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풋볼토크] 26년 또는 최초가 될 FC서울과 서울E의 ‘서울 더비’
입력 : 2021.04.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축구팬들이 바라던 ‘서울 더비’가 열린다. 1부리그인 K리그1 FC서울과 2부리그인 K리그2 서울 이랜드가 FA컵에서 만나면서 서울 더비가 성사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북런던더비의 토트넘-아스널전처럼 현재 K리그에서 수도 서울을 연고로 하는 FC서울과 서울 이랜드가 만들어갈 더비 역사다.

서울 이랜드는 2015년부터 K리그에 참가했다. 올해까지 7시즌째 K리그2에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서울 이랜드가 승격해야 FC서울과의 서울 더비가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A컵 3라운드를 통해 두 팀 간에 첫 맞대결이 이루어졌다.

서울 더비에 관한 관심도 뜨겁다. 지난 3월 FA컵 대진이 결정됐을 때부터 많은 이들이 서울 이랜드가 3라운드에 진출해 FC서울을 만나는 모습을 기다렸다. 그만큼 서울 더비에 관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런데 서울 더비를 바라보는 두 팀의 시선이 조금 다르다. 서로 좋은 경기를 통해 승리해서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겠다는 마음은 같지만, 서울 더비에 대한 의미 부여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그것이 처음과 26년이다.



▲ 서울 더비는 처음이 아니다?
FC서울은 이번 경기를 홍보하면서 소셜미디어 채널에 “이 경기는 FC서울이 26년 만에 치르는 서울 연고 프로구단 간의 ‘서울 더비’ 입니다. K리그 소속 서울 구단 간의 마지막 서울 더비는 1995년 10월 25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LG치타스(현 FC서울)와 일화 천마의 경기였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는 맞는 말이다. 1989년 일화천마(현 성남FC)가 서울 강북지역을 홈으로 삼았고 이듬해인 1990년에는 FC서울의 전신인 LG치타스와 유공코끼리(현 제주 유나이티드)가 동대문운동장을 공동 홈으로 사용했다.

지금 같은 더비 매치의 의미는 없었지만 서울 연고로 하는 세 팀의 라이벌 의식은 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13년에 발간한 ‘한국프로축구 30년’의 1990년 부분에는 “럭키금성(LG치타스)이 한 해 먼저 자리 잡은 일화와 경쟁하기 위해 활발한 홍보 활동을 펼쳤다”고 적혀 있다.



‘96체제’ 그리고 ‘13체제’ 이후의 첫 더비
26년 전에도 서울 연고 팀 간에 더비 매치는 존재했다. 하지만 중요한 연고 의식은 지금보다 떨어졌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1996년 이후가 실질적으로 현재 K리그 연고제의 틀이 잡힌 시기”라고 전했다.

K리그 출범 후 1995년까지의 K리그는 ‘유랑극단’이라는 오명을 들을 만큼 연고 지역이 아닌 전국을 돌며 홈경기를 열었다. 1995년만 봐도 창원, 구미, 동해, 목포, 영주, 청주, 안동, 평택, 원주, 제주 등 당시 서울 연고 세 팀은 다른 지역에서 홈경기를 치르고 서로 간에 맞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K리그는 1990년부터 현재의 도시를 중심으로 한 연고제를 시행했고 1996년에 완성됐다. 1996년에는 연맹의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으로 서울 연고 세 팀이 연고지를 옮겼다. 이것이 현재 K리그의 기반이 되는 ‘96체제’다. 또한 2013년에는 1, 2부 승강제가 시행됐다. 현재 K리그인 ‘13체제’다.

‘96체제’와 ‘13체제’를 통해 K리그는 연고 의식이 확실하게 자리잡혔다. 현재 K리그를 대표하는 수많은 라이벌전도 연고 의식이 확립되면서 발생했다. 그렇게 볼 때 FC서울과 서울 이랜드의 맞대결은 K리그가 프로리그로서 확실히 정립된 뒤 처음 치러지는 서울 연고팀 간의 ‘서울 더비’가 된다.



▲ 26년과 처음이 갖는 K리그의 역사
FC서울 입장에서는 당연히 26년 만에 치르는 서울 더비다. 서울 이랜드로서는 첫 서울 더비다. 양쪽이 이번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모든 팀이 동시에 생기지 않기에 가지고 있는 역사가 다르다. 그렇기에 이번 서울 더비를 FC서울이 26년 만에 열리는 경기, 서울 이랜드는 첫 경기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역사다. 이러한 경기들이 하나씩 쌓여간다면 그만큼 역사가 깊어지고 이야깃거리도 많아지게 된다.

FC서울과 서울 이랜드의 서울 더비는 역사를 만들 의미 있는 맞대결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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