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지도자의 현명한 선택은 무엇일까
입력 : 2022.07.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지도자에게는 자신만의 축구 철학이 있다. 따라서 지도자는 이의 구현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다. 하지만 이 축구 철학은 경기에서 어떤 결과로 마침표를 찍느냐에 따라서 그 평가는 달라진다. 그렇지만 지도자가 자신의 축구 철학 구현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 조건이 뒤따른다. 축구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아울러 상대의 전술, 전략에 따른 대응 전술, 전략 축구도 필요하다.

이런 특수성에서 만약 지도자가 자신의 축구 철학 구현에만 집착한다면 이는 결코 좋은 축구 철학으로 평가받기 힘들다. 지도자의 아무리 좋은 축구 철학도 장단점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지도자는 장점보다 단점 보강에 '전심전력(온 마음과 온 힘을 한 곳에 모아 씀)'을 다하여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지도자는 자신의 축구 철학에 선수들을 통제시키는 축구밖에 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대단히 모순된 축구 철학으로서 결과적으로 '천변만화(끝없이 변화함)'가 펼쳐지는 축구에서, 선수들의 창조적인 플레이는 물론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 플레이의 제한을 초래시킨다. 이에 지도자는 자신의 축구 철학에 유연성을 가미시켜 장점을 더욱 극대화시키고 단점을 향상시켜 팀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 첫 번째는 바로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이다. 지도자는 자신의 축구 철학과 팀 단점을 논하게 되면 이를 받아들이는데 인색하다.

그 이유는 바로 지도자 개인의 자존심 실추와 더불어 팀에 대한 간섭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도자와 팀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자세다. 분명 팀 약점은 타 축구인과 지도자에게 더욱 선명하게 보일 수 있다. 때문에 지도자는 그 단점을 논하는 남을 말을 귀담아들을 줄 알아야 한다. 결국 이런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면 팀 발전을 위한 개선에 쉽게 접근하여,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는 팀으로 성장시킬 수 있으며 한편으로 유능한 지도자로서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는 필요하다면 타 지도자와 팀의 장점을 배우고 모방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축구 철학 구현만을 고집하는 지도자에게는 타 지도자와 팀 장점은 잘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이는 곧 아집으로서 지도자로서는 실로 불필요하여 사고력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지도자가 타 지도자와 팀 장점을 자신과 팀 현실에 맞게 모방하여 이를 활용한다면 추구하려는 축구 철학 완성도를 높이는데 훨씬 수월할 수 있다.

이를 직시할 때 지도자에게 모방은 절대 부끄러움이 아니며 또한 수치일 수 없다. 지도자라면 누구나 지장, 덕장, 용장의 지도자 최고 영예인 명장 반열 등극을 꿈꾼다. 하지만 이 꿈을 실현시키는 데는 자신의 축구 철학만으로는 부족하고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말할 나위도 없이 남의 말을 귀담아들을 줄 알며 때로는 타 팀의 장점을 모방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도자로서 현명한 선택이다.

실로 지도자가 경기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을 앞세워 할 수 있는 전술, 전략적인 역할은 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80%는 지도자의 축구 철학과 무관하다. 그렇다면 지도자는 자신의 축구 철학 구현에 고집과 아집을 앞세워서는 결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고 강팀으로도 성장시킬 수도 없다. 모름지기 지도자는 항상 자신과 팀에 무엇이 부족한지 파악하고 이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지도력에 집중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지도자와 팀은 스스로 크고 자란다. 분명 지도자라면 자신만의 축구 철학을 갖고 있다는 것은 옳다. 그렇지만 그 축구 철학이 개인의 절대성, 무조건성 철학일 필요는 없다. 진정 지도자는 자신의 축구 철학에 대한 맹목적인 신봉을 벗어나 자신과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사고력 전환으로, 자신의 축구 철학 구현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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