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눈]김학범호 금메달 사냥 꽃길 걸을 수 있을까
입력 : 2018.08.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경기 승부 가른 손흥민의 한방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남자 축구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U-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김학범호가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키르기스스탄과의 대전(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하며 2승 1패를 기록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김학범호의 금메달 사냥에 조별리그 3경기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불안한 승부였다. 이는 곧 팀 전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문제로서 금메달 사냥을 위하여 조별리그 3경기를 한번 되짚어 볼 필요성이 있다.

분명 김학범호가 거둔 조별리그 조 2위 성적은 실로 실망스러운 결과다. 이는 전적으로 팀 사령탑인 김학범(59) 감독이 밝힌바와 같이 사령탑으로서 '판단 실수'는 물론 전술, 전략, 용병술, 정신력 미흡 등의 원인이 크다. 김학범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강행군 경기 일정으로 선수의 체력안배, 휴식 등을 염두에 두고 2차전까지 선수 로테이션을 실시 경기에 임했다. 먼저 김학범호는 1차전 바레인을 상대로 황의조(26·감바 오사카)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6-0 대승을 거뒀지만, 대승 이전에 후반전 바레인에 수차례 실점 위기를 맞으며 전반전과 후반전의 현격한 경기력 차이를 드러냈다.

이는 한편으로 전반전 5-0 스코어로 인한 전략적인 경기운영과 선수들의 정신적인 안이함의 결과라고 볼 수 있지만, 그 이전에 팀 조직력 안정성과 집중력 부족 또한 논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축구에서 강팀으로 평가 되는 팀은 전반전과 후반전 기복없는 경기력을 펼친다. 하지만 김학범호의 바레인전을 복기해 보면 이와는 상반되어 진정 김학범호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 사냥에 성공할 수 있는 강팀인가 하는 의구심을 던져주기에 충분하다. 이어 2차전 말레이시아를 맞아 김학범호는 누구도 예상못한 1-2의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는 경기 결과를 떠나 한국축구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더불어 갖가지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한판 승부였다. 사실 말레이시아에게 당한 표면적 패배 이유로는 6명의 선수 로테이션 가동과 함께 바레인전 대승으로 인한 선수들의 방심과 자만심이 대두 됐지만, 그 이전에 스리백의 어이없는 실수와 양쪽 윙백의 실효성 없는 플레이 그리고 김학범 감독의 효율적이지 못한 용병술이 주된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 결국 이 같은 이유로 김학범호는 조 1위 확보에 의한 여유로운 휴식일과 대진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사냥을 위한 궤도 수정의 불가피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학범호의 말레이시아전은 '2018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16강전 벨기에 대 일본 경기와 흡사했다.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말레이시아는 일본과 같이 라인(스리톱)을 높게 끌어 올려 전방 압박으로 한국의 공격 빌드업을 차단했고, 이에 김학범호는 패스의 부정확성과 공간을 활용하는 효율적인 플레이 부족으로 이렇다할 패턴 플레이를 구사하지 못하며, 오히려 말레이시아에게 번번히 역습을 허용하는 단점을 노출했다.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또한 벨기에의 스리백과 닮은 꼴이었다. 벨기에는 일본의 역습에 스리백의 집중력 부족으로 순식간에 2실점을 허용했다.

이는 김학범호의 전반전 2실점 상황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실점 상황이었다. 이어 감독의 용병술도 비교된다. 벨기에 로베르토 마르티메즈(45) 감독은, 선수교체로 공격 패턴의 변화를 주며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반면 일본 니시노 아키라(63) 감독은 상대 전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채, 고정화된 플랜 전술(4-2-3-1) 고집으로 결국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김학범 감독은 말레이시아 '언더독'의 대반란에 희생양이 된 후 '판단 실수'라고 인정했다. 이는 곧 3차전 키르기스스탄전 승리는 물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 사냥을 위한 새로운 계획과 각오의 출발을 의미한다.

