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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의 축구생각] 클린스만 감독 선임으로 대두되는 한국 축구의 불안감
등록 : 2023.03.07

[스포탈코리아] 예상했던 결과여서 굳이 놀랄 것도 그리고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이야기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달 27일 공석 중인 대표팀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위르겐 클린스만(59)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세계 축구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독일의 레전드로서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적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 발표는 일단 사전에 대한축구협회가 공약했던 2월 말까지 선임 시한에 부합했다는 점에서 신뢰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선임 발표 다음날 대표팀 운영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마이클 뮐러(58.독일) 전력강화위원장의 클린스만 감독 선임 배경 기자 회견은 이 같은 신뢰성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 1월 한국 축구 사상 첫 외국인 전력강화위원장이라는 중차대한 임무와 역할을 시작한 뮐러 위원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국제적 판단, 백지상태'를 논하며 대표팀 감독 선임 조건으로 ▲전문성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환경적 요인 등 5가지 사항을 밝혔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뮐러 위원장은 5가지 조건에 명확한 답변을 회피한 채 오직 동문서답으로 일관 부정적인 면만 증폭시켰다. 결국 이로 인하여 불똥이 튄 곳은 다름 아닌 대한축구협회였다. 즉, 대한축구협회 수뇌부가 클린스만 감독 선임의 실질적인 주체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 같은 인식은 6명의 전력강화위원과의 협의에 의한 소통 부재까지 표면화되며 더욱 큰 후폭풍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축구는 1998년과 2011년 대한축구협회의 밀실 행정으로 국내 감독이 전격 경질되는 뼈아픈 흑역사를 갖고 있다. 결국 이로 인하여 대표팀=외국인 감독 등식이 성립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외국인 감독 선임 때마다 국민들에게 듣기 좋은 선임 명분만 내세웠다. 그렇지만 거스 히딩크(77.네덜란드) 감독과 파울루 벤투(54.포르투갈) 감독 외에는, 성적 부진으로 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경질했고 급기야 대한축구협회는 외국 언론으로 부터 한국 대표팀 감독은 '독이 든 성배'라는 비아냥을 듣는 수모를 당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대한축구협회의 모순은 마침내 국민 모두를 속인 무전술 지도자 울리 슈틸리케(69.독일) 감독 선임에 방점을 찍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슈틸리케 전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즈음하여 조언이란 명분으로 "한국축구는 남북 분단 상황 때문에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망언 아닌 궤변을 쏟아내, 대한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 시 지도력과 더불어 지도자로서 인성의 철저한 검증 필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여기에 자유스러울 수 없는 인물이 바로 클린스만 감독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로서 명성은 역대 대표팀 감독 중 최고로 평가 받지만 지도자로서의 경험 및 지도력만큼은, 그 어느 국가와 클럽 팀이 인정할 정도의 명성은 결단코 아니다. 특히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독일 헤르타 BSC 베를린(2019.11~2020.2)에서의 클린스만 감독의 중도 포기는, 재임 중 지휘권을 포기했던 슈틸리케 감독과 다를 바 없어 클린스만 감독 인성의 부정적 인식은 강하다. 그럼에도 뮐러 위원장은 이를 함구하며 오직 클린스만 감독의 5가지 조건 중 하나인 동기부여만을 강조했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자 공백기는 3년 이지만 실질적인 공백 기간은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된 2016년 11월을 꼽을 수 있어 6년여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공백기 지도자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간절함 속에 자기 중심적 명분 주장이다. 이를 뮐러 위원장은 애둘러 동기부여로 미화하며 클린스만 감독 선임의 타당성을 합리화시키려 했다. 한마디로 '가재는 게 편' 속담과 다를 바 없다. 현대 축구는 전술적으로 다양성을 띄는 가운데 경쟁력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사실을 직시할 때 클린스만 감독의 6년여 동안 공백은 전술 운영에 제한성과 더불어 현장 경험 부족으로 인한 전략 부재를 초래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국 축구에 오랜 숙원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이다. 한국 축구는 1960년 국내에서 개최됐던 아시안컵 우승 이후 63년 동안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1월(2024.1.12~2.10) 카타르에서 개막되는 2023 AFC 아시안컵에서 우승은 필연에 해당된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첫 시험 무대인 아시안컵에서 선임 시 드러난 부정적인 면을 일시에 해소할 수 있는 아시아권 국가들 보다 한 수 위인 전술, 전략적인 축구를 선보여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2026년 북중미(미국, 캐나다, 멕시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차후에 문제다.

어디까지나 2023 AFC 아시안컵이 우선이며 아시안컵 결과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기존의 계약 기간과 연봉 등에 관계없이 옵션 사항을 추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북중미 FIFA월드컵 본선 참가국은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어 AFC 산하 국가에 배정되는 본선 출전권이 4.5장에서 8.5장으로 확대됐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티켓 확대로 한국의 FIFA월드컵 11회 연속 본선 진출은 기정 사실로 굳어져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클린스만 감독의 표면화 된 계약 기간과 제기된 18억 이상(벤투 감독 약 18억 보다 높게 책정)의 연봉은 대한축구협회의 섣부른 계약이 아닐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2013년 11월 '대한축구협회 창립 8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에서 2033년까지 FIFA 랭킹 1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새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의 경쟁력 높은 지도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9번째 외국인 감독이지만 올림픽 축구 대표팀 총감독(1991~1992)이었던 데트마르 크라머(1925.4~1995.9), 슈틸리케 감독에 이어 독일 출신 3번째 감독으로 한국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영예를 안게 됐다. 

그러나 여기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반면교사로 삼을 사항이 있다. 그것은 독일 출신 지도자들이 지도력과 리더십 보다는 한국 축구에 자기 중심적 사고력에 의한 고집과 더불어 불필요한 자세와 태도로 한국 축구에 아무런 도움을 가져다 주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을 감수해야만 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은 선임 건에 그 어느 외국인 지도자들 보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는 점도 간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마침표를 찍었다. 따라서 그 어느 때 보다 대한축구협화는 부담감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게 됐고 한편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비난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태다. 실로 한국 축구의 침체기가 도래하지 않을까 염려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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