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로빙볼 경합…팔을 활용하라
입력 : 2020.06.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에서 헤더(Header)는 머리로 공중에 있는 볼을 컨트롤하는 기술로 다른 스포츠에서는 볼 수 없는 축구 특유의 기술이다. 이 같은 헤더는 주로 이마 부분을 이용하여 볼을 의도하는 방향으로 패스, 슈팅 또는 수비를 위해 클리어링(clearing)할 때 사용한다. 이와 같은 헤더에는 스탠딩헤더, 점프헤더, 러닝점프헤더, 다이빙헤더 등 4가지가 있는데, 다이빙헤더를 제외하고 높은 점프력과 함께 볼을 끝까지 주시하며 속도, 높이, 방향 등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헤더를 잘할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선 습득 및 숙달 과정에서 다른 그 어느 실행 조건보다 볼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볼을 이마 정면으로 컨트롤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 이는 시각적인 면과 심리적인 면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선천적으로 이마로 어떤 사물을 컨트롤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이에 두려움과 불안감이 존재하고 심지어는 공포심까지 느끼게 된다.

따라서 헤더의 기본기를 습득 후 숙달 과정에서 볼 스피드의 강약과 거리 조절에 따른 헤더 훈련(연습 포함)을 반복적으로 실시 두려움과 불안감을 일정부분 해소시킬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결국 이 같은 훈련은 헤더 시 눈을 감게 되는 자연적 현상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공중볼에 대한 헤더 컨트롤을 잘하기 위해서는 볼의 낙하지점을 잘 찾고 또한 타이밍을 잘 맞추도록 하여야 한다.

이는 곧 헤더의 성패를 가늠하는 핵심 조건으로 선수의 1~2초 사이 짧은 판단을 필요로 한다. 사실 선수가 공중볼 헤더에 대한 기본기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도 낙하지점과 타이밍에 약점을 보인다면 아무리 피지컬과 점프력이 우월한 선수라고 해도 만족스러운 헤더를 구사하기 힘들다. 그래서 헤더 구사는 기술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명석한 두뇌가 우선시 되는 기술에 포함된다. 따라서 축구에서 '빈 공간과 공중볼 낙하지점을 잘 찾는 선수'를 명석한 두뇌를 지닌 선수로 평가하고 있다.

그 중 개인이 아닌 상대와의 경쟁을 필요로 하는 공중볼 경합의 헤더는 낙하지점과 타이밍 포착은 물론 또 다른 기술적인 면이 요구된다. 즉, 팔을 이용한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선수는 상대와 공중볼 경합 시 대체적으로 높은 점프와 볼만 의식하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신장이 우월한 선수가 경합의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점프 과정에서 팔을 자연스럽게 벌려 상대 선수의 가슴 부위에 위치시킨다면, 상대 선수의 점프력을 제한시키며 행동도 부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어 결국 공중볼 경합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히 선수의 순간적인 창의성으로 이루어 질 수 없는 동작으로 습득과 숙달 과정에 이은 반복 훈련으로 자연스럽게 구사 할 수 있는 축구의 의도적인 기술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을 제대로 습득 할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이다. 이에 대한 원인은 훈련과 무관치 않다. 분명 헤더 기술은 패스, 킥, 슈팅, 드리블 등과 함께 축구의 중요한 기본 기술에 해당 되지만 팀 훈련에서의 헤더 훈련은 단순함에 그치고 있다. 이에 선수는 상대와의 경합을 벌이는 공중볼 헤더 기술의 또 다른 효과적인 방법을 습득하기 힘들다.

경기에서 선수 개인이 편안한 상태에서 구사할 수 있는 헤더는 그리 많지 않다. 어디까지나 상대와 치열하게 경합을 벌여야 하는 공중볼 헤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볼과 관계없이 점프하여 뛰어드는 행동의 점핑 애트(Jumping at) 및 난폭하고 고의적인 행동으로 반칙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그 중 팔 사용에 의한 반칙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상대와 공중볼 경합 시 헤더 기술 방법에 따른 다양한 훈련 부족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같은 부적절한 팔 사용으로 인한 반칙은 단지 선수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 될 뿐 아니라, 한편으로 훈련에 의한 적응력 부족으로 머리, 허리, 팔, 발목, 기타 등의 부상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따라서 지도자는 상대와 경합을 벌이는 공중볼 헤더의 다양한 훈련에 대해서 과연 팀 훈련 시간을 얼마나 할애하고 있으며, 선수 역시 개인적으로도 어느 정도의 연습을 실시하고 있는가에 대하여 한 번쯤 되새겨 볼 필요성이 있다. 축구에서 공중볼 상황 시 상대와의 헤더 경합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헤더는 승리에 지렛대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이에 팀과 선수는 상대와 경합을 벌이는 공중볼 헤더 훈련과 연습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사진=포탈코리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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