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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자축구 스타' 이영주가 말하는 #여자축구 #인천현대제철 #대표팀
등록 : 2021.11.21

[스포탈코리아=파주] 또 한 번 WK리그 정상에 선 이영주(29, 인천현대제철)에게 올해 우승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2016년 보은상무 전역과 함께 인천현대제철 유니폼을 입은 이영주는 입단 직후부터 주전 미드필더 자리를 꿰차며 W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이영주는 인천현대제철 유니폼을 입고 6번의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우승은 더욱 각별했다. 이영주는 “지난 시즌 부상 때문에 조금 힘든 시기를 겪고 복귀했던 시즌이어서 조금 남달랐다”며 “힘들었지만, 팀에 9번째 통합 우승 트로피를 안겨줄 수 있어서 더 뜻깊고 감회가 더 새로웠던 우승이 됐다”는 소회를 밝혔다.

인천현대제철을 WK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이영주는 아직 쉬지 못한다. 이달에 뉴질랜드와 두 차례 A매치 친선경기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영주는 “경험도 더 많이 쌓이게 되고 배우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더 깊어지고 축구에 대한 애정도 그만큼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예전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자신이 발전하는 자양분으로 삼았다.



Q. 현대제철의 역사적인 통합 9연패는 어땠나요?
지난 시즌 중반에 당했던 부상으로 인해서 조금 힘든 시기를 겪고 복귀 했던 시즌이어서 그런지 저에게는 조금 남달랐던 올 한 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더 제대로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 좀 커서 스스로 뭔가 마음이 아주 무거웠던 것 같아요. 다행히 무거웠던 책임감이 좀 더 좋은 쪽으로 작용했던 것 같고 힘들었지만 팀에 9번째 통합 우승 트로피를 안겨줄 수 있어서 더 뜻 깊고 감회가 더 새로웠던 우승이 된 것 같아요.

Q. 대표팀에도 꾸준히 소집되고 있고 시즌 퍼포먼스를 보면 폼이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활약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지?
5, 6년 전만 해도 30세 가까이 되면 “이제 나이 들고 힘들어서 잘 못 뛸 것이다. 여자 선수의 전성기는 20대 중반쯤 이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도 그래서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저는 오히려 지금이 좀 더 편한 것 같아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발전해 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경험도 더 많이 쌓이게 되고 배우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더 깊어지고 축구에 대한 애정도 그만 큼 더 깊어지는 것 같아요. 또 지금까지 해온 경험이나 시간이 많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예전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부상으로 인해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작년에 다쳤던 부상이 제 축구 인생 중 가장 크게 다쳤던 부상이었던 것 같아요. 재활을 통해 다시 복귀하고 몸을 끌어올리는 건 정말 슬픈 일이고 힘든 과정이에요. 하지만 제가 축구를 아예 놓을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빨리 잊어버리고, 제가 뭘 해야 할지 다음 것을 찾아 빨리 움직이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또 “모든 선수가 다 아프고 재활하는 과정은 다 힘드니까, 나보다도 더 큰 부상을 당했던 사람들도 다 제대로 복귀하고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선수들도 있으니까,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재활을 하다 보니 마음이 많이 편해지더라고요. 복귀해서는 그전보다 더 좋은 폼을 찾으려고 더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Q. WK리그에서 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이나 경기가 있다면?
기억에 남는 부분이 많지만 2018년에 했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경주한수원한테 1차전에서 0-3으로 진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는 선수로서 정말 너무 막막했던 것 같아요. 경기를 뛰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머릿속이 하얘지고 진짜 큰일 났다는 생각만 가득했어요. 당시 최인철 감독님께서 경기가 끝나자마자 경기에 대해 얘기도 하셨지만, 마무리로 “걱정하지마. 너희가 꼭 이기게 해줄게”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 말을 듣고 모든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이 다 사라졌어요. 정말 그때 그 순간이 마법처럼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저희에게 그런 믿음을 확신하고 주신 감독님에 대한 믿음도 있었고요. 그리고 2차전에서 우리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냈고 우승을 차지했어요. 모든 순간의 우승이 다 값지고 행복한 것이지만 저는 그 과정이 정말 평생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것 같아서 당시 있었던 마음의 울림 같은 거나 스토리가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Q. 9연패라는 타이틀, 인천현대제철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이번에 챔피언결정전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끼리 한 말이 있었어요. 리그도 정말 중요하지만, 챔피언결정전은 이제 정말 매 경기 되게 큰 힘을 발휘해야 해요. 스태프들도, 선수들도 모두가 다 느끼셨듯이 저희에게는 우승의 DNA가 있는 것 같아요. 말로 이렇게 설명하면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제는 정말 중요한 경기 때 저희 스스로 뭘 해야 하는지 아는 것 같아요. 9년이란 긴 시간 동안 우승하면서 힘든 것들을 이겨내고 성공해냈던 내력들이 다 쌓여있는 느낌이에요. 경험이라는 것을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경험이라는 그 큰 힘이 또 발휘해서 이번에도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Q. 이영주에게 인천현대제철이란?
저의 20대 청춘 대부분을 현대제철에서 보냈어요. 사람으로서도 그렇고, 축구로서도 그렇고 너무 많은 발전이 있었던 시기여서 모두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항상 많은 걸 배우고 나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가고 사람으로서 많이 성장하게 된 그런 팀이에요. 매번 감사하고 고마워요. 우승이라는 것을 많이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팀원들이나 팀 사람들, 코칭 스태프들 모두 함께 한 시간들이 정말 값진 거 같은데 말로는 그 깊이만큼 좀 안 나오는 거 같아요.

