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볼 점유율, 승리의 방정식일까
입력 : 2023.01.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현대 축구에서 승리에 필요한 조건은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그 중 경기에서의 볼 점유율은 승패를 좌우하는 조건으로서 그 어느 조건보다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볼 점유율 우위를 확보하는 팀이 경기를 지배하여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창출하여 득점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에 임하게 되면 우선 볼 점유율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그러나 이 점유율 확보 하기 위해서는 우선 선수 능력과 팀 전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이같은 능력과 전력에 따라 팀도 강팀과 약팀으로 구분된다. 이에 강팀을 상대하게 되는 약팀에게는 이의 대응 수단으로서 전술, 전략 선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즉, 선 수비 후 공격 전술, 전략 축구다. 사실 강팀이 약팀을 상대로 볼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지배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득점은 공격 빈도와 슈팅 횟수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 원인은 약팀의 수비 포메이션 선택에 따른 수비 방법(대인방어, 지역방어, 대인방어+지역방어)은 물론 선수 배치수와 1, 2선 라인의 간격 유지 등이다.

결국 이로 인하여 강팀은 수비 공략 해법을 찾는데 어려움에 직면해 약팀의 빠르고 정확한 역습에 볼 점유율에 의한 경기 지배에 반비례하는 패배를 떠안게 된다. 따라서 볼 점유율을 아무리 높게 가져가는 강팀이라고 해도 분명한 사실은 볼 점유율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이야 만 한다.

단지 볼 점유율만을 의식한 휭패스, 백패스는 패배를 자초한다. 아울러 단순하고 무리한 플레이와 또 주공격 방향 고수와 템포에 변화없는 공격은 득점 확률을 떨어뜨린다. 이는 수비에게 시간적 여유와 예측 가능한 대응, 대처 기회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때문에 강팀이 약팀을 상대로 이에 걸맞는 볼 점유율에 의한 경기지배로 득점과 비례하는 공격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는 공격은 어디까지나 다양하고 세밀하고 조직적인 플레이가 뒤따라야 한다. 여기에 선수 개인적으로 과감하고 임기응변 플레이에 능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공격 라인 선수와 미드필더와 공격 라인 선수간의 신속, 정확한 패턴 플레이도 구사되어야 한다.

한편으로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데에는 높은 집중력과 강한 투지 등도 한 몫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집중력과 투지도 강팀에게 경기 초반 선제골을 허용하게 되면 유지되기 힘들며 조직력 또한 기대하기 힘들다. 분명 볼 점유율에 의한 경기 지배는 승리를 위한 필수 조건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현대 축구에서 약팀이 강팀을 잡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강팀에게는 실로 방심할 수 없다. 이에 강팀에게 요구되는 것은 볼 점유율과 슈팅 횟수 등에 연연하는 축구를 초월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강팀이 주지하여야 사항은 바로 약팀에게도 90분 경기동안 두세차례의 득점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사실은 2022년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도 명확히 입증되며 약팀이 강팀을 잡는 '언더독의 반란'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현재 공격 보다는 수비 부분에 선수 개인 능력과 더불어 전술, 전략 향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곧 강팀의 공격 전술, 전략의 변화를 예고한다.

사실 전술, 전략 변화는 경기 현장에서 임기응변으로 창출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사전에 상대의 다양한 수비 전술, 전략에 따른 공격, 전술, 전략 훈련을 필요로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강팀은 결국 약팀의 수비에 무릎을 꿇는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볼 점유율에 의한 경기 내용이 아무리 좋다 해도 승리에 방점을 찍지 못한다면 무능한 선수와 지도자로 평가 받게 된다. 이때 선수와 지도자는 자칫 변명과 핑계로 일관하기 쉽다. 그렇다면 이는 선수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며 개인과 팀 발전 역시도 기대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볼 점유율에 걸 맞는 승리 성취를 위해서는 다양한 사전 훈련만이 답이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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