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얼리 크로스에 눈을 떠라
입력 : 2020.06.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에서 경기장 양쪽 터치라인 지역을 공략하여 문전 방향으로 공을 보내 득점을 노리는 플레이 방법. 즉, 크로스 전략은 과거와 현대축구에서 유효하게 활용되는 공격 전술 중 하나다. 축구에서 '수비는 좁게, 공격은 넓게'라는 격언은 불문율처럼 일컬어진다. 이는 곧 경기장 폭을 이용하라는 의미로 이 같은 격언에서 축구의 측면 공격이 얼마나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깨달을 수 있다.

하지만 측면공격은 축구에서 당연한 것이라 여겨질 뿐 그에 대한 본질적인 고찰은 부족하다. 그래서 측면 공격의 성질과 목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면, 이는 단순히 공격 선택지가 적은 공간으로의 공격 전개를 펼칠 수밖에 없으며 더 나아가 골문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격과 수비의 단 두 장면 밖에 없는 축구에서 궁극적인 목적인 득점에 의한 승리를 거두는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경기장 폭을 이용하는 측면 공격 전술이 공격 방법의 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스리백 혹은 포백의 한정된 수비수로 하나의 수비라인을 구축하는 축구에서 측면을 활용하는 공격으로, 수비수가 커버해야 하는 경기장의 폭은 넓어 질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하여 수비수의 좌우 간격 또한 벌어지며, 공의 위치에 따라, 수비라인 전체가 움직여야 하는 거리도 그만큼 길어져 안정적인 수비력을 펼치기 힘들다.

분명 수비라인의 간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곧 중앙 수비의 견고함도 유지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역설적이게도 측면 공간을 이용한 공격은 중앙 공략을 원활하게 한다. 이 만큼 측면 공격을 이용한 공격의 효과는 크다. 그렇지만 단지 측면 공격으로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이후 득점을 위한 크로스를 구사 궁극적인 목적인 득점을 노려야 한다. 즉, 측면공격▶크로스로 이어지는 패턴 플레이를 구사하여야만 측면 공격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은 크로스는 위치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상대 수비수를 돌파한 후 골라인 부근까지 전진하여 시도하는 각도 큰 크로스와 두 번째는 상대 진영 측면 외각에서 한 박자 빠른 타이밍의 커브볼을 활용하여 시도하는 얼리 크로스(Eaely Cross)가 바로 그것이다. 축구에서 수비는 공이 경기장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면 수비하기 비교적 수월하다. 이는 골문을 등진 상태로 공과 자신의 마크맨을 함께 시야에 두고 수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측면 공격 전술의 장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분명 공이 터치라인쪽 측면에 위치해 있다면 페널티에어리어 부근의 수비수는 공과 자신의 마크맨을 동시에 시야에 둘 수 없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공격수는 자신의 마크맨으로부터 자유스러워 질 수 있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측면 공격에 의한 공격 전술의 유효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이를 위한 측면 공격 전술 중 하나가 바로 얼리 크로스를 활용한 공격 시도다. 그렇지만 얼리 크로스의 조건이 있다. 그것은 우선 타이밍이며 골문을 기준으로 가까운 포스트(Near post) )에 크로스를 하느냐 먼 포스트(Far post)에 하느냐의 판단이다. 이어 공의 휘어지는 궤적 결정도 얼리 크로스의 성공 조건 중 하나로 손꼽힌다.

만약 이 같은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얼리 크로스는 무의미한 크로스로, 공 소유권을 쉽게 상대방에게 넘겨주며 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얼리 크로스를 구사하기 전에 상황 판단은 매우 중요하다. 즉, 상황에 대한 유불리를 판단하는 행위가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에도 조건이 뒤따른다. 단순히 상황을 판단하는 행위를 넘어 팀이 원하는 상황을 연출하는 능력 또한 필요하다.

단순한 크로스를 구사하든 반대로 전환하든 좋은 상황을 만들어 내고, 만약 원하는 장면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공 소유권을 유지한 채 더 좋은 상황을 도모해야 한다. 얼리 크로스는 상대적으로 골라인 부근에서 시도하는 각도 큰 크로스 보다 득점 확률이 낮지만, 한편으로 상대 수비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크로스를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이 같은 장점으로 얼리 크로스는 현대축구에서 더욱 강화되고 있는 수비를 공략하기 위한 공격 옵션 전술로 자리 잡으며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팀 공격라인 선수들의 피지컬(신장)이 우월하여 제공권을 활용한 공격을 펼치고자 할 때 얼리 크로스를 팀 주 공격 전술로 채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따라서 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얼리 크로스에 대한 전술적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훈련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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