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베테랑’ 현영민, “전남의 태풍 일으키겠다”
입력 : 2016.02.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광양] 김성진 기자= 2014년 16라운드까지 2위였지만 최종 순위는 6위. 2015년도 24라운드에 3위까지 올라섰지만, 이후 최종 순위는 9위. 지난 2년의 전남 드래곤즈 순위 등락이다. 2년 연속 상위 순위를 지키지 못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출전도 무산됐다.

전남은 3년 연속 이러한 비극을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선수들 모두 6위권 진입으로 그룹A 진출 그리고 내년 ACL 출전권 획득이라는 목표를 말한다.

전남의 최고참 현영민(37)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를 끝으로 김병지가 팀을 떠나면서 팀 내 최고참 선수가 된 그는 올 시즌을 전남이 명예회복을 하는 해로 잡았다. 그리고 팀의 큰 형님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목표를 위해 쉼 없이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전남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현영민은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그것이 후반기에 미풍이 됐지만, 올해는 돌풍을 일으켜 태풍이 되게 하겠다”는 그의 말에서 전남이 올 시즌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잘 나타났다.



- 올해 만 37세다. 프로 생활을 오래 할 것이라 생각했는가?
내 포지션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목표가 있었다. (대부분 은퇴한) 2002년 월드컵 멤버 형들도 선수 때가 제일 좋다고 말한다. 선수 생활을 지금까지 할 수 있게 해준 부모님과 팀에 감사하다. (프로 데뷔팀인) 울산에서 운 좋게 개막전부터 나가 승리해 프로의 시작을 좋게 했지만 끝도 좋게 마무리 해야 한다. 내가 특출 난 것을 갖고 있지 않지만 성실함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걸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며 잘 마무리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 2002에 프로 생활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없는 것 같다.
근래에는 없고 7~8년 전쯤 울산에서 뛸 때 무릎 내측인대를 다쳐 4주 정도 쉰 게 오래 쉰 부상이었다. 준비를 잘 해 부상이 없다. 그래서 부모님께 감사한 게 좋은 몸을 내게 주셨고, 몸에 부족한 점을 보충하게 보약을 정성들여 해주셨다. 경기장에 부모님께서 오시는데 다치면 걱정하시니 부상을 조심했다. 아내도 운동만 할 수 있게 해준다. 내가 집에 도와주는 부분은 10%도 안 된다. 아내에게도 정말 고맙다

- 후배 선수들에게 몸 관리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가?
3가지가 잘 되야 한다. 영양, 훈련, 생활이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축구가 중간에 네트치고 하는 운동이 아니다. 상대와 부딪히고 투쟁심이 있어야 한다. 이 3가지가 잘 맞아야 한다. 잘 먹고 훈련 받으려면 좋은 생활로 일찍 자고 몸을 챙겨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 훈련 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히 해 부상을 당해도 예방할 수 있다.

- 오른발잡이인데 왼쪽 측면에서 뛴다. 그 이유는?
축구를 시작할 때 포지션이 왼쪽 측면 공격수였다. 처음에는 왼발을 안 써봐서 어려웠는데 지금은 왼발도 오른발처럼 자연스럽다. 멀리 안 나갈 뿐 왼발이 더 정확하다. 또 내가 존경하는 선배가 대학(건국대) 선배이기도 한 이영표다. 내가 2학년 때 영표 형이 4학년 주장이었다. 옆에서 잘 봤는데 정말 성실하고 인간적으로 좋아한다. 왼쪽에서 왼발만 쓰면 다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양발을 쓸 수 있으니 상대를 공략할 수 있는 기술이 된다.

- 상대가 수비할 때 예측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예전에 고교 때 상대가 측면에서 날 보면 “접는다(드리블 하다 반대 방향으로 바꾸는 모션)”는 말을 계속했다. 그때 접는 기술로 대표팀 갔다는 말도 나왔다. (웃음) 나만의 무기가 됐다.

