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1대1 개인 수비의 핵심은 무엇인가
입력 : 2020.10.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는 양 팀 모두 11명의 선수로 상호 경쟁을 펼쳐 승부를 결정짓는 스포츠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1대1 대결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1대1 대결에서 공격이든 수비든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대1 대결 상황에서 공격 선수가 수비 선수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확률은 80% 이상이라는 것이 정설로 굳어져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수비 선수가 공격 선수의 움직임에 의한 동작 시간보다 이에 대한 반응 시간이 늦다는 데 있다.

아울러 공격 선수의 연속 동작에 의한 방향과 스피드 변화 역시, 수비 선수가 예측하고 판단하여 대처하기 힘들다는 점도 수비 선수에게는 수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한 요인으로 손꼽힌다. 그렇다면 1대1 대결에서 수비 선수가 20%의 우월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과연 효과적일까. 물론 1대1 대결 상황일 때 수비 선수가 가장 중요시해야 될 부문은 수비 원칙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원칙에서 무엇보다 요구되는 사항은 볼에 끝까지 시선을 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수비 시 볼에 시선을 집중하지 못한다면 상대 선수의 속임 동작(Feinting)에만 집착하는, 비효율적인 수비를 펼치게 되며 또 상대 선수가 실수했을 경우 이에 대한 대처에도 미흡한 면을 드러내게 된다. 한편으로 1대1 대결 상황일 때 수비 선수가 가장 경계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오직 볼을 인터셉트하겠다는 목적의 성급한 마음이다. 이 같은 마음은 판단력과 집중력을 저하시켜 수비 실패를 초래하게 한다.

아울러 이로 인하여 선수 개인은 물론 팀에게 불이익을 가져다주는 반칙을 유발할 가능성 역시 높다. 그래서 수비 시 평정심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수비 원칙 중 적절한 거리 유지는 관건이다. 만약 거리 유지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타이밍적으로 문제점을 노출하며 무리한 수비를 펼칠 수밖에 없고, 한편으로 상대방에게 공간을 허용하며 공격적인 패스와 드리블 돌파 같은 플레이에 원활함을 제공해 주게 된다.

개인 수비의 성공은 오직 볼 인터셉트와 플레이 차단에 있지 않다. 상대에게 공격적인 패스와 드리블 돌파 같은 전진 플레이를 허용하지 않는 것도 수비 성공으로 간주된다. 그렇다면 선수는 개인 수비에 임하게 될 경우 침착성과 냉정함을 잃지 말고 최대한 빠른 상황 판단력으로 수비 범위를 넓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개인 수비 성공을 위한 포인트에는 또 한 가지 사항이 존재한다.

그것은 상대방 선수의 장. 단점을 빠른 시간 내에 파악하는 것이다. 특히 포지션상 대인마크(Man to Man) 상대 선수에 대한 장단점 파악은 수비 성패의 바로미터여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손자병법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한다(知彼知己 百戰百勝)'라는 말은 축구에 안성맞춤인 말이다. 개인 수비 시 상대방 및 대인마크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하게 되면 심리적으로도 우위를 점하며 실수를 유도할 수 있으며 아울러 플레이도 지연시킬 수 있다.

분명 축구에서 1대1 상황일 때와 같이 선수 개인 수비는 쉽지 않다. 이는 상대의 공격적인 패스 및 드리블 돌파 저지를 위한 수비는 물론, 공중볼 수비와 태클 같은 기술적 수비 능력 또한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선은 개인 간 1대1 상황일 때의 수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수비력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 이때 수비 자세는 수비 원칙에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무엇보다 몸의 자세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몸의 중심 이동을 신속하게 하는데 필수적이며 양발의 위치 또한 나란히 평행하게 위치시키는 것보다,약 15도 각도로 비스듬히 위치시켜 발 앞부분에 몸의 중심이 2/3 정도 실리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상체의 앞가슴 부분은 상대 선수에 향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고 상대에게 상체의 등이 보이는 수비 자세를 취하게 되면 상대에게 역 방향으로 돌파를 허용할 수 있어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축구에서 개인 수비는 도박에 가깝다. 따라서 개인 수비 시 나쁜 선택, 아쉬움이 남는 수비 선택은 있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올바른 선택이어야 만 상대의 실수도 이끌어 낼 수 있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결정적인 순간 선수 개인의 수비 성공은 팀 분위기까지 영향을 미쳐 선수 개인과 팀의 궁극적인 목표인 승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1대1 상황일 때의 개인 수비에 '볼을 인터셉트하려 하지 말고 볼의 행선을 통제하도록 하라'는 말은 곧 진리로 받아들여야 할 말로 남는다.

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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