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축구 농사 동계 훈련에 달려 있다
입력 : 2021.01.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에서 '한 해 농사는 동계 훈련에 달려 있다.'라는 말은 곧 진리로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한국 축구 현실에서 동계 훈련의 중요성과 효과성은 높게 평가받고 있어, 대다수 팀과 선수는 강도 높은 동계 훈련을 소화하며 팀 전력과 선수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축구는 단체 스포츠 이전에 선수 개인 능력을 기본으로 한 스포츠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와 같은 축구는 선수가 경기에 임하여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선수 개인은 물론 팀 경기력이 달라지며 또한 경기 승패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사실 선수라면 누구든 경기에 임하여 잘하기를 원하지만 이를 만족시키기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바로 축구다. 따라서 선수는 우선 경기에 임하여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구사하는데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 분명 선수는 누구나 잘할 수 있는 플레이 능력을 갖고 있지만 이를 경기에서 제대로 발휘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와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경기에서 선수의 경기력을 좌우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 지어 진다. 그것은 우선 기술이고 그 다음이 심리적(정신력 포함)인 면이다.

먼저 선수가 기술이 안정적이면 자신 있는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축구 선진국 스타플레이어는 한 경기에서 대략 15가지 이상의 기술을 구사하며 경기를 소화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한국 축구에서 선수들의 한 경기 기술 구사는 5가지 미만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런 차이점은 선수들에게 경기에 임하여 자신 있는 플레이를 구사하는데 일정 부분 제약을 가져다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선수가 자신 있는 플레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적 특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선수는 자신의 기술적 특기가 무엇인지부터 명확히 알 필요성이 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경기에서 자신 있는 플레이 구사는 '언감생심'에 불과하다. 선수가 갖고 있는 기술적인 장점과 특기는 다르다. 장점의 기술은 경기에서 의도적인 구사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특기 기술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에 선수가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구사하는 데에는 장점보다는 특기의 기술로 인한 효과가 더 크다. 선수가 이런 특기의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팀 훈련만으로는 부족하고, 오직 확실한 신념에 의한 개인의 집중적이고도 지속적인 반복 연습이 뒤따라야 한다.

한편으로 선수가 기술적인 면 못지않게 경기에서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도 해야 한다. 선수는 경기를 앞두고부터 경기가 갖는 의미성과 중요성 및 기타 등으로 심리적인 압박감을 갖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 심리적인 압박감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플레이 구사는 물론 순간적인 동작과 움직임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전체적인 경기력의 만족도 역시 떨어뜨린다. 선수는 경기에 임하기 전 지도자로부터 팀 전술, 전략적인 부분과 더불어 포지션에 따른 많은 주문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하여 생각이 많아진다.

단언컨대 선수가 경기에 임하여 생각이 많아지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플레이 구사는 고사하고, 쉬운 플레이까지도 실수를 남발하게 된다. 그럴 경우 선수는 심리적 압박감을 넘어 불안감에 휩싸이며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플레이 구사에 대한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선수의 심리적인 면은 기술적인 면에서 장점과 특기가 다르듯 심리적인 면에서도 압박감과 불안감은 엄연히 다르다. 즉, 압박감은 선수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하며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지만 불안감은 트라우마로 인하여 이를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선수의 심리적 면은 체력도 지배한다. 즉, 선수가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갖게 되면 체력 역시도 급격하게 저하되며 선수의 경기력을 최악의 상태로 빠뜨린다. 이래저래 기술적인 면과 더불어 심리적인 면은 경기에 임하는 선수의 잘하고 싶은 마음을 결정하는 요소로서, 특히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기 위해서는 선수는 때로는 2-3가지 단순한 생각만으로 경기에 임하여 축구만 생각하고 축구만 하는데 집중할 할 필요성이 있다.

공격과 수비 단 두 장면밖에 없는 축구의 90분 경기에서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인 공을 소유하여 누가 얼마나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경기장의 양 팀 22명 선수가 개인적으로 공을 소유할 수 있는 시간은 약 3분여 동안으로 선수는 이 짧은 시간 내에 무엇을 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상대방에게 견제당하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는 곧 좋은 선수와 나쁜 선수를 가르는 지표로 작용한다. 이때 기술적,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하는 선수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플레이를 구사는 물론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아는 선수로도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선수의 기술과 심리적인 면이 안정적이면 선수에게 자신감과 함께 여유를 갖도록 하는 가운데 시야까지 넓혀주며, 이에 따른 잘 되는 플레이 구사에 용이함을 제공해 주는 한편 잘할 수 있는 플레이도 쉽게 구사할 수 있도록 해준다. 궁극적으로 선수가 경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많은 팀 훈련과 개인 연습량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여, 선수는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동계 훈련에서 훈련(연습 포함)+영양+휴식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팀 훈련과 개인 연습 못지않게 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연습 경기에서 기술과 더불어 심리적인 면의 안정감을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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