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지능적인 손과 팔 사용도 기술이다
입력 : 2020.05.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의 경기규칙 12번 '반칙과 불법 행위' 1항 직접프리킥에 해당하는 핸드볼 반칙(2020년 4월 국제축구평의회(IFAB) 개정 사항:겨드랑이의 맨 아래와 일직선이 되는 위치를 팔의 위쪽 경계로 한다)은 정말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규칙으로 보통 공이 손이나 팔에 와서 터치됐는지 만약 그렇지 않으면 손이나 팔로 공을 의도적으로 터치했는지가 반칙 적용의 관건이다. 이에 핸드볼 반칙에 관한 '시시비비'는 끊이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핸드볼 반칙 적용의 핵심은 공이 손이나 팔에 터치됐다고 해서 모두 반칙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의도적이냐 의도적이지 않느냐의 판단 기준으로 서 이의 절대적 판단은 심판만이 할 수 있는 고유 권한에 속한다. 아울러 핸드볼 반칙 적용에 있어서 팔에 대한 부분은 매우 중요한데 만약 팔이 위치가 부자연스럽게 팔의 높이 위인 상태에서 공이 터치됐다면 이는 명백히 핸드볼 반칙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축구에서 이런 핸드볼 파울에 해당하는 손이나 팔을 사용 반칙이 적용되지 않으면서 이득을 취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 선수의 손과 팔 사용에 대한 깊은 관심이 요구된다.

즉, 축구에서 핸드볼 반칙에 해당하지 않는 손이나 팔의 지능적인 사용은 곧 기술로 간주된다. 그 대표적인 예는 바로 드리블이다. 드리블 시 손이나 팔은 상대의 발의 움직임 및 진로를 방해하거나 차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사용된다. 아울러 공을 놓고 상호 경쟁을 펼칠 때에도 손과 팔 사용은 공 소유권 확보에 유리함을 제공해 준다. 뿐만 아니라 상대를 배후에 둔 상태(등지기 기술)에서 지속적인 공 소유권 확보와 더불어 제 2 플레이를 펼치고자 할 때도 손이나 팔 사용은 유용하게 사용된다.

손과 팔 사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공중볼에 대한 헤더 경합 시 또한 코나킥 상황에서 공격측과 수비측 선수간의 위치선정과 상대 동작을 제지시키기 위한 손과 팔 사용도 치열하게 전개된다. 하지만 이 때 손과 팔 사용은 어디까지나 의도적이거나 고의적이지 않아야만 한다는 전제 조건이 뒤따른다. 결과적으로 손과 팔 사용은 이를 실행에 옮겼을 때만 지능적인 기술로서 그 효과와 가치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손과 팔 사용의 구체적인 방법은 드리블 시 사전에 플레이 진행 방향으로 손과 팔을 사용하여 상대의 동작과 진로를 방해 및 차단한다거나, 상대를 배후에 둔 상태에서 플레이의 원활함을 기할 수 있도록 상대의 좌.우 움직임을 제약시키는 손과 팔 사용이 이에 해당한다. 한편으로 로빙볼 헤더 경합 상황 시 손과 팔을 자연스럽게 상대 가슴에 위치시키는 것 역시 이에 포함된다. 궁극적으로 이런 손과 팔 사용은 상대의 동작을 방해하고 차단시키는 것은 물론 일정부분 제약시킬 수 있어 효과적이다.

분명 축구는 손과 팔을 사용 할 수 있는 포지션인 골키퍼와 아웃 오브 플레이와 같이 경기가 일시 중지 되었다, 다시 시작하는 플레이의 수단인 스로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플레이의 공 운반 방법은 발을 사용해야 하는 스포츠다. 현대 축구는 선수들의 급속한 능력 향상과 더불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속임수 플레이까지 구사되어 반칙 및 불법 행위를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이에 경기규칙 '반칙과 불법 행위' 손과 팔을 사용한 플레이 및 기타에 대한 판단을 극명하게 하기 위하여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을 도입하여 이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으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성을 노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효 적절한 손과 팔 사용의 효율성은 점 점 증대 되고 있다. 상대와의 경합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이루어져 쉽게 시야에 들어오지 않아 그 중요성과 가치성이 돋보이지 않는 손과 팔 사용이지만, 선수는 이를 기술적 부분의 무기로 습득한다면 결정적인 순간 상대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으며 한편으로 경기 승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손과 팔을 사용하는 핸드볼에 대한 경기 규칙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는 새로운 규정을 신설했다. 이로 인하여 핸드볼은 고의성 여부에 관계없이 우연일지라도 공이 손과 팔에 터치될 때는 무조건 반칙으로 선언되게 됐다. 하지만 이규정은 어디까지나 득점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우만 적용되는 규정이고 그 외의 경우는 기존의 규칙이 그대로 적용 된다.

그렇다면 필드 플레이에서의 공과 관계없는 상대방과의 손과 팔 사용은 의도적이고 고의적이지 않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래서 필드플레이에서의 손과 팔을 잘 사용하면 분명 '약'이 될 수 있다. 축구는 자신과 팀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속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속임수의 첫 걸음은 바로 이득을 취하기 위한 사전 동작인 페인팅이지만 신체 부위 중 가장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손과 팔은 사전 페인팅이 필요없이 직접적으로 상대 선수에게 영향을 미쳐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축구에서 이득을 취하기 위하여 손과 팔 사용에 공만을 수단으로 삼을 수는 없다. 그 방법은 사용 여부에 따라 다양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선수가 이를 사용하는 데에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 이유는 첫 째: 올바른 사용 방법을 습득하지 못하고 둘 째: 사용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며 셋 째: 반칙에 대한 두려움을 갖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수는 손과 팔 사용에 대한 올바른 방법을 습득하고, 사용 상황을 명확히 인지할 줄 아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선수는 자신의 중요한 기술 하나를 잃어버리는 무능한 선수로 남을 수밖에 없다.

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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