의 이름을 연호했다. 서울 원정팬도 예외는 없었다. 유연수는 이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면서 제주에서 쌓은 마음 속의 추억들을 하나둘씩 꺼냈다.

이러한 감동의 울림은 하프타임에 진행된 은퇴식에서 더욱 커졌다. 부모님과 함께 그라운드로 나선 유연수는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유연수는 "제주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했고, 제주는 특별히 준비한 헌정영상과 액자, 유니폼을 전달하며 위로했다. 이후 유연수는 그라운드 곳곳을 직접 돌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냈다. 서울 원정팬들도 기립박수로 보내며 많은 감동을 자아냈다. 제주 선수단도 그를 기다린 뒤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감정을 추스린 유연수는 끝으로 자신을 위해 특별한 은퇴식을 준비해준 제주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그는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못 걷는다는 얘기와 축구를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힘들고 슬펐다. 그래도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구단에서 은퇴를 결심한다면 은퇴식을 해주겠다고 말해줘서 큰 힘이 됐다. 제주에서 3년동안 정이 많이 들었다. 다시 올 수 있으면 시간을 내서라도 올 것이다. 워낙 잘 챙겨 주셨다. 언제든 불러 주시면 올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은퇴식이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제주는 유연수의 밝은 앞날을 기원하고 도울 예정이다. 현재 가해자는 사고 이후 1년 1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고 처벌도 받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재기소를 한 상태. 제주는 유연수가 더 이상 실의에 빠지지 않도록 계속 노력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정조국 감독대행 역시 경기 후 "연수한테 해주고 싶은 말은 제주유나이티드는 언제나 연수와 함께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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