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늦가을 물든 10대 여중생들의 축구 축제 '공차소서 페스티벌'
입력 : 2021.11.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10대 여중생들이 축구화를 신고 한자리에 모여 축구가 가진 즐거운 문화가 늦가을 파주를 물들였다.

지난 20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는 뜨거운 함성, 환호 그리고 아쉬움의 눈물이 끊이질 않았다. 게임이기에 우승팀은 하나였지만, 이들에게 우승은 차순위였다.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선의의 경쟁과 페어플레이를 펼쳤다. 공차소서 페스티벌에 참가한 여중생들은 그 누구보다 아름다웠다.

서울시 교육청과 대한축구협회는 축구를 사랑하고 즐기는 여중생들을 위한 공차소서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행사에 참여한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은 "여신(여학생이 신나는) 프로젝트로 여학생 체육 활성화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확산시켰다면, 이번 공차소서 프로젝트는 여학생 체육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례로서, 여학생들이 스포츠 소외 계층이 아닌 스포츠를 주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대회 개최 배경을 밝혔다.

공차소서 페스티벌은 파주NFC 청운구장과 화랑구장에서 진행됐다. 페스티벌에는 서울 권역 4개 팀, 총 75명의 학생과 28명의 멘토교사가 참가했다.

조별리그, 토너먼트를 거쳐 결승전은 4권역 강동송파-강남서초팀과 1권역 동부-북부-성동광진팀의 맞대결로 진행됐고 4권역 강남서초팀이 승부차기 끝에 2-1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대회가 모두 끝난 뒤에는 승부에 상관없이 모두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그 모습에서는 그저 순수한 여중생의 모습이 비쳤다.

참가 선수들은 연이은 경기에 피로가 누적됐지만 누구 하나 건성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없었다. 힘이 빠지고 피로를 느낄수록 더 열심히 그라운드를 뛰어다녔다.



이 대회의 우승 상금은 없다. 모든 참가팀에는 메달과 특수 제작된 배지가 부상으로 지급될 뿐이다. 그럼에도 참가 선수들을 운동장에 서게 한 것은 승리였다. 공차소서 활동을 통해 익힌 축구 실력이 승리로 이어질 때 느끼는 쾌감과 포효는 그 어느 것보다 좋은 선물이자 피로회복제였다. 이를 느끼기 위해 그녀들은 그라운드에서 더 열심히 힘을 냈다.

그렇다 보니 부상도 많이 발생했다. 한 선수는 손가락을 다친 채로 뛰기도 했고, 많은 선수가 다리 부위를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부상도 승리를 향한 그녀들의 마음을 흔들지 못했다. 서로 일으켜주고 쥐를 풀어주는 등 페어플레이를 하며 승리를 향해 뛰고 뛰었다.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4권역의 한 선수는 페널티킥을 실축하자 세상이 무너진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흘렸다. 선수들이 얼마나 승리를 간절히 원했는지 알려주는 장면이었다.



대회를 찾은 여자축구 스타 이영주(29, 인천현대제철)는 "참가 선수들의 축구 실력이 뛰어나 조금 놀랐다. 또 축구를 통해 좌절도 하고 행복도 하는 순수한 선수들을 보며 옛 생각도 조금 났다. 이 페스티벌을 계기로 많은 아이들이 축구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또 선수들도 축구를 계속해나가면서 축구에 대한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에게 애정 어린 격려를 보냈다.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4권역 강남서초팀의 주장 일신여자중학교의 박서영(16)은 "페스티벌을 통해 여러 사람과 교류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더 많은 여자아이들이 겁내지 않고 축구는 잘하지 못해도 다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운동이니까 많이 참여해줬으면 좋겠다.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운동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이런 좋은 프로젝트가 생겨서 코로나여도 방역 수칙을 잘 지켜나가면서 이런 경기를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정말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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