승리 절박했던 김학범호의 변화

따라서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 키르기스스탄전은 김학범호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 획득을 위한 변화된 전술, 전략, 용병술, 정신력 등이 요구됐다. 이에 김학범 감독은 말레이시아에 당한 굴욕적인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선수 로테이션에 종지부를 찍고, 와일드 카드로 팀에 합류한 손흥민, 황의조(26.감바 오사카), 조현우(27.대구 FC) 등을 앞세운 선발 라인업으로 선수 기량에 걸맞는 최상의 멤버를 풀가동 포메이션도 4-2-3-1포메이션으로 변화를 꾀하여 총력전을 펼쳤다.

그 결과 조별리그 1, 2차전 바레인, 말레이시아전과는 다른 강한 의욕과 높은 집중력에 의한 적극적인 플레이는 돋보였으나, 포백 수비는 바레인, 말레이시아전에 시도했던 3-5-2 포메이션 스리백과 같이 여전히 실수를 연발하며 수비불안을 노출했다. 중원 플레이 역시 황인범(23.아산 무궁화)을 축으로 한 미드필더진의 압박은 긍정적이었지만 효율적인 공수 조율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는 리더 부재로 공수 양면에 팀 공헌도 면에서 기대치를 밑돌았다. 공격도 손흥민, 황의조(후반 황희찬 교체), 나상호(22.광주 FC)가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다양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마무리 패스와 크로스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상대방이 극단적인 밀집수비를 펼쳤을 때, 이를 확실하게 공략할 수 공격 컨셉 즉 다양한 공격루트가 부족하다는 약점을 드러냈다.

결국 이로 인하여 득점을 위한 마무리 과정에서 세밀함이 부족해 답답함을 안겨줬다. 따라서 16강전 부터는 측면 공격과 더불어 중앙에서의 2:1 패스와 같은 세밀한 플레이와 과감한 중. 장거리 슈팅을 구사, 상대 수비 배후 공간을 확보하여 골 결정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여기에 프리킥, 코너킥과 같은 세트피스에서도 득점 능력을 향상시켜야 기선 제압과 답답한 경기양상 및 분위기 전환을 꾀할 수 있다. 이제 김학범호에게 조별리그에서와 같은 섣부른 여유속에 상대팀을 얕잡아 보는 자만심은 없다. 분명 김학범호의 조 2위는 뜻하지 않았던 의외의 결과물이다.

이로 인하여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16강전 부터의 첫 길목에서 이란과 마주하게게 됐다. 과거부터 이란은 한국축구가 항상 도전자의 입장에서 승부를 펼쳐야 했던 숙적이다. 이에 이란이 비록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 와일드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21세 이하 국내파 선수들로 만 팀을 구성 출전했다 해도 이란 축구의 높은 수준을 고려한다면 쉽지 않은 승부이고 한마디로 험난하다. 축구는 말레이시아전과 같이 '천변만화(千變萬化:변화가 끝이 없음)'가 연출되어 승부에 의외성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만큼, 앞으로 16강전 부터의 경기에 김학범 감독은 전술, 전략, 선수 구성 등 모든 면에서 승리를 위한 실리축구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만 조별리그 3경기를 통하여 훈련부족으로 드러난 팀 조직력 미흡도 '실전이 최상의 훈련이다'라는 축구 속설에 부합하며 팀 전력을 끌어올려 금메달 사냥에 성공할 수 있다. 이는 아직 김학범호에게 금메달이 보장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선수들 또한 앞으로의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하고 최고가 되기 위하여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갖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바로 16강 전부터 단판 승부에서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승부차기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점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김학범호는 그 어느 아시아경기대회 출전 대표팀 보다 국민과 축구팬들로 부터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이는 한편으로 김학범호에게 부담감으로 작용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그러나 매 경기 밝은 팀 분위기 속에 즐긴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자신감 또한 갖게되어 금메달 사냥을 위해 준비한 것을 모두 쏟아부으며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랬을 때 설사 김학범호가 16강부터 벼랑 끝 승부에서 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과 축구팬들에게 '2020 도쿄 올림픽'을 위해서 발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 주며 박수를 받을 수 있다. 이는 곧 김학범호에게 주어진 사명이고 필연이기도 하다. 진정 김학범호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얻는 경험과 교훈이, 더 큰 무대인 '2020 도쿄 올림픽' 무대에서 승화되어, 그동안 한국축구가 보여주지 못한 금빛 미소를 지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병윤(전 용인시축구센터 전임지도자)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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