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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의 축구생각]부산, 페레즈 감독으로 무엇을 얻었나
등록 : 2021.11.23

[스포탈코리아]12승 9무 15패 승점 44, 리그 순위 5위

시즌 전 우승 후보로 까지 평가됐던 부산 아이파크(이하 부산)가 하나원큐 K리그2 2021시즌에 받아 든 성적표다. 부산은 2019년 4년 만에 승강 PO를 거쳐 K리그1으로 승격한 후 2020시즌 1년 만에 다시 K리그2로 강등당하는 아픔을 맛봤다. 이에 부산은 2020년 11월 포르투갈 출신 히카르도 페레즈(45.포르투갈) 감독을 영입, 승격을 노렸었다. 페레즈 감독은 선수 커리어가 전무한 지도자다. 이런 현실을 직시할 때 부산의 페레즈 감독 영입은 상당히 이례적인 선택이라고 할만했다.

페레즈 감독은 부산 지휘봉을 잡고 공간 활용, 빌드업, 조직력 색깔의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강조했지만 지난 2월 28일 서울 이랜드와의 K리그2 홈 개막전(부산 구덕운동장)에서 0-3으로 참패를 당하며 시련을 예고했다. 하지만 부산은 K리그2에서 2년 연속 MVP(최우수선수)와 23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안병준(21)을 구심점으로 하는 활발한 공격 흐름을 이어가 3월 7일 대전 하나시티즌을 상대로 하여 가진 2라운드 경기(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는 2-1로 승리하며 페레즈 감독에게 첫승의 의미 있는 선물을 안겨줬다.

하지만 부산은 분위기에 의한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채 3월 13일 3라운드(아산 이순신종합경기장) 충남 아산과의 경기에서 또다시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0-4 대패 수모를 당했다. 부산의 이런 연이은 대량 실점의 원인은 페레즈 감독이 강조한 공간 활용, 빌드업, 조직력과는 배치되는 축구였다. 페레즈 감독은 4-2-3-1과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드는 변화를 모색하며 색깔 축구 실현에 집중했지만 그러나 결과적으로 경기장에서의 플레이는 그와는 거리가 멀었다.

부산은 지난해 시즌 K리그1 27경기에서 5승 10무 12패(승점 25점)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강등을 피하지 못했지만, 한때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를 달리는 선전을 펼쳤다. 이의 중심에는 호물로(36.브라질), 이정협(30.경남 FC), 이동준(24.울산 현대) 등 3각 편대 공격진의 결정력 높은 득점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이적을 한 부산은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 7월 이후 18경기 동안 17골로 경기당 1골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심한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고, 수비 역시 박종우(32), 알렉산다르 수신야르(26), 김문환(26)의 공백으로 붕괴되며 공수 모두에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페레즈 감독은 현실과 전연 부합하지 않는 말을 앞세우는 지도력 축구에 올인했다.

사실 페레즈 감독의 지도자 경력은 6개월여에 불과하고 그것도 골키퍼 코치 경력이 전부일 만큼 일천한 가운데 부산 부임 이전의 소속팀에서의 성적 또한 좋지 못했다. 따라서 페레즈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의아심을 불러일으켰던 부문은 바로 시즌 중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라는 말이었다. 이는 시즌 중 실험을 하는 지도자는 없다는 사실에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은 1979년 새한자동차로 창단되어 1980년 대우로 팀 명을 바꾸고 1983년 대우 로얄즈로 프로축구 출범에 참여하며, 2005년 팀이 부산 아이파크로 변신한 프로축구 명문팀이며 한편으로 터줏대감이다. 때문에 부산의 2021시즌 K리그1 승격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고 더불어 그에 대한 명분 역시 K리그2 소속 그 어느 팀 보다 특별했다. 그렇지만 부산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페레즈 감독의 말 축구만 난무했을 뿐 K리그1 승격을 위한 경쟁 능력을 갖춘 축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무릇 지도자는 말보다 지도력이 우선이어야 한다. 만약 지도자가 말로 자신의 지도력을 포장하면 단명할 수밖에 없다. 1983년 프로축구(K리그) 출범 이후 38년사에 지휘봉을 잡았던 외국인 지도자(감독)는 페레즈 감독 포함 25명에 이른다. 그렇지만 대부분 외국인 지도자는 지도력 미흡에 의한 성적 부진으로 짐을 쌓다. 부산이 페레즈 감독 지도자 경험을 쌓는 수단의 팀이 될 수는 없다.

이에 27라운드 김천 상무와의 맞대결(8월 23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무장 해제당한 채 0-6 대패를 당하며 페레즈 감독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부산이 아무리 안병준, 박정인(21), 박호영(22), 최준(22), 이상헌(23), 황준호(23) 등, 젊은 선수 육성이라는 미래 비전에 지향점이 있었다고 해도, 선수들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팀을 이끌 베테랑 선수 공백으로 인한 기대이하 성적 앞에서는 공감대를 얻을 수 없다.

프로는 오직 성적이 팀 운영의 목적과 가치를 증명해 준다. 그렇다면 페레즈 감독은 시즌 중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타이밍에 승부수를 던질 줄 아는 지도력을 보여줬어야 한다. 즉,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특색 있는 전술, 전략 및 경기 운영 해법을 내놓았어야 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마저도 엿볼 수 없었기에 부산은 K리그1 승격은 고사하고 4위까지 주어지는 준플레이오프 진출까지도 실패, 이래저래 부산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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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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