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 생각]미디어에 호날두는 어떤 존재인가
입력 : 2023.02.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는 리오넬 메시(36.파리 생제르맹)와 함께 21C 현존하는 세계 축구 최고 스타플레이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따라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한국의 축구 팬들도 그 예외일 수 없다. 특히 호날두가 자신의 주 활동 무대였던 유럽리그 무대를 떠나, 지난해 12월 아시아의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이적 후 그 같은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이는 곧 미디어들의 경쟁적 보도 형태로 나타나 국내 축구는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그렇다면 이 같은 현상은 과연 바람직할까. 한 마디로 아니다. 현재 축구 팬들은 호날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그라들지 않은 상태다. 그 이유는 지난 2019년 7월 K리그 선발팀과 이탈리아 세리에 A 유벤투스와의 국내 친선 경기에서 야기 됐던 '노쇼' 문제에 기인한다. 이 때 호날두는 경기 불 출장은 물론 관례상인 미디어 인터뷰도 불참했고 팀도 경기 규정인 1시간 30분 전 도착 역시도 교통체중을 이유로 경기를 지연시켜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럼에도 호날두는 침묵으로 일관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인성 문제까지 도마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호날두는 2022년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도 한국 선수에 대한 욕설 논란을 일으켜 다시 한 번 한국 축구와의 악연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호날두는 한국 축구에 한 때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에 불과할 뿐 이제는 국내 축구가 뒷전으로 밀릴 정도로 관심을 기울일 선수는 아니다.  물론 언론이 쏟는 관심은 이해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그것은 바로 호날두의 알 나스르 입단으로 인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에서 K리그 팀과의 대전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경기 성사의 현실적 문제 도래에서 미디어가 기울여야 할 관심일 뿐 그 이상의 것은 될 수 없다. 호날두는 그동안 한국 축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고 또한 앞으로도 도움이 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렇다면 호날두로 인하여 미디어로 부터 국내 축구가 외면 받는 현상은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현재 한국 축구는 초, 중고 대학 아마추어 대회가 전국 각 지역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K리그 역시 오는 25일 개막되어, 그 어느 때 보다 축구 팬들의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미디어의 역할과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진정 미디어가 호날두에 대한 '팬심'을 아무리 외면할 수 없다고 해도 지금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팬심'을 위한 관심에 초점을 맞출 때임이 틀림없다. 단언컨대 국내 축구 팬들의 호날두에 대한 '팬심'이 높다 해도 세세한 사적 활동까지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실로 미디어의 호날두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에 올인하는 자세는 한국 축구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미디어의 지대한 관심속에 '팬심'을 불러 일으켜 발전을 거듭하며 다수의 해외파 역시 배출 FIFA 랭킹 25위에 오르는 위상을 확립한 가운데 K리그도 2011년 부터 11년 연속 '아시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디어가 호날두 보다는 국내 축구와 해외파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타당성이 제기된다. 

20일 2021-2022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 리그(EPL)에서 유럽 5대 빅리그(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통틀어, 아시아 출신 최초로 득점왕(23골)을 차지했던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은, 2022-2023 시즌 EPL 리그 24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5호골을 터뜨리며 통산 98골을 기록했다. 이는 유럽 무대에서 외면 받은 '지는 해' 호날두에 비해 실로 위대한 활약이 아닐 수 없다. 

분명 축구 팬들은 호날두 보다는 이 같은 손흥민의 맹활약에 기울이는 관심은 더욱 많다. 따라서 미디어는 이 같은 한국 축구의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국내 축구는 아마추어와 프로축구 모두 약 2개월여 동안 추위를 극복하며 동계 훈련을 소화 팀과 선수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미디어가 현장을 찾는 발걸음으로 한국 축구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 낸다면 팀과 선수는 신명나는 가운데 축구 발전 또한 가속화 될 것은 틀림없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one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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