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욕설과 거친 충돌, 실종된 ‘너와 나, 우리의 K리그’
입력 : 2016.06.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전] 한재현 기자= 축구 경기 특성상 거친 장면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도를 넘은 거친 플레이와 얼굴 붉히는 욕설이 난무하면서 스포츠가 가지는 존중과 페어 플레이는 상실 됐다. 대전 시티즌 대 부천FC1995전에서 나온 장면들은 그야말로 낯부끄러웠다.

지난 2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대 부천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6 20라운드.

후반 15분 대전 공격수 김동찬의 선제골이 나오고, 흐름은 대전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 순간 심상치 않았던 쪽은 부천. 부천 선수들은 경기가 안 풀린 탓인지 거친 반칙을 남발하기 시작했고, 특히 대전 공격수 구스타보는 여러 차례 넘어지고 고통스러워 하며 부상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겼다. 또한 원정 온 부천 팬들이 거친 욕설을 서서히 남발하면서 선수들도 덩달아 흥분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사건은 후반 37분에 터졌다. 부천 공격수 바그닝요가 드리블하면서 슈팅을 시도하려는 순간 대전 골키퍼 박주원이 재빨리 볼을 잡았다. 바그닝요는 그 과정에서 박주원의 어깨를 밟았고, 이를 본 대전 주장 김병석이 항의하기 위해 달려들며 잡아 채는 순간 양 팀 선수들은 뒤엉키며 몸싸움을 펼쳤다. 자칫 주먹다짐까지 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흥분한 건 선수들뿐 만 아니었다. 부천 원정 서포터석 바로 앞에서 이뤄졌기에 수십명의 부천 팬들은 관중석 난간까지 달려오며 이물질 투척과 함께 거친 욕설을 내뿜기 시작했다. 이들의 목소리는 2층에 있는 기자석까지 생생하게 들릴 정도다. 대전 장내 아나운서는 “어린이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욕설을 자제해달라”라고 수 없이 자제 멘트를 보냈지만 흥분한 부천 서포터들에게 통하지 않았다.

바그닝요와 김병석은 바로 퇴장 당했고, 박주원이 일어나면서 경기가 재개되려 했으나 부천 서포터들의 욕설은 멈출 줄 몰랐다. 이로 인해 경기가 다소 지연됐고, 추가 시간 8분이 주어진 원인이었다.

흥분한 건 대전 서포터들도 마찬가지였다. 부천 팬들의 거친 욕설과 반칙에 참지 못해 욕으로 대응했다. 이어 후반 46분 완델손과 강지용은 또 한 번 충돌로 다시 한 번 아찔한 상황까지 갔고, 경기 후에도 양 팀 코칭스태프간 언쟁까지 더해졌다. 한 마디로 깔끔하지 못한 경기로 마무리 됐다.

K리그는 올 시즌 ‘너와 나, 우리의 K리그’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동업자 정신과 페어 플레이, 서로간의 존중을 강조했다. 이날 저녁 대전에서 일어났던 욕설들과 거친 플레이, 이물질 투척은 K리그와 축구의 가치에 적합했는지 묻고 싶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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