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영 사례로 본 2사 후 뜬공의 중요성
입력 : 2013.09.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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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이영하 기자= 간단한 팝 플라이를 잡지 못한 것이 연장승부까지 이어질 줄 누가 알았을까.

넥센 히어로즈는 5 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1회초 김민성의 1타점 결승타로 2-1 승리를 거뒀다.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간 이날 경기를 지배한 것은 선발투수도 중심타선도 아닌 넥센 좌익수 장기영의 수비였다.

넥센은 1-0으로 앞선 7회말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 선 NC 김종호는 넥센 투수 송신영의 2구를 받아쳤다. 하지만 공은 배트 윗부분에 맞고 좌익수 방면으로 솟구쳤다. 송신영은 하늘을 가리키며 뜬공임을 알렸고 좌익수 장기영이 타구를 쫓았다. 7회말을 이렇게 마무리 짓는 듯 했다.

하지만 장기영은 글러브를 생각보다 빨리 오므렸다. 글러브에 들어가지 못한 공은 그라운드 위로 떨어졌다. 장기영이 떨어진 공을 줍는 사이 2루주자 박으뜸이 홈을 밟아 순식간에 동점이 됐다. 그리고 경기는 11회말까지 이어졌다. 장기영의 실책이 없었다면 경기는 좀 더 일찍 끝날 수 있었다.

비슷한 장면이 메이저리그에도 있었다. 이때는 조금 더 극적이었다. 2009년 6월 12일 뉴욕 메츠와 뉴욕 양키스의 서브웨이 시리즈 첫 경기에서 있던 사건이다. 7-8로 뒤지던 양키스는 9회말 2사 1,2루의 역전 기회를 맞았다. 타석에 선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3볼 1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상대 투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의 5구를 받아 쳤다. 결과는 2루수 머리 위로 뜬 간단한 팝 플라이 누구도 메츠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메츠 2루수 루이스 카스티요가 이 공을 놓친 것. 정확히 말하자면 공을 잡기도 전에 글러브를 오므렸다. 결국 이 실책으로 2루주자 데릭 지터와 1루주자 마크 테세이라가 홈을 밟으며 9-8로 말도 안 되는 역전승을 일궈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일화 중 하나다.

팝 플라이 실책은 자주 목격된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뜬 공이 조명탑에 들어가는 일도 있고, 수비수 눈에서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일도 있다. 하지만 장기영과 카스티요가 한 실책은 명백히 포구실책이다. 두 선수는 공이 글러브에 채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글러브 입구를 오므렸다.

보통 2사 후가 되면 주자들은 타자의 배트에 공이 닿는 소리 즉, 타구음을 듣는 즉시 스타트를 끊는다. 위 사례와 같은 실책이 종종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2사 후 간단한 팝 플라이라 할지라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장기영과 카스티요의 사례는 수비수의 집중력이 얼마나 경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물론 기나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루면서 이런저런 실책을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2사 후 뜬공의 중요성을 안다면 주자가 있을 때는 특별히 집중해야한다.

사진 =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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