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때도 교체 거부...전진우에게 기회 준 이유 있다
입력 : 2022.05.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조용운 기자= 수원삼성 이병근 감독은 전진우를 시종일관 믿었다. 경기 전에도 "체력과 정신력이 강해졌다. 주어진 시간에 능력을 보여주길 원한다"라고 기대했다.

이병근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12라운드. 11위와 12위의 싸움이라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던 순간 전진우가 빨랫줄 같은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90분의 정규시간을 0-0으로 마쳐 무승부가 유력하던 때였다.

전진우는 몸부터 오랜만의 출전을 티냈다. 전반부터 많은 활동량을 보여준 전진우는 근육 경련을 호소했다. 교체카드를 다 쓴 상황에서 걷기도 힘든 몸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이병근 감독도 전진우를 끝까지 믿었다.

간절함을 알았다. 전진우의 교체에 대해 코치진과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간절한 태도를 믿었다. 이병근 감독은 "미팅 때부터 간절하다고 하더라. 사실 연습 경기부터 간절함을 보여줬다. 연습 경기 때도 쥐가 난 적이 있는데 다른 선수 같으면 교체를 요구할텐데 진우는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 끝까지 뛰겠다고 했다. 그걸 이겨내면서 몸이 좋아졌다고 느꼈다. 염기훈을 선발로 낼까 고민도 했지만 진우를 선발로 쓴게 적중했다"라고 웃었다.

전진우의 다리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근육 경련이 심해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었다. 경기를 마친 전진우는 "종아리, 허벅지, 내전근까지 다 쥐가 났다. 걸을 때마다 햄스트링이 올라왔다. 그래도 형들이 할 수 있다고 믿음을 줬고 팬분들 응원 덕분에 더 뛸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병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연습 경기 일화에 대해 전진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너무 간절하다. 첫 경기를 뛰고 나서 두 경기나 엔트리에 들지 못한 상황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연습 경기 뿐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뛰었다. 그것을 보고 뛰게 해주신 것 같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잘 풀리지 않던 울분을 터뜨린 한방이었다. 전진우는 "예전에 많은 기대를 받았고 좋은 미래도 꿈꿨다. 군 입대를 하고 큰 부상으로 오래 쉬면서 처음에는 축구를 보기도 싫었다"며 "정말 길고 힘든 시간이었다. 오늘이 꿈 같았다. 골이 들어가고 머리가 하얘지고 실제인가 혼자 생각했다. 정말 내겐 데뷔골보다 더 짜릿한 순간"이라고 행복감을 만끽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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