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튜터링 받은’ 오세훈, 울산의 역전 우승 꽃이 피었다
입력 : 2021.11.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전북 현대 경기 안 봤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걸 잘해서 결과를 내야죠.”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일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밝힌 내용이다. 사전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 선두인 전북이 수원FC에 덜미를 잡혔다. 이 소식에 홍명보 감독은 ‘찐’웃음을 보였다.

선수들에게 ‘메시지(전북 패배)’가 들어간 걸까. 울산은 준비한대로 차분히 경기를 풀어갔다. 유일한 공격 카드 오세훈이 최전방을 책임졌다.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 두 대회에서 준결승에 올랐지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확실한 골잡이 부재가 뼈아팠다. U-22 카드인 오세훈에게 다소 벅찼을, 그야말로 쥐어 짜냈다.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한계에 봉착한 듯했다. 오세훈은 35라운드 전북전이 끝난 뒤에는 강력한 쌍포를 지닌 전북의 구스타보, 일류첸코와 비교당하기도 했다. 그래도 홍명보 감독은 믿었다. 주장인 이청용을 포함한 형들도 동생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 결과 오세훈은 결정적 순간 피어났다.

울산은 제주를 상대로 고전했다. K리그1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견고한 밀집 수비를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세훈은 수비수와 싸우고, 분주히 움직이며 동료의 공간을 만들어주고, 공중 볼을 따내고. 전반에는 꽁꽁 묶였고, 울산은 팀 전체적으로 그리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후반 들어 오세훈이 살아났다. 후반 8분 상대 아크에서 수비수를 등지고 때린 왼발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참 안 풀린다고 생각할 법했는데, 이는 기폭제가 됐다. 1분 뒤 윤빛가람의 송곳 패스를 받아 문전에서 수비수를 따돌리고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울산은 추가골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후반 29분 제주 코너킥 상황에서 윤일록이 제르소를 마크하다가 자책골을 내줬다. 맹공을 퍼부었다. 상대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위기도 왔다. 피 튀기는 접전이 계속됐고 무승부 기운이 감돌았다. 포기하지 않았다.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 이동준의 크로스를 오세훈이 다이빙 헤더로 연결했다. 호랑이굴이 달아올랐다. 이어 이동경의 추가 골이 터지며 기적 같은 승리를 연출했다.

홍명보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는 건 본인(오세훈)도 팀도 좋은 일이다. 이번에 22세 대표팀에 소집(경주 전지훈련)됐는데 부상이 있었지만, 컨디션을 잘 조절해서 왔다. 오늘 공격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흐뭇해했다.

포인트는 컨디션 조절이었다. 현재 올림픽대표팀 수장은 황선홍 감독이다. 오세훈은 소속팀에서 당대 최고의 수비수였던 홍명보, 올림픽대표팀에서 가서 최고 공격수였던 황선홍 감독의 지도까지 받았다. 두 수장은 실제로 소통했고, 배려하며 ‘물건 만들기’에 돌입했다.

오세훈에게 물으니, “발목이 안 좋은 상태에서 계속 경기를 뛰었다. 과부하에 걸렸다. 경주에 가서 황선홍 감독님이 컨디션을 좋게 만들어주셨다. 1대1 면담도 했다. 경기적인 측면에서 많이 알려주셨다. 더불어 한국 축구 미래에 관해 좋은 길로 나아가자고 하셨다”고 밝혔다.

구체적 내용을 묻자, “상대 문전에서 움직이는 법을 알려주셨다. 크로스 상황에서 호흡이 차면 골을 넣기 힘들다. 호흡을 조절하면서 상대 움직임을 간파해 움직이면 좋은 기회가 온다고 하셨다. 제주전을 뛰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실제로 도움이 됐다. 그래서 득점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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