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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해명에 유튜브까지… 김연경 포함 선수단 땀에 먹칠한 흥국생명
입력 : 2023.01.06
[스포탈코리아=인천] 한재현 기자=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권순찬 전 감독 경질 후폭풍을 이상한 해명으로 화만 키우고 있다. 이제 선수들의 땀과 노력마저 먹칠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5일 오후 7시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GS칼텍스 Kixx와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1-25, 25-19, 25-18, 21-15, 15-10) 승리를 거두며, 선두 현대건설 추격을 이어갔다.

이날 승리는 온전히 기쁨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2월 권순찬 전 감독과 김여일 전 단장이 동시에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더구나 권순찬 전 감독은 성적 부진도 아니었고, 도덕적으로 문제될 만 한 사유 없이 “구단과 방향성이 맞지 않다”라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경질이라는 날벼락을 맞았다.


구단이 주장한 “방향성이 맞지 않다”라는 이유는 선수 기용 간섭이었다. 김여일 전 단장을 앞세운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옐레나를 동시 전위 내세운 전략에 손을 대려 했다. 권순찬 전 감독은 이를 듣지 않았다. 선수 기용과 권한을 침해한 구단의 월권이었다.

김여일 전 단장에 이어 부임한 신용준 신임 단장은 “선수 기용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선수단 운영에 갈등이 있었다. 로테이션 문제에서 의견이 안 맞았던 것 같다"라고 선수 기용에 간섭하지 않았던 점을 강조하려 애를 썼다.

그러나 선수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은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다. 마음 상한 선수들도 있었다. 선수 기용 관련해서다. 나는 코칭 스태프에 이야기 했었다. 마음이 상했다고 말씀 드렸다”라고 했으며, 김연경 역시도 “기용 간섭설은 사실이다. 경기를 원하는 대로 하다가 지는 상황도 있었다”라며 신 단장의 해명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해명 중 더 황당한 답변도 나왔다. 신용준 단장은 팬들의 의견 수렴 방법 질문에 “유튜브에서도, 주변에서도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라며 “김연경이 있는데 1위를 못하면 안 된다. 우승이 목표다"라면서 '2위'를 달리던 권순찬 전 감독을 경질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감독보다 팬들의 목소리가 우승에 가깝다고 본 것이냐는 지적에 신 단장은 "그렇다"라고 답해 더 놀라게 했다.

결국, 신용준 단장의 해명은 기준과 시스템이 없이 구단 운영을 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꼴이 됐다. 비전문가인 일부 팬과 유튜버만 믿고 감독 경질과 평가는 일반 프로 구단에서 나올 수 없는 일이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GS칼텍스와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고, 김연경은 장염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지만, 5세트까지 투혼을 발휘하며 2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승리를 따내고도 “부끄럽다”라고만 연발했다. 권순찬 전 감독에 이어 감독대행을 맡은 이영수 수석코치마저 사퇴를 선언했다. 사령탑의 연이은 이탈에 천하의 김연경도 흔들리지 않는 게 이상하다.

흥국생명 구단이 앞으로 할 수 있는 건 실책을 인정하고, 선수단과 현장 배구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존중해줘야 한다. 선수들의 땀에 더는 먹칠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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