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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팬서비스 #긍정에너지, 농구팬들은 정재홍을 잃어 황망합니다
입력 : 2019.09.04
[스포탈코리아] 이은경 기자= 지난 3일 밤, 정재홍(서울 SK)의 갑작스런 부고가 전해졌다.

SK구단은 이날 밤 정재홍이 손목 수술을 받기 위해 종합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수술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런 심정지로 사망했다고 알려왔다. 향년 33세. 농구 선수로서 한창 물이 오른 나이였다.

정재홍의 사망 소식은 너무나도 갑작스러워서 그를 알던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농구팬들도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는 평소 자신의 기량 향상과 팬사랑을 위해 노력하는 태도에서 진한 진심이 느껴졌던 선수였기에 안타까움이 더하고 있다.

정재홍은 2008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오리온에 지명됐다. 이후 전자랜드를 거쳐 2017년부터 SK에서 뛰었다.


프로 데뷔 전 인천 송도고등학교, 동국대학을 거친 그는 키 178cm의 단신 가드로 ‘성실하고 활용도 높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리그 판도를 좌우할 정도의 톱 플레이어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재홍이라는 이름이 팬들에게 기억된 ‘사건’이 하나 있다. 정재홍은 2015년 자비를 들여 비시즌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농구 스킬 트레이닝 캠프에 다녀왔다. 연봉 9000만원을 받는 선수가 2500만원을 들여 미국으로 떠났다는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정재홍의 사망 소식에 달린 팬들의 댓글을 보면 유난히 ‘팬서비스가 좋았다’는 내용이 많다. 정재홍이 그만큼 특별했기 때문이다.

그는 앞서 말한 미국 스킬 트레이닝 경험 후 2016년 오리온 멤버로서 우승을 이뤄내자 우승 기념으로 팬 100여 명을 선발해서 자신이 배워온 기술을 직접 전수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후 정재홍은 SK로 팀을 옮긴 후에도 매년 팬들을 대상으로 ‘정재홍 농구캠프’를 열었다. 참가하고 싶어하는 팬들의 열기도 꽤나 뜨거웠다. 지난해 이 행사와 관련한 ‘점프볼’ 인터뷰를 보면 정재홍은 “현역을 마치더라도 캠프는 계속 이어가고 싶다. 무릎이 잘 안 굽혀질 때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농구에 대형 스타가 없다고들 한다. 선수들의 기량이 바닥 수준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그런 현실 속에서 정재홍은 조금이라도 자신의 농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팬들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나눠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 팬서비스를 진심으로 즐겼다. 때로는 코트 안에서 너무 밝은 표정만 짓는다는 싫은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넘쳤다.

프로라는 틀 안에서 안주해 버리는, 팬들과 담을 쌓아 올리는 선수들을 보며 실망했던 팬들도 정재홍을 보면서 기뻐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나눴다. 그런 정재홍은 너무나 황망하게 빨리 떠났다.

사진=뉴시스, 스킬트레이닝 유튜브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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