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겔 앙헬 디아스] 무리뉴가 반드시 바르사를 이겨야 하는 이유
입력 : 2012.0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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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기자 회견장. 레알 마드리드 감독 주제 무리뉴는 좋아하지 않았지만, 기자가 던진 질문은 나쁜 의도가 있다거나 예의가 없는 질문이 아니었다.
"잃을 것이 많은 경기라고 생각하나?"
무리뉴는 자리에서 일어나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싸움을 걸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아무 것도 잃지 않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트로피를 들어야 하나? 매 경기가 내겐 개인적인 만족감을 주고 기쁨을 준다."

무리뉴에게 연이은 엘클라시코는 기자회견장에서 그를 자극하고 훨씬 더 퉁명스러운 모습으로 만든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3차례 공식 경기에서 22승을 챙겼다. 바르사와의 맞대결이 유일한 패배다. 과르디올라를 상대로 8차례나 만나 한 번 밖에 승리하지 못했다. 그것도 연장전 승리였다. 물론 1993년 이후 이루지 못한 코파 델레이 우승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7경기를 보면 바르사가 4승을 챙겼고 3번은 비겼다.

무리뉴에게 이 대회는 영향력이 크다. 좋다. 무리뉴 본인에게는 아니라고 치자. 무리뉴는 그의 개인적인 만족과 기쁨을 위해 경기를 한다고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입장은 다를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추종자들은 지난 시즌 충분히 불쾌감을 준 그들의 영원한 라이벌에 의해 탈락하고도 감독이 기쁨을 느낀다면 아마 미쳐버릴 것이다.

무리뉴가 코파 델레이 대회의 비중이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 말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번 경기의 의미는 그 이상이다. 단순히 코파 델레이에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느냐 탈락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몇 시즌 여러 대회에서 마주치면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바르사를 상대로 한 몇몇 경기에서 열등감을 느끼야 했다. 이러한 열등감을 치유할 수 있는 최고의 약은 바르사를 탈락시키는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대진 추첨을 통해서도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재회할 수 있다. 마드리드 선수들은 두 차례 경기를 통해 결정되는 토너먼트전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것이다. 베르나베우와 캄노우에서의 전략은 다를 것이다. 게다가 두 경기 모두를 승리해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도 아니다. 두 차례 무승부 만으로도 마드리드는 4강에 오를 수 있다.

아르벨로아와 케디라의 결장은 확실하다. 소집 명단 결정 마자막 순간에 디마리아가 무리뉴의 계획에 포함되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자신이 어떤 전술을 내세워도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실수다. 지난 코파 델레이 말라가와의 16강전에서 무리뉴는 큰 칭송을 받았다. 0-2로 전반전을 마친 뒤 하프타임에 외칠, 벤제마, 케디라를 동시에 투입해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무리뉴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도 전술적인 교훈을 얻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전술 세계에서 그의 능력을 입증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는 능력있는 선수들을 보유했다. 그런 선수들 많은데다가 모두 다재다능하다. 감독이 그라운드 위에서나 심리적으로나 팀을 올바르게 구축하기만 하면 된다.

무리뉴는 올 시즌 최대 목표가 라리가 우승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맞다. 하지만 라리가 우승과 코파 델레이 우승을 함께 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마지막으로 두 개의 대회를 동시에 우승한 것이 언제인지 아는가? 1988/1989시즌이다. 만약 무리뉴가 동시 우승을 이룬다면 아직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없지만 레알 마드리드 클럽 역사에 충분히 이름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글=미겔 앙헬 디아스(스페인 '라디오 마르카' 기자, '스페인 대표팀의 비밀' 저자)
번역=한준 기자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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