Q. 내년 인도 여자아시안컵과 2023년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이 황금세대의 퇴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얘기는 되게 오래전부터 얘기되어 왔던 것 같아요. 시기로서는 저희도 적절하다고 동의하는 부분이 있기는 해요. 그래서 이번 올림픽이 너무 안타까웠던 것 같아요. 이제 또 다시 새로운 대회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비슷한 멤버로 준비를 하니까 더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언제 다시 여자축구 역사가 뒤바뀔지 모르겠지만, 저희 세대에서 역사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저희보다 아래 세대로 내려가 보면 스타성이 있는 선수가 없다거나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그런 말들이 많아요. 하지만 황금 세대는 언젠가 다시 나온다고 생각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지금의 황금 세대는 지금이니까 그 지금을 또 잘하고 다음에 있을 황금 세대를 위해 저희가 더 열심히 해서 길을 잘 열어 주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Q. 올림픽 진출 후 이제는 좀 잘 싸우고 싶다는 표현을 한 적이 있어요. 대표팀은 그 표현에 어울릴 만큼 성장했다고 보는지?
더딜지는 몰라도 성장은 항상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콜린 벨 감독님이 새로 부임하시고 나서 멘탈적인 부분이 많이 성장한 거 같아요. 또 기술적인 부분도 전술적인 부분도 많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요. 저는 오히려 외국인 감독님의 마인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아무래도 저희가 감독님과 함께 지내온 시간이 얼마 안 되다 보니까 조금 힘든 것 같아요. 하지만 감독님도 저희에게 요구를 많이 하고 계시고 선수들도 바뀌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대표팀에서의 영광스러운 순간들이 많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나 경기가 있다면?
프랑스 여자월드컵때 프랑스와의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 정도로 우리가 무력하게 질 거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물론 우리가 약팀 이긴 했지만 그 정도로 무너질 거라고 예상은 못했거든요. 아직 우리는 너무 많이 부족하구나라는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앞으로 제가 발전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자극제가 된 거 같았던 것 같아요.

Q. 여자축구가 사실상 아직 까지 큰 빛은 못 보고 있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요. 어떻게 하면 더 주목받을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방면이 있겠지만 일단 선수들이 항상 예전부터 성적을 내야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관심이 쏠리고 이럴 거라는 얘기를 항상 많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는 우리가 성적을 꼭 내야 되겠구나 그런 책임감으로 선수들이 이겨내고 성적을 냈던 것 같아요. 선수 입장에서 선수가 잘해야 한다는 말도 틀린 거는 아니지만, 외적인 부분도 많이 필요한 거 같아요. 요즘에는 여자축구 인식에 대해서 접촉할 수 있는 매체들이 많아진 거 같아요. 최근까지는 여자가 운동한다는 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지고 꺼리김이 있게 느껴져 왔잖아요? 그런 인식 자체를 조금씩 깨나가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자축구를 다룬 방송도 많이 나오고 아마추어 여자축구선수들도 이곳저곳에서 축구를 하고 계시고 여자축구 플랫폼 같은 것도 많이 생기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아요. 지금은 안 좋았던 인식을 깨는 과도기인 거 같고 이 과도기를 잘 살려서 여자축구에 있어서 인식 개선 같은 거나 여자축구를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자리 같은 것을 만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작은 움직임이 나중에는 점점 큰 효과로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해요.

Q. 사람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누구든 스타성 있는 선수들을 먼저 기억해요. 그렇지만 저는 내부적으로 선수들이 인정해주거나 지도자분들이 인정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이제 겉으로 빛나기보다는 진정으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제 축구 가치관에 지금도 그 방향성으로 잘 가고 있다는 게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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