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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조롱한 한국 축구, 이래도 한일전 의미부여 힘든가
등록 : 2022.07.30

[스포탈코리아] 곽힘찬 기자= 가위바위보도 져서는 안 되는 일본전. 상황이 어떻든 간에 패배하면 잃는 것이 많다. 친선전에서도 팬들은 반드시 승리할 것을 요구하고 국제 대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과거 일제강점기를 거친 한국에서 일본전 패배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


일본을 상대로 최고의 라이벌 의식을 갖는 것이 축구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맹주의 자리를 놓고 오랫동안 다투고 있다. 그동안 한국을 일본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 흐름은 달라졌다. A대표팀, 연령별 대표팀을 포함해 4경기 연속 0-3 완패를 당했다.

가장 최근 완패는 바로 얼마 전 열렸던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7일 오후 7시 20분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인데 그걸 놓쳤다.


최악의 경기력으로 1년 전 요코하마에 이어 나고야에서도 대참사를 경험하게 됐다. 한국은 K리그에서 수준급 선수로 꼽히는 조현우, 김진수, 엄원상, 권창훈, 권경원 등이 출격했지만 일본에 철저하게 유린당했다. 벤투의 이해할 수 없는 전술적 선택이 대참사를 자초했고 선수들도 투지 없는 모습으로 팬들의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500여일 만의 대참사 반복. 지난 2021년 3월 25일 한국은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0-3 완패했고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이 이례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팬들은 단순히 패배를 따지는 것이 아닌 복잡하게 역사적 문제가 얽히고 자존심이 걸린 일본에 왜 망신을 당했냐는 거다.

이전에 한국 축구는 일본만 만나면 달라졌다. 박지성, 기성용, 구자철이 뛸 때만 해도 그랬다. 공을 뺏기면 죽기 살기로 달려들어 다시 소유권을 가져왔고 선수끼리 시비가 붙으면 눈에 불을 키고 달려가 덤볐다. 한일전은 단순 축구 대결이 아닌 ‘전쟁’이었다. 이승만 정권 당시엔 이유형 대표팀 감독이 “일본에 지면 선수단과 함께 모두 현해탄에 빠져 죽겠다”라고 했을 정도다.

물론 지금은 시대적으로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한일전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건 변함이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번 완패는 상대가 일본이었을 뿐만 아니라 월드컵을 4개월 정도 남겨둔 시점이라 더욱 충격이 컸다. 그러나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상대가 일본이어서다. 일본이 아니었다면 후폭풍은 이렇게 거세지 않았을 것이다.

월드컵, 올림픽과 같이 전세계가 나서는 대회에서만 일본을 이겨야 한다는 법은 없다. 동아시아 대회인 동아시안컵, 친선전까지 모든 일본전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경기를 하기도 전에 ‘일본에 패하면 잃는 것이 너무 많다’라고 생각을 한다면 이미 한 번 진 상태로 그라운드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번 패배로 대국민 사과를 강요하는 건 아니지만 심각성을 알아야 한다는 거다. 앞서 언급했듯 한일전은 ‘전쟁’이다. 이번 패배는 ‘졌잘싸’가 아닌 말 그대로 유린당한 최악의 패배였다. 져서는 안 되겠지만 지더라도 한국의 투지를 보여달라는 거다. 팬들도 그걸 원한다.

동아시안컵 일정이 마무리된 후 일본 축구 레전드 조 쇼지는 “이제 한국의 시대는 끝났다. 한국이 공을 잡으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처럼 편안하다. 한국은 이제 우리 라이벌이 아니다”라고 조롱 섞인 평가를 했다. 일본 언론들도 한국 축구에 동정심을 보낼 정도였다.

부끄럽지 않나? 한때 일본은 우리만 만나면 두려워했는데 이젠 우리를 조롱하고 있다. 한일전은 일반 친선전과 절대 비교할 수 없는 자존심이 걸린 대결이다. 단순히 친선전이라고 가볍게 생각한다면 이미 끝난 것과 다름없다. 정말 달라져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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