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실수'를 정당화하지 마라
입력 : 2020.06.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는 신체의 가장 부자연스러운 발로 공을 다뤄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로 이로 인한 실수는 당연하다. 따라서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라는 말은 곧 진리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이런 실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부담감을 갖거나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그래서 선수에게 이는 극복해야 할 하나의 과제며 또한 숙제이기도 하다. 우선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침착하고 순간 집중력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조건도 시간과 공간을 차지하기 위하여 상대의 강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는 이를 이행하기 힘들다. 그래서 기술적인 면에서나 동작면에서 실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된다. 사실 실수는 결정적인 순간 기회를 무산시키거나 한편으로 승부에 영향을 미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에 실수를 유발한 선수는 스스로 죄책감과 더불어 질책의 대상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사실 이 같은 현상은 부분, 팀 전술을 매개로 하여 팀 동료간 협동심을 필요로 하는 축구에서 매우 부적절한 처사로 존재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이를 도외시 한다면 선수 개인적으로 발전은 요원하고, 또한 팀 적으로도 목표로 하고 있는 지향점을 추구해 나가는데 어려움이 뒤따른다. 진정 축구에 이기적인 생각은 불필요하다. 어디까지나 희생정신만이 필요하다. 그래야 팀 분위기도 좋아지며 실수에 대해서도 초연한 가운데 실수를 유발한 선수에게도 관대하다.

이런 사항이 요구되는 축구에서 실수를 유발한 선수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실수를 빨리 잊는 것이다. 그래야만 다음 플레이 구사에 안정감을 가져 갈 수가 있다. 만약 이 점에 약점을 보인다면 실수를 유발한 후 불필요한 언행을 표출 할 수 있다. 즉, 실수를 정당화하려는 말과 신체 동작(제스츄어)은 물론 표정과 태도 표현이다. 이는 단적으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책임회피와 함께 책임을 전가하려는 부적절한 행위로 간주된다.

이런 유형의 선수는 실수 후 곧바로 제 2의 플레이를 위한, 동작을 취하기보다는 수동적인 스탠딩 자세로 일관 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모름지기 선수에게는 경기 시 포지션에 따라 주어진 임무와 역할은 물론 팀 전술, 전략 이행을 위한 책임이 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하여 구사하는 플레이에서 발생되는 실수는 하나도 부끄럽지 않고 더불어 개인의 잘못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실수 후 이를 정당화하려는 언행과 더불어 취하는 소극적인 스탠딩 자세는 부끄럽고 또한 잘못으로 평가한다. 사실 이런 언행과 자세는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언행이라기보다 몸에 습관, 버릇으로 비롯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기술, 체력, 정신력을 갖춘 선수라고 해도 언행이 부적절하거나 게으른 선수는 우대받기 힘들다. 이에 이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부적절한 언행을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로 선수는 쉽게 이해되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실수로 인하여 자신의 선수로서 가치 평가에 오점을 남겨서는 결단코 어리석은 일이다. 따라서 실수 유발 시 빠른 시간안에 어떻게, 왜라는 원인과 이유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실수를 유발하는 가운데 상대방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게 되는 것은 물론,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우월한 공격 패턴과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가진 선수가 존재한다면 결국 실점을 허용할 수 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에 실수를 ‘사고’로 여기기도 한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 레전드 미셸 플라티니도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라고 천명했다. 이는 곧 모든 선수가 완벽한 플레이를 펼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 만큼 실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다. 하지만 계속해서 실수를 유발한다면 문제는 다르다. 따라서 실수는 한두 번에 그쳐야 하고 만약 계속해서 실수를 유발한다면, 이는 플레이의 과정으로서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한편으로 실력으로 간주된다. 이에 선수에게는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명제가 뒤따른다. 분명 기술적, 정신적, 체력적으로 잘 준비된 선수는 실수 유발 후 불필요한 언행보다 상황을 빠르게 판단 이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플레이와 동작에 집중한다.

그렇지만 실수를 계속하는 선수는 기술적, 정신적, 체력적인 준비에 소홀함은 물론 플레이 구사에도 안일하며 부적절한 언행에 치중한다. 그래서 선수에게 무엇보다 필요하고 요구되는 것이 바로 집중과 대비다. 결과적으로 집중과 대비에 철저한 선수에게 실수는 플레이의 한 과정으로 인정되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에게는 실력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진정 실수를 유발한 상황을 단호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선수가 클래스며 또한 선수 생활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이정표다.

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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