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커스] 하프타임 3명 교체 도박, 위기서 빛난 승부사 설기현
입력 : 2020.09.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창원] 한재현 기자= 경남FC가 잠시 뒤처졌던 4위 경쟁을 원점으로 돌려놨다. 시련을 버티고 견딘 설기현 감독의 통 큰 결단이 한 몫 했다.

경남은 지난 27일 충남아산FC와 하나원큐 K리그2 2020 21라운드 홈 경기에서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서 승점 30점으로 전남 드래곤즈(승점 29)와 서울 이랜드(승점 28)를 제치고 다시 4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다.

아산이 올 시즌 내내 부진으로 최하위에 있지만, 전반전만큼 경남을 궁지로 몰았다. 이은범이 전반 37분 60m 넘게 빠르게 돌파하면서 때린 왼발 슈팅이 골로 이어졌다. 경기력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실점하니 이대로가면 안산 그리너스전 1-2 패배 재연을 피할 수 없었다.

설기현 감독은 하프타임 과감한 선택을 실시했다. 박창준-강승조-한지호를 빼고 황일수-네게바-박기동 3명을 동시 투입했다.

이는 큰 모험이었다. 하프타임에 많아야 2장만 교체하고 나머지 1장을 후반 30분 이후 투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도중에 나올 퇴장, 부상 등 변수는 언제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상황 중에 하나만 나와도 불리해진다.

설기현 감독은 “안산전 패배 충격은 물론 전반전 어려운 경기를 하면서 분위기가 처졌다. 승부수를 보지 않으면, 남은 경기도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라며 “이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변화를 없을 거라 봤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고민 끝에 결정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도박은 성공했다. 후반 시작 1분 만에 고경민이 동점골을 넣었다. 스피드와 기술이 좋은 세 선수가 들어가면서 경남 공격은 활기를 띄었다. 결국, 고경민이 후반 27, 32분 연속골로 해트트릭을 달성하면서 역전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

경남은 이번 승리는 연이은 무승으로 처진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오는 10월 3일 서울이랜드와 맞대결 이전 부담을 덜어냈다. 여러모로 뜻 깊을 수밖에 없었다.

설기현 감독은 지난 안산전 패배 이후 “감독으로서 준비를 많이 못한 것 같아 부족함을 느꼈다. 감독이 무능해서는 안되겠구나 생각했다”라며 자책을 했다. 그러나 그는 시련 속에서 와신상담하며 이겨냈다. 위기를 극복한 그는 경남의 목표인 플레이오프 진출과 K리그1 승격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사진=경남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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