- 3월 13일에 개막전을 한다. 어떤 마음이 드는가?
홈에서 개막전을 한다. 상대가 수원FC인데 상대도 보강을 많이 하고 이름값 있는 외국인 선수도 영입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던 우리가 잘 하는 걸 해야 한다. 우리가 잘하는 걸 하기 위해 조직력을 맞춰야 한다. 홈팬들 응원이 있고 힘든 훈련도 잘 견뎠다. 남은 기간 동안 조직력을 다지면 개막전에서 승리할 것이다.

- 수원FC와는 과거에 경기한 경험이 없다. 특징을 몰라 준비하는데 쉽지 않을 텐데?
우리가 잘 할 것을 만들어놓아야 한다. 상대도 공격적인 스타일이니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 지난 1월 이종호, 임종은이 전북으로 이적했다.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이종호, 임종은이 더 큰 팀으로 간 것을 축하한다. 그 선수들이 빠졌지만 동계훈련 갔다 온 뒤 느낀 것은 불안보다 기대가 된다는 점이다. 빠져서 안 된다기보다 서로 경쟁을 통해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경쟁을 통해서 팀이 더 건강해졌다. 당장 빠진 자리가 사라진다고 보장은 못하지만, 내부경쟁 통해서 더 잘해낼 것이라 생각한다.

- 어떤 점에서 기대가 되는가?
조직적인 부분이 반복 훈련과 경기를 통해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 지금 ‘1’이면 나아질 것이라는 선수들의 믿음이 크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부상 선수 없이 훈련에 몰두하고 있고, 조직력으로 단단해진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다.

- 노상래 감독님도 조직력을 강조하던데?
결정할 수 있는 특출 난 에이스랄까? 전북, 서울은 그런 걸 할 선수들이 있다. 우리도 스트라이커에 스테보가 있지만, 주위에서 여러 패턴을 펼쳐야 상대가 대비하기 쉽지 않다.



- 수원FC 다음에 수원 삼성 원정경기다. 이어 울산, 서울 등을 만난다. 어려운 초반 일정인데?
상대가 보기에 우리가 1승 제물일 수 있다.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야 하고 그런 의미로 많은 땀을 흘렸다. 그것이 그라운드에서 나타날 것이다. 또 축구는 예측한대로 되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를 봐도 레스터 시티가 1등할 지 아무도 몰랐다. 우리도 지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그것이 후반기에 미풍이 됐지만, 올해는 돌풍을 일으켜 태풍이 되게 하겠다.

- 지난해 후반기에 12경기 연속 무승을 했다. 선수들이 자존심 회복을 위해 벼를 듯한데?
우리 목표가 6강이고,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이다. 지난해도 시즌 중반까지는 3위권에 들어갔다. 그 뒤 여유가 생겨서 마음의 절실함이 떨어진 것 같다. 목표를 높이 설정하고 치고 나가야 하는데 안주한 것이 실패 요인이다. 올해는 그러지 않도록 힘든 훈련을 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 개인적으로 올 시즌 기대하는 후배가 있나?
내가 수비수라 집안을 든든히 지켜야 하니 골키퍼를 기대한다. 김민식, 이호승이 중심이 돼 뒷문을 걸어 잠글 것이다. 공격수들은 알아서 잘 할 수 있다.

- 무엇이 잘 돼야 원하는 목표 이룰 수 있다고 보나?
부상이 없어야 한다. 우리 팀 27명 중 필드 플레이어가 24명이다. 누가 나가더라도 서로 응원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선의의 경쟁자 관계지만 서로 배려하고 희생을 배웠으면 한다.

- 개인적인 목표는?
부상이 없어야 한다. 내년에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반드시 나가야 한다.

- 김병지, 김남일이 새로운 팀을 못 구하며 무적 상태다. 2002년 월드컵 멤버 중 거의 유일한 현역 선수가 됐는데?
아쉽다. 형님들이나 동생들이 방송을 잘 해 재미있게 본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아쉬운 마음이다. 나도 평생 선수를 할 수는 없다. 2002년 월드컵으로 혜택을 많이 받았다. 마무리를 잘하고 받은 사랑을 돌려드릴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사진=스포탈코리아, 한국프로축구연맹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