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K리그, 유스 시스템 투자와 비례한다
입력 : 2021.06.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현재 프로축구 K리그1, K리그2가 역대급 경쟁으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K리그1의 경우 리그 개막 후부터 4월까지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전북 현대(8승6무3패 승점30)가, 5월 들어 리그와 FA컵에서 4연패를 당하는 졸전으로 울산 현대(10승6무2패 승점36)에 선두 자리를 내준 후 수원 삼성(9승6무4패 승점33)과 대구 FC(9승5무4패 승점32)에 이어 4위에 올라 있고, 그 뒤를 이어 포항 스틸러스(7승6무5패 승점27)가 승점 3점 차이로 전북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K리그2 역시 K리그1의 치열한 순위 다툼과 닮은꼴이다. 10라운드까지 파죽지세로 선두 수성을 고수하던 안양 FC(6승4무4패 승점22)가 11, 12라운드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시며 대전 시티즌(7승3무4패 승점24)에 1위 자리를 내준 채, 전남 드래곤즈(6승5무3패 승점23)에 까지 추월당해 현재 부산 아이파크(6승2무5패 승점20)와 안산 그리너스(5승4무4패 승점19)에 승점 2~3점 차이로 쫓기는 불안한 3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K리그1, K리그2의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순위 다툼은 예년 시즌과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이는 한편으로 K리그1, K리그2의 평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프로축구 발전의 촉매제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K리그1, K리그2 모두 중하위권 순위 다툼도 점입가경이다. 올 시즌 K리그1으로 승격한 수원 FC는 예상과는 달리 선전을 펼치며 16라운드까지 4승을 챙기는 결과물로, 다크호스 강원 FC, 성남 FC, FC 서울을 밀어내고 리그 순위 8위까지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K리그2 또한 지난해 시즌 가까스로 리그 최종 순위 최하위를 면했던 안양의 선전은 2021시즌 K리그1로 승격한 수원 FC(5승6무8패 승점21)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K리그1, K리그2의 상승곡선 팀과는 다르게 몰락에 가까운 성적으로, 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소외되고 있는 팀들도 있어 이와는 대조적이다. 먼저 K리그1 광주 FC(4승2무12패 승점14)가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상위 스플릿 리그에서 6위를 마크하며 선전했던 광주는 올 시즌 승점 쌓기에 발목이 잡힌 채 현재 리그 순위표 맨 아래에 위치해 있다. K리그2 또한 작년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전에 진출했던 경남 FC(5승3무6패 승점18)도 6패째를 떠안으며 리그 순위도 6위에 머무르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있다.

여기에서 K리그1, K리그2 선두권 팀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그것은 산하 U-15, U-18 육성 팀들의 안정화에 의한 선수 수급이다. 그중 수원은 대표적인 팀으로 산하 유스 출신 신예들이 돌풍을 일으키며 타 구단에게 산하 유소년 선수 육성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스포츠 세계에서 '성적은 투자와 비례한다'라는 말은 곧 진리다. 특히 프로 스포츠에서의 투자는 구단 운명과도 직결된다. 하지만 이 투자를 과연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대표적인 방법은 두 가지다. 이는 즉시 전력감 선수 영입과 선수 육성 건이다. 물론 선수 영입 건은 단기간 내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선수 육성은 장기간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상호 장. 단점은 극명하게 갈린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단의 방향성이다. 현재 K리그1, K리그2 22개 구단 대부분은 과거와는 다른 소극적인 투자로 구단의 긴축 운영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성적을 위한 막대한 금전적 투자로 인한 선수 영입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같은 현실에 방법은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한 산하 U-15, U-18 선수 육성을 위한 집중적인 투자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법도 2019년 프로 진출 계약 연령이 기존의 U-18세에서 U-17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되어 이의 투자 실효성은 더욱 무게가 실린다.

또한 지난 2013년시즌부터 유망주 육성을 목적으로 도입한 선발 U-23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1명)도 확대 실시한데 이어, 2019년에는 연령도 U-22세로 낮춰 유망주 육성 규정을 개정했다. 아울러 K리그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교체 선수 규정을 확대하자 2021년 로컬룰을 적용, U-22세 이하 선발 출전(선발 1명, 교체 1명)에 의한 교체 인원을 기존의 3명에서 5명으로 확대 어린 유망주 육성의 중요성을 다시 강화시켰다. 이같은 규정 개정으로 더욱 높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구단은 바로 기업구단보다는 상대적으로 투자에 한계성을 뛸 수밖에 없는 도. 시민구단이다.

궁극적으로 구단의 산하 U-15, U-18 선수 육성은 미래의 선수 이적에 의한 수익 창출 수단이기도 하여 구단 운영 철학의 대 변화 필요성이 대두된다. 올 시즌 전 K리그2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팀 중 한 팀은 부산 아이파크(6승2무5패 승점20)였다. 하지만 부산은 현재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리그 순위 4위에 올라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바로 부산의 구단 운영 철학과 무관하지 않다. 부산은 미래지향적인 운영에 초점을 맞춰 20세 전후 젊은 선수들로 팀의 판을 새로짜 올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의 어린 선수들은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경기를 펼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아울러 부천 FC(1승5무8패 승점8)도 영맨들로 팀을 개편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구단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 이와 같은 구단 운영에 초석을 다진 구단은 다름 아닌 K리그1 전통의 명문 구단 FC 서울이며 이어 대구 FC는 유망주 육성으로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현재 탄탄대로를 구가하고 있다. 또한 울산도 이에 동참하며 올 시즌 우승까지 넘보는 경기력을 펼치고 있으며, 포항과 서울 역시 유망주 육성 정책에 심혈을 기울이며 리그를 소화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경기 출전에 의한 유망주 육성에 소홀한 채 추락을 계속하고 있는 전북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만큼 프로 구단의 연령별 산하 유소년 선수 육성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결국 이로 인하여 K리그 마당에 과거와 같은 스타플레이어 모습은 쉽게 접할 수 없지만,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젊은 선수들은 부지기수다. K리그1 2021 전반기 시즌의 경우 구단 유스 출신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순위 경쟁 판도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이는 각 구단 운영 철학에 유스 시스템에 적극적인 투자 필요성을 제기한다. 단언컨대 유망주 육성을 위한 유스 시스템에 적극적인 투자 없이는 구단 발전은 '언감생심(焉敢生心)' 일 수밖에 없다.

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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