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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리그 외국인 선수 리포트 – 두산 베어스 스캇 반 슬라이크
입력 :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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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6월 26일 두산 베어스가 지미 파레디스의 빈 자리를 채울 새로운 외국인 타자 영입을 발표했다. 연봉 32만 달러에 두산에 합류하게 된 스캇 반 슬라이크는 2013년 LA 다저스에 진출한 류현진의 경기 중계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도 어느 정도 익숙해진 이름이다.


배경

스캇 반 슬라이크는 야구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앤디 반 슬라이크는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되어 세인트루이스, 피츠버그 등에서 13년을 뛰며 5번의 골드글러브, 3번의 올스타에 선정된 스타 선수였다. 아버지를 따라 야구를 시작한 스캇은 날렵했던 아버지와 달리 193cm, 102kg의 건장한 체격이 돋보이는 선수다. 당초 대학 진학이 점쳐져 드래프트에서 14라운드라는 낮은 순번에 지명됐으나 예상과 달리 지명을 받아들여 2005년부터 다저스 마이너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 생활은 아버지처럼 쉽게 풀리지 않았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년 주기로 부진과 활약을 반복하며 빠르게 성장하지 못했다. 데뷔 8년차가 된 2012년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빅리그 로스터가 꽉 차 적은 기회만 얻은 데다 주어진 기회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3년에는 대타와 좌투수 플래툰 자원으로 출장 시간이 더 늘어났고, 2014년에는 98경기 246타석에서 타율/출루율/장타율 0.297/0.386/0.524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냈다. 아마 한국 팬들의 뇌리에 박혀 있는 ‘한 방이 있는 타자’ 반 슬라이크의 이미지는 이 시기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2015년에도 반 슬라이크는 ‘퐁당퐁당’식 출전을 거듭하며 한 시즌을 보냈다. 100% 역량을 보이기 어려운 조건이었고, 여기에 등쪽 부상을 입으며 본인의 기량도 줄어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2016년에는 손목 부상까지 당하며 무기로 삼은 장타력에 큰 타격을 입었고, 8월 관절경 수술을 받아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어느덧 30세가 넘어간 데다 대체자들이 속속 등장해, 마침내 반 슬라이크의 자리는 다저스에서 사라지게 됐다. 결국 다저스는 2017년 7월 2:1 트레이드를 통해 신시내티 레즈에 반 슬라이크를 넘겼다. 그러나 리빌딩 중이었던 신시내티는 그를 빅리그에서 기용하는 대신 트리플A로 내려보내는 수를 선택했다. 그렇게 반 슬라이크는 그대로 트리플A에서 시즌을 마쳤다.

올해 FA자격을 취득한 반 슬라이크는 다저스 시절 은사였던 돈 매팅리 감독이 이끄는 마이애미 말린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리빌딩 팀이었던 마이애미에서는 스프링캠프 경쟁을 통해 빅리그 로스터 한 자리를 꿰차기 쉬울 거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음에도 시즌을 트리플A에서 시작하게 됐고, 5월 귀 쪽에 질환이 생겨 한 달 가량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반 슬라이크의 커리어는 사실상 황혼기에 들어갔다. 빅리그 입성의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많은 연봉을 받았던 것이 아니기에 현실적인 선택의 동기는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때맞춰 그를 찾은 두산의 손을 잡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정이었다.



<스캇 반 슬라이크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



스카우팅 리포트

반 슬라이크의 프로필은 여러모로 현재 한국에서 뛰고 있는 한 외국인 타자와 닮아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중심 타자로 활약 중인 다린 러프가 그 대상이다. 왼손 투수 상대로 강점을 보인 오른손 타자라는 점, 나쁘지 않은 선구안과 위협적인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펀치력, 아주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려운 컨택트 능력까지. 거기다가 메이저리그 시절 기록한 성적, 타석 숫자도 비슷할 정도다.



<러프-반 슬라이크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 비교>



자연스럽게 반 슬라이크에 대한 기대치의 비교 대상으로 러프를 꼽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초반 적응으로 어려움을 겪은 이후 러프는 성공적인 한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홈런 생산력, 선구안 등 여러모로 그는 올 시즌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 슬라이크가 러프가 기록하고 있는 타격 성적의 80% 정도만 내더라도 이미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산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전문 1루수였던 러프와 달리 반 슬라이크는 1루수와 우익수를 오가는 유틸리티 선수로 뛰었다. 거구의 체격 때문에 엉성한 수비력을 예상하게 되지만, 뜻밖에 다저스 시절에 그는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선보인 바 있다. KBO리그 기준에서 본다면 최소한 평균 수준의 우익수 수비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1루수로 기용하기엔 전문성이 떨어진다.

걱정되는 점은 부상 이력과 최근 성적이다. 손목 부상은 반 슬라이크의 펀치력을 확실하게 반감시켰다. 2015년부터는 메이저리그에서 장타율 0.400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올해 부상 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손목 수술 이후 2년 가까이 시간이 지났으니 부상 여파에서 벗어났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전망

최근 KBO리그에는 마이너리그 시절 이상의 성적을 내는 외국인 타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물론 실패한 사례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앤디 번즈, 로저 버나디나, 멜 로하스 주니어, 재비어 스크럭스는 리그 내 ‘준수한 선수’에서 ‘특급 타자’로 위상이 격상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추신수의 백업으로 뛰던 제라드 호잉은 리그를 초토화하고 있다. 러프 역시 마이너리그 시절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경향이 이어진다는 전제 하에 반 슬라이크의 ‘리그 폭격’도 어렵지 않게 전망할 수 있다. 잠실의 거대함이 억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많은 두산 타자들이 잠실 안팎을 가리지 않고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하며 홈구장 효과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시작부터 전임자 수준으로 심각한 결과를 내지 않는다면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설령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더라도 2위권과 상당한 격차를 벌린 팀 사정상 많은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밀 로저스와 헥터 노에시를 시작으로 KBO리그에도 점점 ‘현역 메이저리거’에 준하는 명성을 지닌 선수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례가 그러했듯이 반 슬라이크도 이름값에 걸맞는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연 반 슬라이크 영입이 두산의 독주를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지 지켜보도록 하자.

기록 출처: STATIZ, Baseball America, Baseball-Reference

야구공작소
박기태 칼럼니스트 / 에디터=이택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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