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한화 이글스 자진 삭발→“공이 무섭기 시작” 은퇴 결심까지 (‘유퀴즈’)[종합]
입력 : 2024.04.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박하영 기자] ‘유 퀴즈 온 더 블럭’ 야구 해설위원 김태균이 한화 이글스 소속이었던 선수 시절을 회상, 특히 자진 삭발하게 된 일화를 전했다.

2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나는 행복합니다’ 특집으로 이글스의 영원한 52번 김태균 해설위원과 뼛속까지 '주황색 피' 최양락이 출연했다.

이날 최양락은 등장과 동시에 “섭외할 때는 1위했다. 근데 그 사이에 5위로 떨어졌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김태균은 “비가 와서 그렇다. 우천 취소가 되면서 흐름이 끊겼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유재석은 “두 분은 친분이 있으시냐”라고 물었고, 최양락은 “야구장에서 수도 없이 보고 굉장히 많이 본 거 같은데 직접 통성명한 건 처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반면 김태균은 “한화 이글수 홍보대사를 하셨고, 시구도 자주 오셔서 굉장히 친근하지만 다른 방송에서 이글스 욕하시는 것도 많이 들어서 궁금했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 가운데 최양락은 “섭외 전화 받았을 때 1위였다. 그러다 작가 분과 통화 끝난 이후부터 계속 지더라”라며 작가와 주고 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했다. 문자에는 계속 지는 경기에 최양락은 녹화를 연기해야 할 것 같다고 했고, 작가는 그대로 녹화를 진행한다며 위로를 건넨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최양락은 “팽 여사는 야구를 전혀 모르는데 내가 류현진 선수 걱정하며 한숨 쉬니까 (아내가) ‘본인 걱정이나 해! 류현진 선수는 170억 벌잖아’라고 하더라. 하긴 (듣고보니) 내가 170억 버는 사람 걱정할 이유는 없더라. 돈으로 따지니 그렇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런가 하면, 유재석은 김태균에 대해 “KBO 역사상 연구결번된 선수가 열일곱 분 밖에 안 된다. 그중 한 분이 김태균 선수다. 기록 자체가 엄청나다”라며 KBO 우타자 역대 최다 안타, 86경기 연속 출루, 최초 한 시즌 300출루, 홈런 311개, 신인왕, 타격왕, 홈런왕이라고 소개했다.

최양락은 “암흑기였기 때문에 김태균 선수가 오히려 능력, 실력에 비해 평가가 덜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태균 선수가 현역 시절에 ‘이대호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렇게 생각한다. 워낙 (한화 이글스가) 최하위권이었으니까 티가 안 나는 거다”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유재석이 “팀 성적도 더불어서 좋았으면 그런 부분이 평가를 받았을 텐데”라고 거들자 최양락은 “그렇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영웅이 될 줄 알았는데 난세에 어렵게 살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자 조세호는 “이 선수가 대단한 선수인 게 사실은 한화에서 운영하는 학교가 있지 않나. 그 고등학교 출신이다. 1학년때부터 4번 타자였다”라고 감탄했다. 유재석은 “김태균 위원도 수십 년간 하던 말이 있다.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언급했다.

김태균은 “시즌 시작할 때는 ‘저희가 스프링 캠프 때 정말 열심히 했으니까 많은 기대를 해주셔도 될 거 같다. 올해는 다를 거다’라고 한다. 시즌 끝나면 ‘죄송하다. 또 겨울에 준비 잘해서 내년에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한다. 계속 그게 반복되니까 이게 뻐꾸기도 아니고 죄송했다. 죄인 같이 8년을 보냈다”라고 털어놨다.

또 김태균은 한화 이글스가 13연패 했을 당시 자진 삭발 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는 “13연패 했을 때, 삭발하고 농군 패션도 하고 회기도 해보고 혼내도 보고 다 해봤다. 뭘 해도 안 되더라. 잠도 못 자고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이거 안 되겠다’ 해서 삭발을 하고 나왔는데 후배들이 보고 다 같이 다음날 삭발을 하고 왔더라. 마음도 짠하고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13연패 끊을 때 제가 홈런 두 개를 치고 하면서 마지막 9회 말에 마지막 타구가 하늘로 뜨더라. 제가 타구를 보는데 울컥하면서 ‘드디어 끝났다’ 싶었다. 끝나고 MVP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이 났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에서 김태균은 “삭발한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것도 아니고 농군 패션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닌데 가만히 있으면 안 되니까. 팬들한테 그런 뭔가를 자꾸 시도를 하는 모습이라도 보이는 게 예의라는 생각도 했었다”라고 회상했다.

당시 김태균은 13연패 뿐만 아니라 18연패 할 때도 홈런을 치면서 흐름을 끊었다고. 그는 “결국 그 생각이 들더라. 내가 문제였구나. 내가 진작 잘했으면 13연패도 없었을 거고 18연패도 없었을 거고. 프로 생활할 때 단 한 번도 개인 타이틀에 욕심내 본 적이 없었고 ‘오늘 상황에서는 이 상황에서는 내가 어떻게 해야 팀한테 도움이 될까’ 그런 생각을 항상 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태균은 한화 이글수 주장 당시, 선후배들의 고민을 들어주기만할 뿐 정작 자신은 의지할 곳이 없었다며 “야구하면서 억지로 웃고, 억지로 괜찮은 척하고 그런게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다 김성근 감독에게 대뜸 ‘너 외롭지? 힘들지? 원래 최고의 자리는 외로운 거다. 그걸 이겨내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라고 듣게 됐다고. 김태균은 “눈물이 막 흘렀다. 이런 말을 해준 사람이 처음이었다”라며 김성근 감독에게 감동 받은 사연을 전했다.

또 김태균은  “타석에 들어갔는데 공이 얼굴쪽으로 날아왔는데 옛날 같으면 피했을 텐데 내가 거의 다와서 간신히 피하고 휘둘렀다. 내 몸도 안 따라주는구나 싶었다. 젊을 때는 몸쪽에 공이 날아오면 맞고라도 나가야지 했는데 나중에 은퇴할 때는 이거 맞으면 죽을 것 같고, 막 뼈가 부러질 것 같았다”라고 공 오면 피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곤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mint1023/@osen.co.kr

[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